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잡고싶다. 놓고싶다.

세
세헤라자데03
2022.08.24 11:18 | 조회 1k

​

지난주 온가족이 봉안당 두 곳 다녀왔다.

(근데 서류 미비로 재방문 예정)

한 곳에 맘이 간다. 포근하니 여기가 좋겠네.

좀 비싸도 뜻을 모아주는 동생네가 고맙다.

​

요즘 나는 미친듯 기도한다.

성가를 부른다. 성경쓰기도 시작했다.

때때로 마음이 평온해진다.

나 이제 좀 단단해지나요?

​

근데 다시 도졌다.

머리는 뽀개질 듯. 심장은 옧죄어 오고.

눈가 습도 100. 온 몸이 달아오른다.

불안감이 엄습한다. 공포스럽고 미치겠다.

세상에 혼자 남은(남을) 기분.

잠을 이루기도 어렵고 아침은 진짜 버겁다.

그리고 일상이 멀쩡한 다른 가족들이 밉다.

​

전화기를 든다.

마땅히 전화할 곳이 없다.

있다한들 내 진상이 하루이틀이 아닐테니

참아야 한다. 견뎌야 한다.

​

어떤 이는 내게 위로를 건네겠지.

그래도 그들은 하늘이 맑아 좋고

스치는 바람속 옅은 가을향기가 좋겠지.

커피 한잔도 좋겠고 주말 나들이도 생각하겠지.

​

아무렴. 나도 그랬어.

세상 어디서 누군가 소풍을 끝내도 나도 그랬어.

근데 이젠 하늘을 못보겠네.

저기가 울엄마 가실 곳인가?

​

아침저녁 다른 바람을 느끼며

엄마, 가을은 버텨주실래요?

엄마 생신까지는 계실래요?​

나는 온종일 이러고 있다.

​

이 곳 동행에도 몹시 죄송스럽다.

저 사람은 웬 엄살이야? 또 징징대네 하시겠다.

​

굳이 핑계를 대자면

저희 어머니는 치매인지 현실부정인지 외면하세요.

"나 왜 이렇게 붓니? 약 안받아왔어?"

약을 먹으면 낫으리라 믿으시는지

분명 통증도 있으리라 보는데

자꾸 견딜만 하다고 하신다.

​

그렇게 생에 의지, 미련이 보이고.

전화하면 또 반복. 반복.

​

뭐라 할까요? 재발이라고? 곧 가실꺼라고?

뭐라 설명하고 인식시킬까요?

까짓꺼 인생 대차게 부딪치기라도 하시지.

연약하고 부드러운 멘탈. 거기에 끝없는 모성.

​

인지해도 참으실꺼에요.

혼자 모든 두려움 설움 끌어안으시고

괜찮다. 괜찮은 삶이었다 하시고

그러다 정 무너지는 날에는 저를 붙들고

내 인생 참 가엾다고 우시기도 할꺼에요.

​

엄마를 미워할 꺼리를 주시지.

그랬으면 내가 좀 의연했으려나.

온통 받아서. 너무 의지하고 사랑하고.

그런 엄마를 보호한답시고 오랫동안 케어해 와서.

엄마가 일상이고 습관이 되었네요.

​

그래서 나는 엄마를 놓을 수가 없어요.

지금은 아무도 보이지 않아요.

내 딸아이도. 착한 남편도..

​

단지 바램이 있다면 남동생.

그 가정에서 동생을 단 일주일이라도 빌려와서

엄마 아빠 나 동생. 그렇게 얼마라도

살아드리고 싶어요. 애초 처음 우리가족들.

​

그럼 여한이 덜 할까요?

그럼 저도 엄마를 잘 보내드리고

숨 쉬고 하늘보고 살아질까요?

아침부터 죄송합니다.

나는 울엄마 따라가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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