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게시글에서 환자분의 상태를 명시하면 조언해 주시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셔서 저희 아빠 상황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얼마 전 대장암 4기 판정과 함께 응급수술로 원발종양만 절제하셨고, 전신 PET-CT와 MRI까지 찍고 술후 7일차에 퇴원하셨습니다. 입원 중에 케모포트 시술까지 마치셨고 돌아오는 수요일에 다학제 예정입니다.
아직 MRI 소견은 나오지 않았고 PET-CT상 다발성 간 전이와 장간막/장골/쇄골위 림프절에 전이소견이 있었습니다(제가 인의학에서 쓰는 한글 용어에 익숙하지 않아 용어가 틀릴 수 있습니다ㅠㅠ).
여기까지가 응급실에 실려가신 후 오늘까지 열흘 동안 일어난 일이네요... 그리고 돌아오는 목요일이 아빠 65번째 생신이세요. 저는 한 달 전부터 미리 연차를 냈고, 아빠가 좋아하시던 호텔 부페 미리 예약해 두고 저희 세 식구 단촐하게 저녁식사라도 같이 하려 했는데 이제 아빠는 그렇게 좋아하시던 회, 삼겹살, 양갈비, 피자, 소주, 위스키... 등등을 못 드시는 상황이 되었어요.
지금은 병원 지침 참고해서 죽이랑 고춧가루나 자극적인 향신료 들어가지 않은 반찬류, 약간의 과일 위주로 드시고 계신데 혹시 이 시기의 환자에게 생일을 맞아 해드릴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요? 저는 아빠랑 술친구여서 독립한 이후에도 한 달에 두세 번은 만나 소주한잔 하곤 했는데 아직도 지금 상황이 잘 받아들여지지가 않습니다. 일단은 병원에서부터 이미 육류랑 나물류, 유제품까지 환자식으로 드셨고 아직까진 별 문제가 없으세요.
워낙에 면 요리랑 피자, 만두 같은 걸 좋아하시고 회 귀신에 육류도 좋아하는 분인데, 가지 피자같은 걸 해볼까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고민이 되네요. 하필 전날이 다학제라서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될지에 따라 그 날 분위기도 영향을 받겠죠. 아빠가 PET-CT 결과지를 보내시며 내용 알려달라셔서 간과 림프절 몇 군데 전이병소 외 타장기는 괜찮다고, 다행이라고... 원발 매스는 뗐으니 전이병소만 잡으면 된다고... 카톡으로 밝게 답장 보내놓고 저는 펑펑 울었어요. 다른 장기에 전이가 없어서 감사하기로 했지만, 저라도 정신 바짝 차리기로 했지만 순간순간 울컥 올라오네요. 그래도 아빠탄신일엔 맛있는 거 같이 먹고 즐겁게 보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