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패혈증 쇼크를 이겨낸 아빠의 기적

원투셋 l림보
2023.03.16 23:20 | 조회 6k

우리 아빠(58) 작년 이맘때 아산병원에서 호지킨림프종4기 판정받았습니다

브렌툭시맙aavd 항암 12회차 중 10회차 이후 코로나 걸려서 폐렴까지 힘들게 다 나았어요

지난주 목요일(3.9) 코로나 완치 이후 폐사진 넘 깨끗하다고 11회차 항암했어요

금요일(3.10)는 입맛도 좋아 밥도 잘 먹고 수업(학원강사입니다)까지 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어요

일요일(3.12) 숨가쁨, 흉통, 고열 등 증상이 있었는데 평소에도 항암하고 오면 자주 겪던 일이라 타이레놀 먹고 버텼어요

월요일(3.13) 아침에 전날보다 심해졌고 자가호흡이 너무 힘들어 집앞 2차병원에 입원하러갔는데 폐사진이 너무 이상하다며 서울로 전원보내 간호사동승 응급차 타고 올라갔습니다

그동안 저혈압 심해 승압제 들이붓고 호흡곤란까지 왔습니다

저녁6시경 서울 도착하니 의료진들 총집합해서 여기저기 쑤시고 검사 결과 패혈증 쇼크 진단 받았습니다

아빠가 항암하면서도 제일 무서워하던게 패혈증이었어서 얘기듣고 많이 놀랐어요 갑자기 이렇게 심각해질줄은 생각도 못해서...

응급실 선생님이 오늘밤에 잘못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얘기를 하셨어요😭

그리고 코로나가 또 양성 나온걸로보아 몸안에 남아있던 코로나가 항암하면서 다시 설친것같아요

호중구 180에 염증수치 30~40 이렇게 심각한 수치는 처음 봤어요...

혈압이 안잡혀 승압제 최대용량으로 쓰고, 호흡곤란때문에 기도삽관까지하고 코로나 중환자실갔어요

이날 밤에는 엄마랑 서관에서 쪼그려 잤어요 다행히 밤이 무사히 지나갔고 면회도 아예 안된다며 상황이 달라지면 전화준다고 일단 집으로 내려가라고 해서 왔는데 아무일도 손에 안잡히더라고요...

화요일(3.14) 아침에 병원에서 전화왔는데 다른 변화는 없고 아직 승압제도 거의 최대치, 호흡도 기도삽관 의지해가며 하고있다고 했어요 열도 많이 높고 ㅜㅜ

승압제 많이 쓰면 손발이 괴사된다는 걸 알고있어서 많이 걱정했지만 그래도 혈압이 유지된다는거에 안심하고... 제발 전화안오길 바라며 참 긴 하루를 보냈네요

수요일(3.15) 아침에 병원에서 승압제를 1/3로 줄였다는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을 전해줬어요

근데 이날 오후에 아빠한테 전화가 온거에요... 기도삽관을 못빼서 아무말도 못했지만 전화를 걸었고 카톡으로 '배 고파' 라고 왔어요 ㅠㅠ

너무 위험한 고비를 잘 넘겨줘서 정말 고맙더라고요...

목요일(3.16) 아침 전화에서는 승압제도 더 많이 줄였고 염증수치도 14로 떨어졌고 혼자 호흡을 잘하고 있어서 오늘중으로 기도삽관도 뺀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리고 진짜 기적처럼 기도삽관 빼고 아빠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었어요 내일 일반병실로 옮기신다 하네요...

지금은 진통제를 줄여서 힘들어하시긴합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너무 멀지만 위험한 고비를 다 넘겨서 너무 감사하고 또 행복해요

엄마랑 많은 글들을 찾아봤지만 패혈증 쇼크로 인해 승압제 최대치에 기도삽관까지 가면 회복이 어렵다는 부정적인 글들만 가득... 근데 진짜 기적은 있는거고 이렇게 빨리 회복하는 사람도 있어요

혹시 이 글 읽으시는 분들께서 저희와 비슷한 상황이라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기도해주시고 힘낼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코로나 완치 했더라도 몸에 바이러스가 남아 이렇게 또 위험해질 수 있으니 컨디션 좋아도 항암은 좀 쉬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바로 하는게 몸에 큰 무리를 주는듯합니다 ㅠㅠ

동행에 있는 모든 분들... 평안한 밤 되세요! 여러분들께도 꼭 기적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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