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엄마

바다보자
2017.06.26 15:40 | 조회 3.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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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을 돌리다가 ‘미운 우리 새끼’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프로는 아닌데, 수없이 돌리던 채널이 잠시 거기서 딱 멈췄다.

거기 나오시는 어머님들의 연령이 70대 중후반이더라.

부러웠다. 그 분들의 나이가.

울엄마 올해 나이 만 64세. 

울엄마는 왜 그리도 빨리 가셨을까.

돌아가신지 2개월이 넘어가는데도 여전히 실감이 나질 않는다.

 

작년 가을 엄마 뱃속에서 어른 주먹 크기의 암을 발견했을 때, 

엄마는 주치의에게 딱 5년만 더 살게 해달라고 애원하셨다. 

주치의는 엄마 앞에선 애써 답을 회피했다.

근데 왜 5년이었냐고?

그때쯤이면 철부지 아들을 놓아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셨단다.

삶에 대한 의지조차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아들, 딸을 위한 것이었다.

결국 신은 그 5년이라는 소박한 희망을 무시하고 단 7개월만을 허락했다.

 

세상 거의 모든 엄마들이 그렇겠지만, 울엄마는 특히 더 더 더 고생만 하셨다.

철없는 아들 때문에...

여동생은 그래도 사람이었고, 난 아니었다.

후회해 봐야 소용없지만, 미우새 같은 프로그램만 봐도 그냥 엄마 생각이 난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철이 없었는지 다시금 깨닫는다.

 

엄마는 참 착한 사람이었다.

평생 자식과 남을 위해 사셨다.

그러다가 병이 드신 거다.

바보같이.

 

그래도 그렇지. 너무 빨리 가셨다.

암이란 게 뭔지.

너무도 야속하다.

 

가끔 엄마가 꿈에 나오면 깬 후에 복기하느라 정신없다.

꿈에 등장하는 엄마 모습, 엄마와의 대화가 잊히는 게 싫어서 곰곰이 그 꿈을 되새긴다.

그렇게 복기하려고 애쓰는데도 생각이 나질 않을 땐, 답답한 마음에 자책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몇 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난 내 모든 것을 바쳐 엄마를 구할 것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루에도 수 번 한다.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다는 거 안다.

 

엄마...

이젠 꿈에서만 볼 수 있는 사람이다.

엄마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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