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잊어요. 이 나쁜 딸년.

세헤라자데03
2023.01.11 03:11 | 조회 2.3k

테레비조선 안본다. 트롯도 별루다.

특히 숟한 오디션 남발이 식상해서 더 싫다.

그래도 즐기시는 분들의 취향은 존중한다.

요즘 웃을 일이 없다.

엄마가 생의 끝자락에서 몸부림치시는데

그 뱃속에서 자라서 그 손길에서 커왔으니

웃으면 안되지. 많이 편안해도 안되구.

근데 며칠 전 누가 미스터트롯2 보랜다.

그러다 이 노래를 듣고는 찔찔 울었다.

이 가수를 응원하는 것도 아니고

특출나게 잘한다고 생각치도 않는다.

그래도 그냥 어찌나 슬프던지..

여기가 끝인가봐요. 추억이 남아 있는데.

당신과 나, 사랑한건 하늘도 땅도 알아요.

당신을 다시 한 번 안고 싶지만

한번 더 안아달라 그 눈으로 말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란 걸 당신도 나도 알잖아.

뜨거운 그 눈물 마르거든 잊어요 나쁜 이 남자.

문뜩 두려워졌다.

앞으로 세상 슬픈 노래는 다 내 일인양,

세상 모든 이별마다 감정이입할 것이고

엄마가 나오는 드라마는 어찌 볼 것이며

무슨날 무슨날은 어찌 견딜까.

내 나이 오십이 훌쩍 넘어

엄마와 보낸 시간이 길다면 길었지.

그럼에도 아쉬움이야 환장할 만큼 크겠지만

괜찮다, 괜찮다, 위로를 해야는게 맞겠지.

근데 50 엄마의 갱년기를 알아주지 않아서..

그 허무함과 쓸쓸함을 헤아려 드리지 못해서..

60 엄마가 손주 키우며 힘든거 알면서

애기들 이뻐 힘든줄 몰랐다는 말에 숨어

그 뒤에 허리 끊어지는 고통도 눈 감아버리고.

70 엄마가 우린 잘 지내, 걱정말어 하시길래

그 말씀 받아 냉큼 믿어버렸던 내가 야비해서..

늙고 병들어 얼마나 아프셨을까.

내 손길을 얼마나 그리워 하셨을까.

그러니 나는 기꺼이 벌을 받아야 해.

이 모든 걸 하나씩 깨닫고 느끼면서

매년 매년 후회하고 자책하며 살아가야지.

그렇게 조금씩 철이 들텐데

그땐 나의 그녀는 아니 계실테니

철든 내 모습은 어디에 보여드려야 하지?

자라난 내 마음은 어떻게 전해야..

어매, 좀 갈챠주지 그러셨소?

다 그런거다, 세상 사람 다 그렇게 사니

너도 버틸 수 있다고 해주시지..

내 잘못 너그럽게 용서해 주신다고

한 말씀만 내려 주시지.. ㅠ ㅠ

Naver
목록으로

댓글

5
로그인 하고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