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2월 초 , 회사 제휴로 가족검진이 있길래 아버지 건강검진을 해드렸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위암 선고를 받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50대 초반이시고 젊은 시절부터 주에 4일 이상은 술을 드실정도로 애주가에 흡연도 하셨습니다. 맛있는것을 먹는게 삶의 낙이신 분인데 위암이라니 절망적이었어요.
1년 전 내시경에서는 역류성 식도염만 있었는데... 전문 대형 검진센터에서 나온 결과였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암센터도 돌았는데 똑같은 소견이었고요. 심지어 저분화라 속도도 빨라서 얼른 수술이 시급하다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검진에서 간수치가 안좋게 나오고 피부에 비립종이 퍼지더니 선고 받기 3개월 전쯤 발에 갑자기 풍이 와서 퉁퉁 붓고 못걸었는데 그게 전조 증상이었던거 같아요.
부모님 앞에서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수술 일정이 잡히기 전까지 출근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서 힘들었어요. 퇴근하고 오면 눈물 글썽이면서 밤잠 못이루고 초록창과 아름다운 동행을 수시로 들락날락하며 공부했습니다. 아름다운 동행에서 정말 많은 정보 얻었습니다.
12월 26일에 운좋게 세브란스 이용찬 교수님 진료를 잡았습니다. 삼성 서울 포함 두세 군데 진료를 잡았지만 가장 빨리 되는 곳이 세브란스 였고 부모님 자체부터 이미 세브란스에서 로봇 수술 받기를 강력하게 원하셔서 일사천리로 진행 됬습니다.
(Tip: 저도 처음 선고 받고 경황도 없을땐 잘 몰라서 진료를 소화기내과, 위장관 외과 둘 다 잡았는데 굳이 그럴 필요 없고 소화기 내과쪽에서 보기 힘든거면 알아서 외과쪽으로 토스 해주시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저희 아버지 같이 저분화나 분화도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어떻게 보면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명의를 찾고 긴 시간 대기하기보다는 빨리 상황을 파악하고 서울 big5 암병원에서 가급적 수술이 빠르게 될 수 있는 선생님을 찾는게 더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마침 1월 12일에 시간이 비어서 수술 일자가 잡혔습니다. 아버지는 회사에 휴직 내시면서 수술 앞두고 2주 남짓한 시간 동안 맛있는것도 맘껏 드시고 보고싶었던 사람들도 만나면서 연말, 연초 보내셨습니다.
수술 후 살도 많이 빠지고 앞으로 못먹는 음식이 더 많을거라 큰 맘 먹고 인당 10만원 넘어가는 호텔 뷔페 보내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셨어요.
수술 후에 뷔페 다녀와서 그런가 그나마 음식 생각이 덜 난다고 하시는거 보면 수술 전 뷔페나 좋아하는 음식 맘껏 같이 먹으러 다니는 것도 괜찮은 것같아요.
로봇 수술은 4시간 반~ 5시간 정도 걸렸는데 출혈이 적어서 회복은 다른 수술에 비해 빨라서 좋았어요. 그러나 5인실은 정말 비추천합니다,,,
검소하시고 본인한테 비싼 돈 쓰는거 아까워하시는 분들이라 병원비 많이 나간다고 5인실 고집하셨는데 수술 하고 내려온 당일 양쪽에서 코 너무 심하게 고셔서 잠 한숨 못주무셨어요.
간호사들 회진돌고 수시로 오니까 잠 못주무셨는데 맞은편 환자랑 보호자가 너무 민폐셔서 낮에도 못주무시고 그런 와중에 예민해지고 밥도 못먹으니까 화장실은 커녕 가스도 못빼고 상태는 점점 안좋고...
그러고 간호사가 시키는거 힘들다고 잘 안하다가 결국 발에 통풍 도져서 걷지도 못하고 고열 나서 고생하시고 퇴원은 다른 환자들에 비해 좀 늦게 하셨어요.
따뜻한 온열팩이랑 수면 안대, 귀마개 꼭 챙겨가시는게 좋고 겨울이라 너무 건조해서 미니 가습기는 진짜 필수템이에요...
수술하고 죽을 하루에 4끼 이상 나눠 먹어야하는데 집에 오고 나서 밥도 잘 못드시고 너무 기력이 없으셔서 어머니가 예약해놓은 요양 병원 바로 보내셨어요.
거기서 주사랑 영양제 이것저것 맞고 조금씩 드시기 시작하면서 천천히 좋아졌어요. 죽이 질리면 옥수수 스프, 양송이 스프 드시고 미리 맛별로 사다놓은 뉴케어 병행하면서 드시니까 좀 낫더라구요.
( 인테이크에 파는 죽 먹기 간편하고 맛있어요)
그러고 오늘 첫 외래였는데 1기 a, 전이 없고 항암 안해도 된다는 소견 받았습니다.
암 선고 받고 최종 병기 나오기 까지 정말 온 가족이 하루에도 몇번씩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으로 살았는데 이제는 걱정 한시름 놓고 살아도 될 것 같아요.
아버지 친구분 중에서는 대장암 말기였는데 요양원 가서 비타민 요법 쓰시면서 즐겁게 사셨더니 5년 후에 완치 판정 받으신 분도 계셔서 희망 꼭 가지셨으면 좋겠네요.
+ 저희 아버지는 검진센터에서 바로 산정특례 암환자로 등록 진행을 해주셔서 병원비 부담 크게 없었어요.
그리고 원래는 아버지가 22년 위암 국가건강검진 대상자인데 끝까지 미루다가 안하려하셨는데 저희 회사 제휴로 가족 건강검진 제대로 하는데 가서 받아볼 수 있다 하셔서 하신거였거든요. 제때 받아서 산정특례 받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인것 같아요.
그리고 산정특례 등록이 되면 5년동안은 세법상 장애인으로 최대 200만원까지 공제 받을 수 있으니 증명서 잘 떼서 연말 정산하실 때 챙기셔요~
밑에는 암 수술 앞두신 분들 위해 정보 공유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사진 남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