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호스피스 외래, 의사의 고압적 진료, 누굴 위한 호스피스 의료인가요?

슈퍼재이
2022.05.30 22:11 | 조회 2.5k

안녕하세요. 저는 췌장암 말기 아버지의 보호자이자 유방암 환우로, 오늘 호스피스 센터장이라는 의사에게 아버지의 완화의료 외래 진료를 받았습니다. 진료 후 누가 맞고 틀리고를 떠나, 심지어 호스피스 센터를 대표하고 있는 이 의사분이 의료인으로서 생의 마지막을 앞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최소한의 진솔되고 겸손한 마음가짐을 가지시길 진심으로 강력하게 항의하고 싶어, 저 또한 정말 바쁜 와중에도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암환우 분들과 보호자분들은 혹여나 이런 일을 겪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올립니다.

모든 암환우들이 그렇겠지만 저희 가족 또한 지금 여러모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최근 호스피스 빠른 입원이 필요하여 병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완화의료를 권유받으시고 참 많은 병원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많이 힘드셨는데 보다 좋은 곳에서 편안하게 모시고 싶은 마음은 모든 암환우 가족들이 동일할 것입니다. 그렇게 제가 많은 고민 끝에 방문한 곳이 그 병원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고생하신 모든 어르신들을 위한 의료기관이기에 완화의료 또한 보다 남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의사의 고압적인 태도에 정신적 폭행을 당하는 수준의 진료를 받았습니다. 아버지께서 현재 이 입원이 호스피스 치료를 위한 입원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계시냐는 얘기에서부터 갈등이 시작되었는데, 의사분은 보호자의 얘기를 차분히 듣고 상황을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누군가를 가르치듯 큰소리로 보호자의 말을 자르고 자신의 얘기만 무한히 반복했습니다. 이런 경험은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직접 작성하시고 호스피스 의료도 명확히 이해하고 계시다, 그러나 최근 매우 쇠약해지시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불안정하시며 섬망이 있으셔서, 간혹 암에 대한 치료에 대한 얘기도 하고 하시지만 우리는 최대한 자극하지 않고 완화치료에 대해 반복적으로 부드럽게 완곡한 표현으로 말씀드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게 환자 본인은 호스피스 치료에 대한 의지가 없는데, 보호자가 임의로 강요하고 있다는 얘기인가요? 저는 아직도 그 의사분의 사고방식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호스피스 치료에서 바랬던 점은 이게 마지막 치료라는 느낌이 아니라,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아버지가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면, 말기 암의 상황에서도 보다 나은 컨디션을 유지하시고 이로 인해 저희 곁에 정말 조금이나마 더 머물수 있지 않으실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해당 병원의 호스피스를 관장하시는 분의 태도는 내가 무엇을 환자와 보호자의 마지막을 도울 수 있을지가 아니라, 내가 답이다, 보호자나 환자의 얘기는 틀렸다 잘못됐다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본인은 환자가 복수가 차있어서 힘들어보여서 보호자가 말해도, 내 기준에 맞춰서 아니면 절대 시술하지 않는다고 말할때는, 저는 이 분이 정말 완화의료를 하시는 분인지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의사는 환자 본인이랑 통화를 직접 하여 제대로 지금 상황을 인지 하고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강하게 요구하였는데, 저는 여기에 입원을 안하게되더라도 그보다 아빠가 혹여나 이런 의사의 태도 및 자신의 상태를 반복적으로 들으시는것에 마음을 다치시는게 더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아버지께서 워낙 힘들어하시고 입원을 원하셨기에, 저는 결국 먼저 놀라시지 않게 최대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의사와 전화를 연결하였습니다.

최근 너무 쇠약해지셔서 가족과의 대화도 길게 하시기 어려운 아버지께 의사는 길고 너무도 집요하게 진료인지 심문인지 모를 문진을 이어갔습니다. 마지막에는 현재의 다니시는 병원에서 가정간호를 어떤 걸 받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버지께서 제대로 답변을 못하시자, 반복적으로 강압적으로 계속 질문을 하여 저는 참지 못하고 전화를 끊고 입원을 하지 않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전화를 끊은 것을 가지고 저와 언쟁을 벌였고, 저는 말기 환자인 아버지가 제대로 된 답변을 못한 경우 가정간호사와 직접 통화로 확인하실 수 있는 부분이 아닌지 되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왜 환자 본인이 아닌 자꾸 다른 사람과 얘기하게 만드냐면서 언성을 높이는데, 정말 황당하고 당황스럽습니다. 환자가 말기 암 환자이고 섬망이 있다면 보호자나 기존 의료진이 환자에 대한 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심지어 그 병원은 이런 식으로 환자 보호자하고만 진료를 보냐고 비꼬아 말하는데, 말기암 환자에 대한 경험이 많은건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결국 전화 상으로도 명확히 입원을 원하신다는 아버지의 대답에도 의사는 반복적으로 오늘은 그냥 가고 거동이 안되시는환자 본인을 데려와라, 보호자와는 대화가 안된다는 고압적인 언사를 반복했고, 정말 그 곳에 앉아 수만번 고민하던 저는 최대한 빨리 호스피스 입원이 꼭 필요한 아버지께 누가 될까봐 제가 무조건 잘못되었다, 저로 인해 아버지가 피해를 입으시는게 너무 죄송하다고 의사에게 뭐가 잘못된지도 모를 사과를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아버지가 입원이 급하시다는 말에는 지금 여기 안급한 사람 있냐고 하는데 할 말이 없었습니다.

의사는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태도나 언사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고, 저로 인해 다른 환자들의 진료가 밀렸다며 일단 나가서 기다리라고 하였습니다. 그 사이 저는 결국 가족과 상의하여, 이런 의사가 대표로 있는 호스피스는 아버지에게 입원후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결론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제가 맞고 의사가 틀리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게 아닙니다. 저는 이 분으로 인해 오늘 정말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의료도 큰 틀에서는 서비스이고, 특히 호스피스 의료는 정말 타인을 위한 봉사적이고 헌신적인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환자 본인과 보호자가 정말 힘든 상황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에게 큰 소리로 끊임없이 고압적으로 얘기하시던 그 분의 모습은 정말 말로만 듣던 갑질을 환자의 보호자로서 한없이 작아져야 하는 상황에서 당해야 하는 최악의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큰 소리를 저희 부모님께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이 글을 병원 민원게시판에 올렸으며, 그렇지만 그분이 바뀌시리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는 병원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점을 인식하고 모든 의료진이 공유하는 것은 분명히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암환우까페의 다른 환우분들과 보호자분들은 이런 경험을 절대 하지 않길 바라며 오늘 저의 경험을 공유합니다. 그 분의 사과는 바라지도 않지만 그분이 의료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세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자극을 받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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