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어제 오빠랑 응급실 다녀왔어요.

둥글호이맘
2022.08.10 10:04 | 조회 2.1k

안녕하세요?

오빠가 체력이 안돼서 잠시 항암을 멈추고 강서구에 있는 2차병원으로 입원해있었는데

항암을 중단하니 다시 복수가 빠르게 차오르고 폐쪽 능막에도 물이 차서

호흡도 힘겨워하고...신장쪽에 꽂은 소변줄에서 피가 나온다고 해서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어제 아침 7시 30분에 갔어요.

저도 휴가를 내고 같이 갔는데 무한 기다림에 너무 힘들더라고요...

응급실도 중증인 분들만 모아놓는 곳이 있는지 거긴 매우 고요하고...제가 생각했던 응급실이 아니더라고요

소변줄 갈고 세척하고 무한 기다림....

복수 빼고 또 무한 기다림...

폐에 물빼고 무한 기다림...

그러는 동안 중간중간 엄마와 교대해서 오빠 손도 잡아주고 물도 먹여주고

어색한 농담도 해주고...

종양내과 선생님이 오셔서 오늘 할 수 있는 처치는 다 했고 원래있던 병원으로 돌아가시면 될 것 같다고 해서

아빠를 오시라고 하고 퇴원 준비를 했어요.

응급실 선생님께서 원래있던 병원으로 갈수 있는지 바로 연락해주시겠다고 해서

다음날 아침 다시 입원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고 했는데

갑자기 퇴원을 시켜줄 수 없다고 하시면서 내일 병원에 가라고 했지 오늘 여기서 나갈 수 있다는 말은 안했다는거에요...ㅠㅠ

저희가 너무 성급하게 생각을 한건지 병원측 설명이 부족했는지...

아무튼 일이 꼬인 상태에서 오빠는 집에 가겠다고 하고 병원은 안된다고 하고...

그러면서 오빠한테 2차병원으로 가는 것은 이번까지고 다음번에 교수님 만나고 다시 재입원이 안된다면서

그때는 녹색병원 같은...지금 입원한 병원보다 조금 아랫단계 병원으로 입원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뭘 동의를 하라고 했대요. (저는 그때 같이 있을 수가 없어서 직접 들은게 아니고 전해들을거라 이해가 안됩니다.)

엄마가 그거 호스피스 같은거 아니냐 했더니 응급실 의사가 거기까지는 아니고

녹색병원에서도 치료 받고 나을 수도 있으니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는데

원래 이런 건가요? 저는 그 동의가 어떤 부분에 대한 동의인지 몰라서

혹시 이부분에 대해서 아시는 분들이 계시면 좀 알려주세요.

응급실 의사선생님은 아마도 오빠가 다음번엔 이 체력으론 항암을 또 못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말하는 것 같았는데 저희 가족이 모두 못 받아들이니 ㅠㅠ

어제 엄마는 70도 넘은 나이에 보호자 침대도 없는 응급실에서 아들 옆을 지키겠다고

고집을 부리셔서 모셔오지도 못하고...

저도 집에 왔는데 잠도 못자고...

아침에 출근했는데 머리가 텅빈것 같고 책상 앞에서 눈물만 나고

아무것도 못하겠어요...정말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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