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아버지는 먼 소풍을 가셨어요
1년 2개월 투병기간 병원 생활 전전하시며
집에 가고싶을법도 했을텐데
집에 가고싶다고 고집해본적 없으시고
마지막 돌아가시는 그 날 까지 단 한마디
애원 없이 고통없는 그 곳으로 가셨어요
마지막 웃으며 빵조각 나눠먹던 8월 17일
5살 손주 얼굴 계속 쓰담쓰담 하시면서
안녕 하며 손까지 흔들어 주셨는데..
얼마안가 섬망으로 모진소리 하시다가도
못난딸이 흐느끼며 사랑해 라며 한마디 했더니
나도 사랑해 라며 대답하던 아버지가
52세 찬란한 새로운 시작을 꿈꾸던 나이에
정말 눈물 몇방울 흘리시며 말도없이 가셨어요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고 슬퍼할 겨를없이
멍하니 16시간을 잠만잤고
삼우제 챙기고 집으로 돌아와 아빠 사진
매만지며 소리없이 눈물만 줄줄 흐르더라구요
다음날 아침 5살짜리 저의 아들이
울며 일어나 말하기를
의정부 하부지는 이제 볼수없냐며 엉엉 울더라구요
그 말도 너무 슬픈데..
뒤이어 "엄마 하부지가 안녕이래
빨간색 하얀색 하늘색 옷을 입고 뾰족한 다리로
걸어갔어"
라고 하는데 그동안 소리 없이 흐르던 눈물이
결국 소리를 토하며 울부짖게 되더라구요
1년 2개월 그동안 하반신마비로 병원에 누워만 있던 아빠가 그 마른 다리로 걸어서 갔다는게
그 모습이 5살 아이 꿈으로 나타난게
너무너무 슬프면서 그럼에도 걸어갈수 있었다는게
왜그리 다행인건지
실컨 울고나니 나를 빤히 쳐다보며 울상인 5살짜리 아이가 "하부지 사진보고 울지마 엄마"
하부지는 사진에 없어 비행기 타고 하늘나라 갔자나
라며 말하는데 그순간 눈물이 쏙하고 들어가더라구요...
친할아버지가 저 5살에 돌아가셨는데
아빠는 늘 제가 있기에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고 했어요
너를 낳아서 할아버지 에게 큰 효도를 했다며
저를 늘 아껴주던 아빠에요.
그 말들을 이젠 이해할수 있게됬어요
아빠가 그때 5살이였던 내가 큰 위로가 되서
나의 기억에 아빠의 울던 모습이 없던거구나
라고 전 이제서야 이해가 되네요
아직도 실감이 나지않아서
자꾸만 곱씹으면서 아빠와의 추억들을
주마등이 스쳐가듯 생각을 합니다
너무 보고싶다가도
애써 죽음을 외면하고 싶고
아빠를 추억하고 싶다가도
아들에게 슬픔을 공유하지 않으려고
애써 웃게되는거 같고 더 빠른 일상을 찾는거 같아요
어쩌겠어요 지금 난 엄마인걸
아빠도 그땐 그랬을테죠
참 보고싶지만 한편의 추억만 곱씹고
일상을 즐기고 있어요
어여 빨리 캠핑가는 그날만을 저와 아들은
기다리고 있어요
아빠에게 배운 사랑을 저의 아들에게 똑같이 주며
일상을 행복하게 살아가려해요
오늘도 다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