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미국에서 항암 치료

귀티
2021.09.28 10:25 | 조회 2.2k

지난 4월 28일에 대장암 2기 수술을 했어요.

수술 병원이 집에서 한시간 반거리에 있는지라 멀긴 했지만 미국이 워낙 그렇지 싶었어요.

말씀 드린대로 여기가 미국이니까 모든 병원일이 분담되어 있고 어느 병원엘 가더라도

다음 예약일까진 2주 정도가 기본으로 깔려있어 다음 스텝 밟기까지 텀이 길어요.

수술 후 2주뒤에 실밥정리 하러 수술의사 오피스엘 갔더니 다음 절차인 항암을 위해

종양내과 병원을 소개시켜 주더라구요...

내시경 검사 병원- 암수술 의사- 수술 병원-종양내과 이런 식으로 각기 다른 병원이지만 같은 라인에

있다고 해야할지...

따로 예약 잡아서 2주 후, 소개 시켜주신 병원엘 가서야 내게서 떼어낸 암의 성질? 크기 위치 이런걸

자세히 들었어요. 종양 전문의는 중국 여자 의사였는데 여자라 세심해서 그런지... 제 집 주소를 유심히

살펴보더니, 항암은 집근처 다른 병원에서 받는게 좋지 않겠느냐고 하셨어요.

참 고맙더라구요.

또, 항암은 내가 선택하는거지만 우리는 젊으니까...(의사쌤은 48살이라고 하셨어요. 저는 52살 이거든요)

자신의 일이라면 꼭 항암을 받을거라고 제게 권해주셨어요.

사실 저는 형편때문에 바로 항암을 할수가 없었어요.

제 가족이나 친지들중엔 암환자가 없어서 항암의 부작용을 잘 모르고 다만 남들에게 귀동냥한것이 다라

항암 부작용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으면, 당장 전기세 수도세 차 보험료 같은 고정 지출을 어떻게 해결할지

몰라 일을 쉴수가 없었거든요.

조금 모아둔 돈도 수술 하면서 야금야금 썼으니 막상 의료비는 안중에도 없었어요.

미국이라 의료비가 비싸긴 하지만 의료보험이 있기도 하고 병원비가 많이 청구된다 해도 그건 일단

나중 일이다 보니 당장 발등에 불 떨어진게 더 급했죠.

수술전 한달 부터 수술 후 2달, 딱 3개월 쉬고 7월부터 직장에 다녀야해서 항암은 사실 포기를 했는데

돈이 없어 죽을수도 있다는게 참 서럽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신용대출을 조금 받았어요. 그 대출도 일찍이나

받았으면 벌서 항암이 끝났을텐데 대출받아 치료할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던거예요. ㅠㅠ

8월 중에 대출 받아놓고 집에서 가까운 항암병원을 찾았는데 내 기록을 이 병원으로 보내줄것을

저쪽병원에 요청해야 한대서 또 그거 요청하러 병원 한번 다녀오고... 2주일 후, 의사 면담 했어요.

저번 병원에서 옮겨온 내 파일을 보면서 의사가 묻더라구요. 왜 바로 항암을 시작하지 않았는지...

제가 사정을 다 이야기 했습니다. 그랬더니 의사쌤이 하시는 말씀이 정맥주사와 먹는 약을 병행하는걸로

4세트 항암을 진행하자고 하셨어요.

그러니까 항암을 받으면서 일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요...

9월 17일, 정맥주사를 2시간 맞고 그날부터 집으로 배달 되어 온 먹는 약을 먹기 시작해 14일 동안

약을 먹고 일주일 쉬고, 다음 주사 맞는 날짜가 10월 8일이 되는 거죠.

똑같이 시작 첫날 정맥 주사 맞고 약을 14일 먹고 일주일 쉬고 그렇게 총 4번을 치료하는 스케줄을

잡았습니다. 첫 시작하는 전 날(9월 16일) 원래는 병원엘 가서 다음 날 시작 할 항암전에 검사와 부작용 설명

같은 안내를 교육 받아야 했는데 그날 일을 빠질수가 없어서 못 간다했더니 전화로 설명을 마쳤네요.

부작용) 예상 부작용은 기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부작용 종류였어요.

설사,변비,불면,수족저림,오심,구토,탈모 등....

그래서 변비약, 설사약, 처방받은 항구토제 등등 빵빵하게 준비해놓고 (가족없이 저 혼자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겁나는것도 많았죠) 치료에 들어갔는데, 차가운 걸 먹으면 혀가 순간 냉동 되는 듯해 차가운 음식 피했고요,

약간의 메스꺼움 오한 같은건 있는데 약 먹을 정도는 아니라 참을만 합니다.

기분이 꼭 입덧할때 같더라구요. 속이 미식거리면서 고기냄새나 기름냄새 같은게 싫어지는.

또 잠이 잘 오지 않는 날도 있지만 그럴땐 유튜브 보면서 시간을 보내죠...

물론, 아직 1차 항암이니 다음 차기엔 또 달라질지도 모르겠어요.

일은 물론 다니고 있고요.... 일을 다니지 못하면 큰일 나쟎아요. 이제 대출까지 받았으니 말이죠.

항암 부작용은 케바케라지만 염려했던것보다 더 가벼워서 지금 내가 먹는 약이 진짜 항암치료제인가

싶을때도 있어요.(차가운 음식 먹었을때 그 급격하게 써늘한 반응마저 없었다면 진짜 의심이 들 뻔했어요)

약이 잘 맞는건지, 내가 워낙 튼실한건지.... 가끔은 속이 쓰리다 싶은 적도 있는데 시원한 국물 요리를

마시면 괜찮았어요. (네... 요리도 제가 해서 먹어야 합니다. )

먹는거 신경 써야 한다는데 그거 신경쓰고 있을 만큼 한가한 형편도 안되는 사람이라 그냥 땡기는대로

먹어요. 항암 주사 맞고 돌아와 먹은 첫 음식이 김치볶음밥 이었어요. 평소보다 소고기를 좀 많이 넣긴했지만.

제 특기가 환경 적응력인데 항암도 적응을 하는건지 아님 정말 복 받은건지... 아님 의사쌤이 제 사정을 봐주셔서

약하게 처방을 하신건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진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이상, 미국에서 셀프로 1차 항암치료 받은 후기를 올려봅니다.

아... 원래 한국도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주사에 수면제 성분은 없기 때문에 자가운전이 가능하대서 오고가고 제가 직접 운전해서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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