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남자 43살, 직장암 3기 B 환우입니다.
2월 중순 수면내시경에서 이상이 발견되었고
바로 조직검사 후 아산병원에 가서 외래 잡고 3/24에 복강경 수술했습니다.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직감적으로 암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저를 위로하는 의사 쌤에게
"저는 교회 다니는데, 사람이 죽고 사는 거는 하늘에 달린 것이에요. 그래서 괜찮아요." 하고 나왔습니다.
주위 분들에게 알리고, 보험 등을 챙기면서 준비했어요.
아름다운 동행에도 가입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어요. 막막했었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술을 조금이라도 빨리 하기 위해서 중간에 담당의가 한번 바뀌었고,
각종 검사를 비수면으로 했습니다. 다른 거는 할만 했는데, 위내시경을 비수면으로 한거는 진짜 하다가
죽을 뻔했습니다. 침 질질 흘리고, 중간에 거의 비명지르고 그랬어요.
암튼 3월 23일에 입원했는데, 담당교수님께 저 언제 퇴원할 수 있냐고 여쭤보니깐 이상없으면 29일에 퇴원한다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들으며 반드시 그날 퇴원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실 마음은 담담했는데, 수술 전날 아내랑 통화하면서 처음으로 딱 한번 울었습니다.
수술 당일에 아침 일찍 하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11시쯤에 들어갔어요.
수술실 앞에 앉아있으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어요. 수술실 입실하고 마취시작하는데 전신마취 가스를 마시는데,
별 느낌이 없길래 마취가 언제 되려나 했는데, 일어나세요, 심호흡하세요. 하면서 깨우시더군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통증이 느껴졌어요. 저는 희안하게 등이 너무 아팠어요. 왜 등이 아팠는지는...아마 사실은 다른데가 아픈건데 등이 아프다고 느껴졌겠죠^^
병실에 올라오고 대략 3시간은 정말 끔찍할 정도로 아팠어요. 거의 몸부림을 쳤던거 같아요. 진통제가 잘 듣지 않았던거 같아요...
그때 깨달았어요. 이래서 사람들이 치료를 포기하는구나...
암튼 어떻게 버티고 나서 저는 차라리 일어나겠다고 하고 아예 일어났어요. 그리고 병실을 좀 걸었어요...ㅎㅎㅎ
그리고 무통주사를 2분 간격으로 계속 누르며 버텼더니 어느새 잠이 들었나봐요.
그다음날부터 필사적으로 걸어다녔어요. 원래 지하 1층에 내려가면 안되는데, 저는 몰래 내려갔어요.
그렇게 둘째날은 3~4천보, 그다음날은 7천보, 그다음날은 1만보씩 걸었어요.
소변줄 달고 그랬으니 저도 참...근데 걷기 시작하니깐 몸이 좋아지는게 느껴지니 정말 이악물고 걸었어요.
어여 나서 가족에게 돌아가겠다는 생각만으로...
29일날 예정대로 퇴원을 했어요. 수술 잘하시고 시크하신 저희 담당교수님에게 마지막으로 씩 웃으면서
진짜 29일 나가네요. 감사하다고 했어요.
저는 퇴원날 바로 한방병원에 들어와서 2주 가까이 요양을 했습니다. 사람마다 평가는 다르겠지만, 저는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무엇보다 계속해서 체크를 해주니깐 루틴이 깨지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1시간 앉아 있기가 힘들었는데 지금은 요양을 마치고 저는 집으로 와서 1주일에 3일 정도 출근하고 있습니다. 저는 좌욕하고 사우나가 효과가 좋았던거 같아요.
지난 금요일에는 첫 항암을 시작했습니다. 옥살리와 젤로다인데, 옥살리 맞고 바로 한방병원 들어왔어요. 보통 3일째가 많이 안 좋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어제 밤에 조금 피곤했던 거 빼고는 괜찮네요. 그래서 수술 1달 기념으로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이제 저는 6개월 정도 항암을 더 이어가야 합니다. 사실 좀 막막한 느낌도 있어요.
하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로 잘 버텨나갈려고 합니다. 여기 계신 환우 분들 모두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