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엄마가 췌장암 진단받은게 벌써 작년이 되어버렸네요.
재작년부터 이상하게 소화가 잘 안되고, 등이 아프다고 하셨어요. 저희 아이를 봐주시는지라 노년육아로 인한 허리 디스크인 줄 알고 디스크 병원만 다녔는데 병원에서는 계속 문제가 없는 허리라고 하셨거든요.
소화도 안되셔서 담적 다루는 한의원도 찾아가서 담적 없앤다고 치료도 받으셨는데
결국 원인은 췌장암이었네요.
췌장암 3기 췌체부에 3.8센치고 전이는 없지만 혈관을 둘러쌓고 있다_까지 듣고 항암을 시작하였고,
최종적으로 폴피리녹스로 15차(약 11개월소요) 하시고
지난 주에 무사히 수술(췌장 몸통과 꼬리, 비장을 자르는 원위부 췌장절제술)마치셨습니다.
<수술 전 항암, 부작용>
그간 폴피리녹스로 하시면서 여러 부작용이 있었지만 제일 큰 건 혈소판감소증이었습니다. 7차때부터인가.. 기존에 있으셨던 치질부위에서 화장실 다녀오면 피가 나기 시작하더니 부정출혈도 있으시고 지속적으로 조금씩 피가 나기 시작했어요. 결국 혈소판감소증 진단을 받고 혈종과 협진으로(기존에는 소화기내과로 항암을 받았습니다) 혈소판을 올리기 위해 경구약(소론도,레볼레이드) 와 주사(로미플레이트) 치료를 하였습니다. 수혈을 받기 전에는 2,3천대에서 수혈받으면 3,4만대를 유지하는 정도셨습니다.
하지만 혈소판약을 써도 효과는 크게 없었습니다. 이게 몇개월 못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잘 안 올라서 걱정이 컸어요.
첫 항암 후 6개월 차에 외과 외래에서는 조금 더 항암하자고 하셨고 8개월 차인가에는 혈소판 더 올려보자고 했고 10개월 차에 수술 날짜를 잡았습니다.
그 외 부작용은 호중구 백혈구 감소(->류코스팀 자가주사), 탈모, 손발저림(+손발끝 색 검게 변함 -> 계속 주물러드리면 좀 나아지시네요) 식욕부진, 소화불량, 오심, 주기적인 설사와 변비 등이 있었습니다.
<수술 준비 과정>
처음 수술 날짜가 잡히고 수술 전 주에 방사선을 매일 5일 간 진행하였습니다. 매번 금식 6시간이어서 이때 힘들어 하셨네요. 체력적으로.
수술 이틀 전 입원 연락이 옵니다.
코로나 검사를 마치고 입원을 하고, 각종 검사를 합니다.
수술 하루 전 자정부터 금식이고 그 전에 관장약과 좌약을 줍니다. 이때가 힘들어요. 밤새 화장실…
(-> 디펜드 추천드립니다. 움직이기 힘들어하시는데 찔끔 새기도 합니다. )
저희는 혈소판과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아 수술 이틀전과 수술 하루 전에 빨간피/ 노란피 수혈을 했는데 그간 혈소판감소증으로 수혈을 많이 해서 그런지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수혈 후 열이 나기 시작하더라구요.
수술 전 한 두번 그랬던 것 같은데 수혈 중에 열난 게 아니라서 수혈 부작용인지 몰랐는데 확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노란피, 혈소판 수혈 후 더 심해서 결국 오한과 고열이 나서 수술이 5일 연기되었습니다.
열나고 각종 염증, 호르몬, 바이러스 (코로나 포함) 등 여러가지 검사를 진행하였고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 결국 수혈로 인한 것 같다고 종지부를 찍고 수술날짜를 다시 잡아주셨습니다.
<수술>
이제 진짜 수술날짜가 다가왔습니다. 다시 관장을 합니다.
수술 날 오전 9시. 병실에서 인사를 합니다.
원위부 췌장절제라 4시간 소요라고 말씀하셨는데 웬일인지 1시가 되어서도 계속 수술중이라고 어플에 펴시되어 있어서 이때부터 긴장과 걱정의 풍랑에 갇힙니다. 2시가 되어서야 수술이 끝났다는 문자가 왔고 회복실로 간다고 하셨습니다.
중간에 교수님이 오셔서 수술은 잘 됐다고 하셨습니다. 환자가 왜 안올라왔지? 하시더라구요.
회복실에서 좀 늦으시나 싶었는데
한 시간 반 후 즈음 병실로 엄마가 올라오셨습니다. 알고보니 회복실에서 마취 깰 때 섬망이 오셨더라구요. 꿈에서 당신을 잡아다 환자놀이 시킨다고 해서 도망가는 꿈이셨다는데 현실에서 링겔을 잡아뜯고 말리는 의료진으로부터 도망가려고 난동을 부리셨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간호사선생님을 발로 차셨다는데 이자리를 빌어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꿈에서 죽기 싫다고 아이들한테(저희 남매) 가야한다고 발버둥치셔서 결국 엄마를 묶어놓느라 엄마의 양 팔이 붉고 푸른 멍자국이 생기셨는데 잘 버텨주셔고 고맙고 이런 병에 걸리신 게 너무 속상하더라구요.
회복 중 섬망 외엔 큰 문제 없이 수술을 잘 마쳤습니다.
<수술 회복기>
수술 후 1일차- 공 올리기를 시작합니다. 수술 전 두개 올리셨는데 한개 정도 올리시더라구요. 걷기도 조금씩 시도합니다. 기본적으로 배에 관으로 꽂아놓은 24시간 무통주사와 정맥으로 연결되어 아플때마다 환자 스스로 버튼을 누르는 버튼식 진통제가 있어서 어느정도 버티실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걷기보다 공올리기를 더 힘들어하셨습니다.
배애 24시간 무통주사와 배액관을 달고 나오셨는데 안 빠지게 항상 조심하셔야해요. 물론 쉽게 빠지지 않겠지만..
(특히 배액관은 미리 배액관 관리법을 찾아보시고 숙지해놓으세요. 현재 배액량이 많은데 저희가 관리를 잘못해서 그런가 하는 괜한 자책이 들더라구요. )
수술 후 2일차 - 공올리기를 조금이라도 빼먹으면 열이 나기 시작합니다. 해열제는 쓰지 않고 양팔에 얼음 팩을 대고 공올리기를 열심히 하면 다시 열이내리는 일이 두 세번 있었습니다. 걷기도 이제 워커에 의지하여 느리지만 복도 몇바퀴를 돌 수 있게 됩니다.
수술 후 3~4일 차 - 배액관을 하나 달고 오는데 처음에는 주먹만 한 배액관 통이었는데 점점 배액량이 많아 통에서 500미리를 담을 수 있는 팩으로 바꿔 달았습니다. 하루에 약 1.5미리 정도가 나왔습니다. 색깔은 처음엔 피 같은 빨간 색이더니 딸기우유색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항암을 하면 간이 손상되는데 엄마도 간경화 환자처럼 간 색깔이 좀 파랗다고 합니다. (수술 전 피검사 수치상 간 관련 문제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복수가 더 나오는 것 같다고 하시면서 이뇨제를 처방해주셨습니다.
4일차에 찍은 씨티에서 위 뒤쪽으로 물이 고여있다고 표현하시더라구요.
이 부분이 잘 흡수가 되어야 할 텐데 탈이 안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수술 후 5~7일 차 - 이뇨제 처방 후 조금씩 배액량이 줄어드나 아직도 1리터 정도 나오는 듯 합니다. 붉은 기가 많이 줄었으나 갑자기 하얗게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는 지방 소화가 안돼서 지방이 그대로 나와 그렇다고 합니다. 병원식이 무지방식으로 바뀌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질문>
1)아직 퇴원은 못하고 있습니다. 내일 (수술 후 8일차) 배액관을 빼보자 하시는데 계속 줄어들고는 있는데 현재도 800~1리터 정도 나오고 있어서 뺀 후에 복수가 차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혹시 이렇게 배액량이 많으셨던 분 계실까요? 후에 과정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2) 비슷한 질문일 수 있는데 췌장과 위 뒤쪽으로 물이 고였다는데 수술 후 이런 경우가 있었던 분 계실까요. 탈이 날지.. 그냥 자연스레 흡수가 될지. 걱정이 크네요. 의사선생님 말씀으로는 피가 아니어서 탈 날 일은 없을 것 같다고는 하는데.. 경험담 공유 부탁드립니다.
3) 식사를 잘 못하십니다. 원체 입이 짧으시고 병원식을 잘 안 드시던 분이라 더 그런 것 같은데 먹으면 또 아프시다고 하시면서 한 끼에 죽 한 숟가락- 두 숟가락 정도만 드십니다. 밥을 잘 못 드셔서 그런지 아니면 수술 후에는 보통 그런건지 전해질 수치가 안 좋다고 칼슘/ 인/ 포타슘 등 약을 주시는데 보통 겪는 과정인지 궁금합니다.
항암하며, 수술하며 사소하게 궁금한 것들도 많고 다른 환자분들 케이스는 어떤지 궁금해서 계속 인터넷 검색하고 동행카페도 검색하고 하는데 아직 후기가 많지는 않더라구요. 그래서 혹시라도 이런 후기라도 도움이 되실까 싶어 다소 길게 후기를 남깁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환우분들 잘 이겨내시길 바라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