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저에게 남은 시간이 길지는 않다고 합니다..

쩨쩨
2022.11.01 20:29 | 조회 8.6k

안녕하세요 구 매일긍정 쩨쩨입니다.

7월부터 계속되는 장폐색 증상으로 인해

씨티도 찍고 했지만

딱히 새롭거나 커진게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괜찮아지면 조금 먹어보고 안좋아지면 먹는걸 중지하고

이렇게 지내고 있었죠~

10월초였나 컨디션이 너무 안좋다고

교수님께서 입원해서 체력을 조금 올려보자고 해서 입원해서 영양제를 맞으면서 체력을 올려보았어요.

교수님께서 이리노테칸 해보자하셔서 그럼 잠시만 퇴원해서 집에서 시간 보내고 하겠다해서 퇴원해서 1주일정도 집에 있었어요. 이거 정말 잘한거 같아요.

조카 첫운동회도 다녀왔고, 조카랑 영화관 가서 조카 생애 첫 영화도 함께 봤구요.

어딜 막 돌아다닐 컨디션은 아니어도 잠깐잠깐 외출은 가능하고, 집에서도 거의 누워있어도 움직일 수 있었구요. 이 시간을 가족들과 보낼 수 있었다는게 참 감사해요.

이후에 다시 암센터 입원해서 영양제 맞으면서 이리노테칸을 맞았는데, 저혈압와서 주사 맞고, 수혈하고, 소변도 갑자기 안나오고, 40키로인데 46키로까지 붓고... 이것저것 무서운 상황들이 생기더라구요. 근데 배 통증은 더 심해져서 씨티를 찍었는데 복막쪽 암이 더 커진거 같다고..

이리노테칸은 효과가 없다며 더 할 필요없고, 이제 더 이상 쓸 약이 없어서 호스피스를 알아보라 하시더라구요.

이때는 통증땜에 몰핀 맞고있었어요.

사실 이리노테칸이 안 맞으면 다른 임상약을 알아봐주실줄 알았어요.. 그래서 이렇게 갑자기 마지막을 준비해야할지 몰랐어요.. 근데 아무런 약이 없다하시네요.

아무것도 못 먹고 콧줄하고 있으니 입원해서 영양제 계속 맞다가 호스피스로 가라하시는데 그럴수는 없었어요.

펜토라랑 패치로 통증조절하고 콧줄 끼우고 퇴원하겠다고.. 집에서 있다가 통증 심해지면 응급실로 오겠다고.. 하고 퇴원했어요.

내일이면 퇴원한지 일주일째네요.

지금은 오빠네 집에서 하루종일 누워지내요.

화장실 가려고 일어날 힘도 없어서 누군가를 잡고 가야하고

이불조차 무거워 제가 스스로 덮을수도 없어요.

그래도 감사하게 집에와서 갑자기 콧줄로 아무것도 안 나와서 콧줄을 뺀 상황이고, 배 통증이 멈춰서 진통제를 먹지 않아요.

포카리를 마셔도 괜찮아서 하루에 5-700ml 는 마셔요.

근데 못먹어서 기력이 갑자기 확 빠지네요..

지금은 가족들이랑 친한친구들이 와서 인사를 하는 중이에요. 꼭 인사해야할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평생 불교였던 엄마가 지지난주부터 교회에 나가셔요. 제가 천국갈꺼니까 거기서 기다릴거니까 꼭 천국에서 보자고 했거든요. 진짜 너무 감사해요.

지금은 하루하루가 소중해요.

그냥 눈뜨면 먹방보고, 말씀듣고, 힘겹게 화장실 왔다갔다 하는게 다지만

잠깐잠깐 조카들 재롱보고, 엄마 언니 오빠랑 같이 있다는게 그냥 행복하고 감사하고 그래요~

갑자기 확 안좋아질까봐 걱정이 되기도 해요.

이 소소한 행복이 길게 이어지면 좋겠다 하다가도 그냥 조금이라도 좋을때 편안하게 가고싶단 생각도 하구요.

호스피스는 샘물, 성루카 대기중이고, 오늘 성루카에서 가정호스피스 오셨는데 통증이 없어 다행이라고 수액 놔주고 가셨어요. 이 주사로 조금만 힘이 더 생겨서 거실에라도 나갈수있음 좋겠네요!

제 원래집은 부산이라서 부산으로 옮겨 호스피스를 갈 수도 있을거같아요. 이건 아직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구요~

왜 이렇게 행복하고 좋은 삶을 짧게 허락하셨는지 하나님께 원망도 되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렇게 행복한 시간보내게 해주신것 너무 감사해요. 갑자기 인사도 못하고 가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인사할 시간도 주시고 제가 정리할시간도 주셔서 그것도 감사하구요. 조금만 더 지금 이 상태로 함께 할 수 있음 좋겠어요. 아주 큰 욕심으로는 영양제로 인해 화장실은 혼자 다녀올 힘이 되길 바라긴 하구요..

동행에서 큰 힘과 위로를 받았었습니다.

만난적도 없는 누군지도 모르는 타인인데.. 같은 병을 앓고 같은 아픔을 느끼고 서로를 위로 하는곳...

부디 건강한 삶을 사시길,

통증없는 조금은 편안한 시간들이 되시길,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을 더 많이 느끼시길 바랍니다!

천국을 소망하며 남은 시간 편안하길 기도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Naver
목록으로

댓글

68
로그인 하고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