채널을 돌리다가 ‘미운 우리 새끼’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프로는 아닌데, 수없이 돌리던 채널이 잠시 거기서 딱 멈췄다.
거기 나오시는 어머님들의 연령이 70대 중후반이더라.
부러웠다. 그 분들의 나이가.
울엄마 올해 나이 만 64세.
울엄마는 왜 그리도 빨리 가셨을까.
돌아가신지 2개월이 넘어가는데도 여전히 실감이 나질 않는다.
작년 가을 엄마 뱃속에서 어른 주먹 크기의 암을 발견했을 때,
엄마는 주치의에게 딱 5년만 더 살게 해달라고 애원하셨다.
주치의는 엄마 앞에선 애써 답을 회피했다.
근데 왜 5년이었냐고?
그때쯤이면 철부지 아들을 놓아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셨단다.
삶에 대한 의지조차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아들, 딸을 위한 것이었다.
결국 신은 그 5년이라는 소박한 희망을 무시하고 단 7개월만을 허락했다.
세상 거의 모든 엄마들이 그렇겠지만, 울엄마는 특히 더 더 더 고생만 하셨다.
철없는 아들 때문에...
여동생은 그래도 사람이었고, 난 아니었다.
후회해 봐야 소용없지만, 미우새 같은 프로그램만 봐도 그냥 엄마 생각이 난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철이 없었는지 다시금 깨닫는다.
엄마는 참 착한 사람이었다.
평생 자식과 남을 위해 사셨다.
그러다가 병이 드신 거다.
바보같이.
그래도 그렇지. 너무 빨리 가셨다.
암이란 게 뭔지.
너무도 야속하다.
가끔 엄마가 꿈에 나오면 깬 후에 복기하느라 정신없다.
꿈에 등장하는 엄마 모습, 엄마와의 대화가 잊히는 게 싫어서 곰곰이 그 꿈을 되새긴다.
그렇게 복기하려고 애쓰는데도 생각이 나질 않을 땐, 답답한 마음에 자책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몇 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난 내 모든 것을 바쳐 엄마를 구할 것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루에도 수 번 한다.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다는 거 안다.
엄마...
이젠 꿈에서만 볼 수 있는 사람이다.
엄마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