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눈부신 세상-나태주

미카엘2015ㅣ설본
2023.10.13 16:13 | 조회 429

눈부신 세상

나태주

멀리서 보면 때로 세상은

조그맣고 사랑스럽다

따뜻하기까지 하다

나는 손을 들어

세상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자다가 깨어난 아이처럼

세상은 배시시 눈을 뜨고

나를 향해 옷음 지어 보인다

세상도 눈이 부신가 보다

요즘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꺼내 다시 읽고 있습니다. 시집은 언제 어디서 읽어도 다 좋지만 특히 지하철에서 시집을 펼쳐 읽기 시작하면 웅성거리던 지하철 안이 갑자기 조용해지면서 활자로 줌인이 되면서 주변 사람들은 아웃 포커싱이 되고 오직 글자만 또렷해지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합니다. 더불어 마음에 쏙 드는 음악이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하면 행복호르몬인 도파민과 세로토닌, 옥시토신과 엔돌핀이 폭포수처럼 흘러나와 저절로 입이 귀에 걸립니다.

나태주 시인의 '멀리서 보면' 이라는 시를 읽으며 나는 The Rose를 부른 배트 미들러의 From a distance (멀리서 보면)라는 동명의 팝송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면서 혹시 나태주 시인께서 이 노래를 알고 계실까?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노래 가사도 시와 다름이 없으니 찬찬히 감상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오늘 전해드리는 사진은 출근길에 만난 ‘가을빛 머금은 눈부신 세상’의 모습입니다. 가을햇살은 모든 것을 익어가게 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진 속에 담긴 모든 풍경에서 무언가 익어가는 냄새가 나는 듯합니다. 사진과 시와 배트 미들러의 노래까지 오늘은 삼종세트로 꽃 편지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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