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TIJ] "당사자가 아니니까.." 그러나...

이기자후후l대본
2021.11.30 14:41 | 조회 728

동행카페에 열 아홉살 준이가 있다. (필명'준이와 함께)

얼마전 준이가 정기 검진을 가는 길에 무드가 심상치 않아

준이 엄마는 아들에게 겁나냐고 묻는다

준이는 대꾸한다. "엄마는 안 무서워? 하긴 당사자가 아니니까...."

동행에 있는 준이와 찬이(필명:전진s)를 비롯해

어린 환우들의 암투병을 듣고 보노라면 우리는 모두 마음이 힘들다.

무엇보다 그 아이들을 바라볼 부모의 가슴이 어떠할지 감히 그 슬픔을 짐작도 못하노라며

부모의 고통에 많은 무게를 두게된다.

"당사자가 아니니까..."라는 준이의 말에

말그대로 둔기로 머리가 찍어내려진 충격이 몰려왔다.

사실 어제까지 꼬박 사흘을 베게가 젖도록 자기전 눈물을 흘렸다.

때로는 어처구니 없는 일로 부모를 괴롭히고

때로는 허황된 미래를 꿈꾸고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해대야하는 그 나이에

그 아이들의 가슴에 "당사자가 아니니까.."라는 생각이 들어 있다는게

너무 아팠고...

주변에서 마주하는 많은 서러움과 힘듦을

"그래...당사자가 아니니까"라고 이해하며 살아가는

우리 어른들의 마음을 들킨것 같아 눈물이 북바쳤다.

우리 환우들은

우리가 아프고 힘든것 보다

가족에게 걱정과 피해를 주는것이 더 크게 염려스럽고

나 때문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손실들도 늘 미안하다.

그저 우리 때문에 가족들이 불행해지는것 같아

암에 걸린 자신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가끔은 너무 무섭고 힘이 든다.

그럼에도 우리는 쉽게 힘드노라 말하지 못한다.

마치 내가 원인제공을 했으니 내가 책임을 져야만 할것 같은,

우리는 피해자의 모습인데 가해자의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

때로는 서운할때가 있다.

우리는 생사를 걱정하는데

사람들은 생활을 이야기하고

우리는 내일을 염려하는데

사람들은 10년 후를 꿈꾸고 있다.

가끔은 우리를 무조건 봐주는 날들이 있으면 좋겠는데

언제나 우리가 예전과 같을거라 생각하는 것만 같다.

이렇듯 외롭고 서글픈 생각이 들때마다

어김없이 하늘 같이 넒은 이해심이 우리에게 날아든다.

아니 바다 같이 깊은 체념이 덮쳐 온다.

"그래 당사자가 아니니까..."

우리는 당사자가 아니면 당사자의 마음이 되어 줄 수 없음에

당연한 동의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것 같다.

이것이 우리가 주변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성숙함이라 여겨지고

이것이 우리가 주변을 힘들게 한데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라 믿으며

이것이 우리가 주변에게 해줄수 있는 당연한 인내라고 생각된다.

그것이 어른이나 아이나 다름이 없다는 사실에

공감의 눈물 연민의 눈물 서러움의 눈물이 몇일째 밤잠을 설치게 했다.

준이가 던진 한마디에 용기를 내어 혼자 마음으로 외쳐보았다.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왜 면죄부를 받는건데 !!

당사자가 아니면 내 맘처럼 왜 못해주는데 !!!

당사자가 아니라고 이렇게도 몰라주냐 !!!

가족 친구 지인 여러사람들이 얼굴이 둥글둥글 지나갔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다시 늘 제자리다.

그래 당사자가 아님에도 이렇게 우리에게 잘해주는 고마운 사람들...

그래 당사자가 아님에도 우리 때문에 이렇게 고생하는 죄없는 사람들...

너무 미안해...우리 때문에 힘들게 해서.....

오만가지 생각에 잠을 뒤척이는데

하나님께서 조용히 말씀하신다.

그래 우리에겐 우리의 당사자가 늘 함께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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