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낙엽이 떨어지네요.ㅜ

직본 l 사랑소망
2021.10.17 17:54 | 조회 373

갑작스런 4기 암진단을 받고 하염없이 흐르던 눈물도 이젠 다 마르고. 처음엔 수술도 불가한 절망적인 상황이었는데 이곳저곳 병원을 알아 본 결과 한곳에서 운좋게 수술을 했고, 이후 항암을 시작했고 총 12회중 4회를 마쳤네요.

그동안 너무 다행이라 생각하며 희망적으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체력관리를 위해 거의 매일 걸으러 나가고 있습니다.

한참 더울때 시작했는데 어느덧 낙엽이 지네요. 내 머리털같이.

처음 항암을 시작하고는 오심외엔 별 부작용이 없어 이것 또한 운이 좋다 생각했는데 2차항암후부터 빠지기 시작한 머리털은 이제 절반도 안남았네요.

살고죽는 문제도 아닌데 그깟 머리털이 뭣이 중허냐 하겠지만 머리털로 인해 변해 버린 외모로 내가 암환자임을 인식하게되니 이것도 그저 무시할만한 사항은 아닌듯 합니다.

요즘 주식을 많이들 하는것 같은데 주식에 있어 제일 두려운것이 불확실성이죠. 어찌될지 모르는. 차라리 위로든 아래로든 방향성을 안다면 두려움은 사라질텐데.

지금 내가 그러네요.

지금은 12번의 항암이라는 구체적 목표가 있어 힘들때도 버티고 가지만 12번의 항암후에는 무엇이 기다리는지 몰라 불안합니다.

떨어지는 낙엽을 앞으로 몇번이나 더 볼수 있을지 몰라 두렵습니다.

20대의 청춘때 친구들과 어울렸던 마로니에공원과 그 주변을 이제는 병실에서 주사를 꽂은채 멀리서나 바라보니 슬퍼집니다.

항상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생각해야 극복할거라고 말씀해주셔서 이런 센티한 기분은 도움이 안되겠지만 이것이 현실이니 답답합니다.

항암 시작전 주변분들이 마음 단단히 먹으라하던게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합니다.

머리털로 인해 스트레스 받기 싫어 싹 다 밀어버리려고 바리깡을 들었다 놨다가를 반복합니다. 그렇지만 차마 밀어버릴수 없는 이유는 어쩌면 지금 붙어있는 머리털이 마지막이 아닐까하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다들 항암 끝나면 다시 난다고 하지만 끝이 올지 의문입니다.

코로나로 지난 2년여간을 일상을 잃고 살다보니 다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생각했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런 병까지 얻게되니 더욱 2년전의 삶이 그리워지는 오늘입니다.

2년전 이맘때는 가족들과 유럽여행중이었는데 그때가 꿈이었는지 지금이 꿈인지 모르겠습니다.

2년후에는 오늘을 꿈같은 과거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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