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저는 포기하고 싶어요.

밤새벽
2021.09.12 19:11 | 조회 3.8k

엄마가 난소암 환자구요

오늘 남편이랑 영화보고 나오는 길에

엄마 간으로 전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집까지 가는 길 내내 울었어요.

저는 결혼한지 한 달 되지 않았는데요.

엄마 옆에 있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에요.

신랑은 내내 우는 저 옆에서 무슨 일이냐고 묻는데

‘니가 뭘 알아, 알아봤자 시댁에나 말 퍼뜨리겠지’

히는 마음이 들어 알 필요 없다고 쏘아붙였어요.

엄마는 씩씩하게 항암 잘 받을 수 있다고

말하는데 그것도 마음이 너무 아파요.

제가 겪어보지 못한 고통을 엄마는 여러번 겪네요.

우울해서 눈물이 너무 나서 집에 못있겠어서

신랑은 도대체 왜 내 옆에 있는건지 모르겠어서

바람쐰다 하고 나와버렸어요.

있잖아요.

제가 읽던 책에 이런 내용이 있더라구요.

“어찌되었든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나보다 먼저 죽은 사람들과 모두 함께 다시 태어나고 싶다. 대신 이번에는 내가 먼저 죽고 싶다. 내가 먼저 죽어서 그들 때문에 슬퍼했던 마음들을 되갚아주고 싶다. 장례식장에 들어서면서부터 눈물을 참다가 더운 육개장에 소주를 마시고 진미채에 맥주를 마시고 허정허정 집으로 들어가는 기분, 그리고 방문을 걸어 잠그고 나서야 터져나온던 눈물을 그들에게도 되돌려주고 싶다.”

제 마음이 이래요.

그냥 저 먼저 당장 죽고 싶어요.

그럼 모든 걱정 안하고 편하게 쉬지 않을까요?

너무 피곤하네요. 우는 것도 피곤해요.

엄마의 부재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찢어져요.

다들 누구나 이 어려움을 지나나요?

저는 힘드네요 많이.

저는 엄마의 삶을 끝까지 붙들고 싶고요.

포기하고싶어요. 제 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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