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글은.. 우리 할머니와 이별을 앞두고 있을때 쯤이겠거니 했는데..
하늘이 무심하게도 그 시간을 길게 주지 않네요.
지난 4월 췌장암 4기+폐,복막 전이 진단받으시고.. 고민끝에 항암은 하지 않았습니다.
병원선생님들의 의견과, 가족.. 그리고 동행카페의 글들을 보면서 힘들지만 결정하게 된 것 같아요.
처음 진단받으실때 4기 및 호스피스 권유해주실때 받아들여지지도 않고 믿기도 힘들었습니다.
왜 우리 할머니야, 그보다 아직 정정하신데 3-6개월이라니,
근데 정말 거짓말같게도 그동안 숨겨왔던 암이.. 이제야 티를 내는지 눈에 띄게 안 좋아지시더라구요.
한달은 천천히, 한달은 급격하게..
완화센터에 진료를 받아 호스피스를 대기 걸어놓았고, 생각보다 빠른 입원결정 연락이 왔습니다.
사실 당황했습니다. 다들 일주일 보름 .. 이렇게 걸린다는데, 진료 후 바로 3일뒤에 입원이라니..
할머니를 위한 선택이었는데 분명.. 왜 입원을 해야 한다 생각하니.. 포기하는것도 같고, 여러 마음이 들더라구요.
이전 집에서 적지 않은 통증을 호소하셔서 할머니에게 입원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미리 말씀드려 놓았습니다.
근데 막상 입원을 해야 한다 말씀드리니 '무섭다고. 안가고 싶다고. 하나도 안 아프다고. 다신 여기 못오잖아' 하셔서
그래서 고민끝에 입원을 한차례 미뤘습니다.
그런데 결국 원래대로라면 호스피스 입원을 하기로 한날
집에서 물도 삼키기 힘든 복통을 호소하셔서 응급실 통해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을 오시면 분명 통증은 잡히겠거니 하고 왔는데..
마약성진통제의 부작용으로 구토를 하시게 되어서 쎈용량은 맞지 못하시고, 적은 용량은 복통을 호소하시고..
얇아진 혈관에 이런 저런 피검사 등으로 멍도 많이 드시고 (영양제, 피검사를 위해서 picc 4일차에 하셨어요.)
이래저래 하다 결국 5일만에.. 집에서 드시는 앱스트랄설하정100mg을 시간에 맞춰 복용하고 계십니다.
호스피스 대기를 걸어놓은 상태라 전과요청드렸는데, 응급실에서 혈압승압제도 쓰셨고, 혈압도 지금 불안정한 상태라
입원은 불가 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혈압이 일주일 안정적이면 괜찮냐고 요청드렸는데.. 힘들것 같다고..
이정도면 보통 일주일보신다고 하셔서.. 사실 이때부터 멘탈도, 마음도.. 사실 조금 무너졌습니다.
할머니 진단 후 처음으로 할머니 앞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처음에 아프다고 말씀 못드린거는 할머니가 혹시 놔버릴까 무서웠다고,
그동안 무섭고 너무 슬펐는데 내가 울면 할머니 마음 더 아플까봐, 담담한 척 그랬다고..
완화센터 진료 후 3일이 지났고 내일이면 벌써 입원 일주일입니다.
꿈속이 뭐가 그리 좋으신지 계속 제 뒤에서 잠만 주무시네요.
그래도 주무실때 통증은 없으셔서 다행인건가 싶고..
어차피 통증을 알약으로 조절하시는 상황이라.. 조심스럽게 요즘 퇴원을 고민해봅니다.
'가정임종'이 어떨까.. 집에서 가족들 다 모여서 편히 보내드리는게 낫지 않을까,
하루에도 몇번씩 생각이 왔다갔다 하네요.
(혹 지나치다 이 긴글을 우연히 읽으시며 경험이나, 조언해 주실분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월남하셔서 현재 집에서 쭉- 사셨던 우리 할머니. 지금 얼마나 집에 가고 싶으실까 생각들더라구요.
말로는 안 갈꺼야. 너네 번거롭게 안해. 하시지만.. 분명 거짓말일꺼에요.. :)
요즘 한시간도 눈 맞추기 힘들지만, 그 때마다 다른 가족들이랑 영상통화도 시켜드리고,
할머니 하늘나라 가서 할아버지 만나면 어색해서 어쩌냐. 헛소리도 해보고,
아빠 흉도 봐보고, 요즘은 소풍간다고 하더라, 담담한 말도 해보고,
나는 할머니를 좋아하고 있었다. 사랑하고 있었다. 내 할머니 해줘서 고맙다. 고백도 자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옥분 할머니♡. 이름도 어찌나 이쁘신지~
시골에서 글도 읽을줄 모르시지만 아마 최선을 다해 아빠를 키우고, 우리를 돌봐주셨을 우리 할머니.
험난한 시기에 태어나셔서 하루 하루 살아가는것에 바쁘셨을꺼라 아픔없이 편안히 남은 여생을 보내셨음 좋았을텐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실 할머니, 꿈속에서는 집에도 다녀오고 좋은곳도 다녀오고
해서 아침에는 조금 더 좋은 얼굴로 눈 맞춤 했음 바랍니다!!~
쓰다보니 병원일지?처럼 길어졌습니다. 세번째 글을 꼭 조금 더 먼 시간에 쓰길 바라며!!
이 방 모든 환우님들 꼭 쾌차하시길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