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만 30세 여자입니다.
난소에 물혹 3cm정도짜리가 있었다는건 알고있었지만,
올해 여름부터 자꾸만 배가 불러오고 딱딱해져서 산부인과에 갔더니
복부가 혹으로 가득 찼다는 소리를 듣고
큰 병원에 가서 검사해본 결과 난소암이 의심된다는 얘길 들었어요.
너무 청천벽력같았어요
20대를 단 한번도 쉼 없이 정말 잘 살아보겠다고 열심히 살아왔는데
갑자기 암이라니..
사이즈가 25cm정도로 너무 컸고
CT, MRI, PET CT, EGD, colono, mammo 등 온갖 검사를 다 받는데..
검사만으로도 너무 지치더군요..
일주일을 검사만 받는데 시간을 다 보내고
입원한지 9일째 되던날 로봇수술로 왼쪽 난소/나팔관 절제술, 맹장, 골반 림프절, 대동맥 림프절 절제술을 받았습니다.
로봇수술로 하지만, 수술방 들어가서 개복수술로 바뀔 수도 있고
임시 조직검사를 통해 자궁까지 들어내고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너무 무섭고 걱정이 많이 됐습니다.
결혼 계획만 있지 아직 미혼이고 앞으로 임신도 해야하니 최대한 살리고 나오시겠다고는 했는데
불가피한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수술 끝나고 자궁 유무부터 엄마한테 여쭤봤던 거 같네요.
다행히 다 살리고 나왔다고 하시길래 심각한건 아니였구나 했었어요. 그 때까지만 해도..
로봇수술이 회복이 굉장히 빠르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나이도 젊고해서 그런지 정말 빠르더라구요.
수술 3일째부터는 밥도 잘먹고 걷기도 잘 걷고
5일째에 아무 탈 없이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제발 암이 아니길, 경계성 종양이길 빌고 빌었는데
퇴원직전 병가와 보험사제출용으로 진단서를 떼보니 난소암으로 되어있더라구요..
암은 암이구나 하면서 경계성도 악성암으로 포함된다고 하셨어서
조직검사결과가 가장 정확하고 중요하다고 하니 기다려보자 하고
엊그제 조직검사 결과들으러 외래 갔는데
자궁내막양성 난소암으로 최종 진단이 나왔습니다.
예후가 좋지않은 장액성일까봐 교수님께서 엄청 걱정하셨는데
천만 다행으로 예후가 좋은 타입이고 1기였고 주변 전이 전혀 없었다고 하셔서
엄마도 저도 한숨을 돌렸어요..
그렇지만..항암을 4차까지 하자고 하시네요..
반대쪽 난소와 자궁을 살려둔 상태라서 정말 혹시 모르니까 예방적으로 하자고..
그래서 추석 다음주부터 항암을 시작합니다..
저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가긴 했지만,
막상 정말 해야한다고 하니 눈앞이 깜깜했어요.
가장 타격이 컸던건 머리가 빠진다는거..
외형적인 모습이 망가지면 얼마나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감에 빠지게 될지
여자라면 다들 공감하실거예요.
전 한창 예쁠 나이인데..
흔히들 항암 부작용으로 알고 계시는 오심, 구토, 변비, 설사 이런 것들은 버티겠는데
머리 빠지는게 너무 우울하더라구요..
아직 그렇게 되기까진 1달정도 남기는 했지만
눈물만 나고 너무 속이 상합니다.
1년안에 결혼 계획도 있었는데..요즘 가발도 잘 나온다고는 하지만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졌어요..
물론 저도..천만다행이고 어떻게 보면 행운인 상황이라는건 잘 압니다..
난소암은 초기에 발견되기 어려운 암이라고 하니까요..
그리고 지금 당장은 수술적 치료로 모두 제거한 상태고
<예방>적으로 항암을 하자고 하는것도 다행인건데..
너무너무 속상해요
저는 일욕심도 많았고 얼른 직장에 복귀하고싶었는데
병가도 연장하고 그러니까..이 우울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엄마도 원래 불안장애를 앓고 계셔서 늘 조마조마했는데
이번일로 다시 엄마 상태가 안좋아지셔서 그것도 너무 걱정이고..
긍정적으로 좋게 좋게 마음을 먹으려고 매일 매일 마음을 다잡고 노력하지만
문득 문득 찾아오는 이 우울감은 ... 감당하기가 어렵네요
특히 밤에 자기전에 누우면 생각이 너무 많아져요
난소암에 대해 찾아보게 되고 항암 부작용에 대해 찾아보고
제가 곧 그렇게 될거라는 상상을 하니 .. 슬퍼요 ..
어젠 남자친구가 그만 찾아보라고 자기랑 재밌는 얘기나 하자고 등을 쓸어주는데
거기다 대고 왜그러냐고 신경질도 내버렸네요..
속으로는 '자기가 안당해봤으니 모르지' 하는 나쁜 생각도 하게 되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자꾸 납니다.
교수님께서 자궁내막양성은 난소암중에서도 드물고 제 나이에는 더더욱 또 드물다고 하시니
더 우울한거 있죠..
그 드문게 왜 나에게..
다들 하시는 말씀들이지만
저도 진짜..나쁜짓 안하고 살았고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모든게 원망스럽고 억울해요..
휴 너무 우울한 얘기만 했네요..
그래도 이렇게 한번 속 터놓으면 조금이라도 후련해질거같아서요..!
우울한 얘기만 썼지만,,저도 힘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