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수요일 입원, 목요일 약 5시간에 걸쳐 엄마의 편도암 수술이 진행되었어요. 편도암은 로봇 수술로, 임파선 전이는 앞절개로 진행했습니다. 처음 암소식 접하고 멘붕 상태에서 이 곳을 통해 정보도 많이 얻었고, 편도암 정보는 특히 적어서 도움이 되실까하고 적어봅니다.
- 수술 당일,
수술 시작 후 4시간이 되니 교수님께서 수술 면담을 해주셨고 수술이 잘 됐고, 결과는 이주 후에 나오니 경과 보고 추후 치료 방향 (방사선 항암 등)을 정하자고 하셨어요. 1시간 정도 후 회복실 이동했고 약 한시간 후 병실로 이동.
누구에게나 전신마취가 많이 힘들다고 하죠,
수술 직후는 수술 부위보다 마취로 인한 후유증으로 힘들어하셨어요. 가슴 부위 답답함, 극심한 좌측 심장쪽 통증. 두 번의 혈액 검사, 심전도, X ray로는 이상이 없어서 다행이었지만 며칠 간 지속된 극심한 가슴 통증으로 지속적으로 진통제를 필요로 하셨고 심할 땐 몰핀 (마약성 진통제)까지 맞아야 겨우 버티실 수 있었어요.
근데 신기하게도 서서히 회복이 아니라, 하루 하루 눈에 띄게 좋아지세요.수술 한 날은 가슴 통증으로 인해 너무나 힘든 밤을 보내고 2일 째인 수술 다음 날은 조금 나아지셨지만 대부분 침대에 계셨고 가슴 통증에 따라 컨디션이 극과 극이었어요. 다만, 아무 것도 드시지 못했어요. 목 안 가득 있는 가래로 많이 답답해 하셨고, 아파서 엉엉 울기도 하셨어요.
3일 째, 처음으로 밝은 모습을 되찾으셨지만 침 넘기기 조차 힘들어하시고 물을 드실때나 병원에서 준 상처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가글로도 사래가 들릴 정도였어요. 병원 복도를 도는 첫 운동 시작. 가래를 뱉을 수 있는 목의 힘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 식사는 불가했어요.
4일 째, 처음으로 물을 드실 수 있었고 가글도 성공.
가래도 뱉고 목의 답답함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주치의, 간호사 선생님들이 드셔야 한다했지만
미음은 세 끼 모두 세 숟가락 이내로만 드셨고
첫 성공 뉴케어 2캔, 밀크쉐이크, 베스킨 배달 시켜드린 (미니컵 6개 따로 포장된 거, 양 체크 가능) 요거트 아이스크림 드셨어요. 시원한 것만 선호하시니 못 드시면 억지로 드리기보단 시원한 걸 권하세요. 또, 약을 주사제가 아닌 구강약으로 변경한 첫 날. 가루약은 물론 알약도 분리하여 가루약에 요거트 음료(위 음료, 장 음료) 와 섞어드리면 훨씬 드시기 편해하셨구요, 추천! 처음 티비 보시는 여유에 병원 내 조금 멀리 산책했지만 피로감 많이 느끼셨어요.
5일 째, 영양주사에만 의존하게 되면 안된다해서
영양주사 제거, 진통제 제거. 손이 자유로워지시니 걷는 운동이 훨씬 편해지셨어요. 여전히 미음은 목이 아프니 안 드시려하고, 질려하시는 거 같아 전복죽을 사 드렸고 전복 제외하고 죽만 조금 드셨어요. 뉴케어 1-2캔 정도 드신 것 같구요. 아이스크림 2개.
6일 째, 병원이 건조해서 기침도 나고 감기 기운이 오는 것 같아 걱정이 되어 가습기 바로 설치했어요, 매우 추천드려요. 저는 깜박하고 뒤늦게ㅠㅠ 기침약 투여 받고 많이 괜찮아지셨어요. 마스크 계속 하고 다니시도록 했어요. 간식으로 나온 스프 맛나게 드셨어요. 목 통증 때문에 특히 이 날 드시기 싫어하셨어요.
7일 째, 실밥 일부 제거. 가슴 통증이 많이 없어지니 상대적으로 목 통증 본격 시작. 마비된 목 근처 안면 근육들이 점점 풀려서인지 통증이 조금씩 심해졌어요. 나눠서 포장해 온 호박죽 1/2 성공! 뉴케어 1캔. 서서히 퇴원이 가능하다고 말씀 주셨어요. 하지만 혈액 수치로 보면 영양 부족!! 그러나 목이 아프니 계속 드시는 걸 거부 (딸래미 매우 속상ㅠㅠ)
8일 째, 침 넘기기 힘들어하시며 목에 통증. 이거 말고는 거의 괜찮은 상황이었고 목 통증 심할 때 진통제 투여 받았어요. 실밥 전체 제거 & 피통 제거!
남은 호박죽 1/2 와 밀크쉐이크 성공. 방사선쪽 교수님과 면담했고 11/18일 경 첫 방사선 치료를 시작하자고 하셨고, 방사선 항암 병행 치료를 말씀하셨다해요. 일단 수술 후 최종 결과는 다음주.
9일 째, 내일 퇴원 후 요양병원 입원 예정입니다.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은 퇴원 후 집에 가서도 집안일 등으로 충분한 휴식이 안되고 가장 회복이 중요한 시기라 판단해서 저는 2주 전쯤 예약해두었어요.
저도 수술 당일과 다음 날인 목,금 2일만 연차 내고, 나머지는 병원에서 출퇴근해서 엄마의 하루 전체를 알지 못하지만 최대한 기억나는 대로 썼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편도암은 국가 통계 자료 보니 일년에 400명 밖에 되지 않는 매우 케이스가 적은 암이지만, 그만큼 착한 암이라고 합니다. 목 쪽이라 치료 과정은 많이 힘들지만 다른 암에 비해 예후도 좋고 재발율도 낮다하니 좋게 생각하시고 함께 힘내보아요. 감사합니다.
<수술 그 이후 몇가지>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조회수가 높아서 추후에도 글을 읽으실 분들을 위해 더 추가해요.
2019.10.31 수술하셨으니 1년 4개월 반 정도가 흘렀네요. 수술 후 방사선 25회 (주5회, 12/3-1/7) 항암 2회(12/2, 12/23이었는데 수치 낮아서 12/30) 진행했어요. 2/18 첫 결과를 보러 간 날 말끔하단 결과를 들었구요. 이 후 1년 간 3개월, 이제 4개월에 한번씩 외래 진료를 가며 정기적으로 확인 중입니다 :) 여전히 한번씩 목에 찌릿찌릿 통증이 오고 수술 절개 부위 쪽 감각이 완벽하게 예전과 같지는 않지만 예후는 너무나 좋고 못 드시는 음식 없이 잘 드세요. 청양고추 매니아셨지만 예전만큼 매운건 드시지 못하지만요. 김치, 신라면 정도는 오케이~^^
제가 가장 추천 드리고 싶은 건 요양병원입니다.
방사선 치료 때, 어떻게 관리하시는데 이렇게 에너지가 있으시냐고 다른 분들과 확연히 다르시단 질문을 자주 받으셨어요. 제가 보기엔 목도 얼굴도 까매지고 방사선 횟수가 뒤로 갈수록 피부가 벗겨지기도 하고 (시간 날 때마다 듬뿍 바디로션 목에 발라주기, 비싼거 필요 없대서 더마비 하늘색 썼어요) 항암 후는 특히 1주일 내내 힘들어 하셨지만 전체적으로 방사선 받으시는 기간동안 상대적으로 체력 상태가 좋으셔서 그런 질문 받으신 것 같아요. 저는 그 이유가 요양병원이라 생각하고 엄마는 지금도 제 결정에 고마워하세요 다 딸 덕분이라고. 무조건 환자가 편안히 쉬는 상태를 만들어 드린 점, 집안일에 멀리 한 점, 여러 좋은 주사들을 맞고 방사선 항암 치료 등으로 힘들 때 영양 주사로 보충한 것들이 엄마의 체력을 뒷받침했던 것 같아요. 뉴케어는 한 박스로 시켜서 힘들 때마다 드시게 했구요. 요양병원 월 500-600 이었지만 실비로 90%를 받을 수 있어서 가격 부담이 전혀 없었습니다. 여성들만을 위한 공간이라 다른 환우분들과 함께 이겨낼 수 있던 것 같아요. 참고로 저는 수술 1주일 후부터 11/8- 2월 초중반까지 약 4개월 계시게 했어요.
항암제가 머리가 빠지지 않는 약제라고 했는데도 부분 부분 돌아가며 급격하게 빠져서 한동안은 모자를 쓰고 다니셨지만 시간이 약인지라 지금은 수북해지셨고 올해 초 첫 염색도 했답니다. 항암 방사선 후유증이란 말이 있듯이, 체력이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시지만 왕비처럼 대해드리고 있어요. 이건 저희 엄마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일 듯한데 가끔 많이 피로감을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받으셨을 때 말이 어눌해지고 눈이 풀려서 뇌경색 의심소견으로 몇 번 응급실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신경과쪽 검사했지만 아무 이상은 없다는데 종종 기억을 단기적으로 잃으시는 일이 있어서... 걱정입니다. 변비도 생겨서 매일 변비약을 복용하시고 계세요. (뇌전증으로 추후 진단, 약 복용 중)
매일 매일이 좋은 일로만 가득 차고 엄마의 눈과 귀에는 아름다운 일들만 있기를 하루 하루 바랍니다.
편도암 첫 소식 전하고 인터넷에 나오는 정보처럼 수술 후 발음이 이상해진다던지 목소리가 변한다던지 매운 음식을 아예 못 먹고 맛을 못 느낀다는 최악의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 글을 보고 참 많이 울었는데 다행이에요. 제 글을 보시며 꼭 힘이 되셨음 좋겠습니다 ^^
댓글 주시면 추가 내용 언제든 답변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