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호스피스 전원을 카페에 상담했는데
그럴 사이도 없이 급격히 나빠지시더니
지난 1일 낮에 떠나셨습니다
장례와 삼우를 정신없이 치르고
돌아서니 태풍으로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네요
이 비를 가족들이 안 맞게 하려고
급하게 서두르신 걸까요
간병으로 지친 엄마 맛있는 것 먹여드리는 동안
의식없는 동안에도 힘내어 참다가
다 정리한 다음에야 안심하고 떠나신 걸까요
의식이 또렷하실 때 엄마께 마지막 남기신 말씀이
“당신은 늘 같은 옷만 입나, 고운 것 좀 입어라”
일 정도로 멋진 옷 사입기를 좋아하시고
엄마를 꾸며 주기를 좋아하시던 아버지
시골집 방 하나가득한 아버지 옷에서
한해 한해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저는 불효녀였어요
입원항암 보호자로 따라다니며
제 일이 늦어진다 불평하고
열두 번의 입원항암중 반은 엄마에게 맡기고
코로나 핑계로 시골에 잘 내려가지도 않았네요
검진날마다 꼬박꼬박 따라갔으면
좀더 자세한 설명을 들었을지도 모르고
재발하기 전에 일찍 알았을지도 모르고
마지막에 척추전이로 고통받으시기 전에
진작 어떻게든 할 수 있었을지 모르는데
마지막에 사랑한다 외치는 엄마에게서
제가 아버지를 빼앗았다는 생각만 들어요
재발하면 앞으로 1년이라는 의사의 말에도
아닐거야 아닐거야 생각하며
그래도 나을 수 있을 거라 설득하며
항암을 고집해서
삼촌 고모 제 형제들이
준비없이 소중한 사람을 잃게 한 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아버지가 보고 싶고 그리운 것 이상으로
엄마에게 미안해요
저 때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 같아서
이 죄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저 아버지가 마지막 순간에
평안히 가셨기를
그곳에서 엄마를 지켜 주시기를
간절히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