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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밑을 걷는 사람에게>
이종화
걸어온 길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때는 그래야 할 이유가 있었고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그만 아파하고 미안해하지 마요
그도 당신을 이해하고
당신처럼 걸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나무 그늘에서 슬퍼하지 않도록
저토록 붉게 웃어주는 단풍을 보세요
꽃보다 붉은 한 계절이
당신 눈앞에 있습니다
지난 길
남은 길
모든 길이 사랑입니다
올해 단풍이 가물다고 합니다. 노란색 단풍은 그런대로 제 빛깔을 내는데 빨간 단풍은 선명하지 못하고 좀 칙칙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단풍이 거르지 않고 찾아와 준것만 해도 고맙고 감사한 일이지요. 더 바라면 그건 욕심일 겁니다. 지난주 아내와 종묘를 시작으로 서순라길을 거쳐 창덕궁 한 바퀴 휘휘 돈 후 창경궁으로 빠져나오는 고궁 산책을 했습니다. 종묘는 현재 정전을 수리 중이라 알맹이가 빠진 기분이 들었지만 그래서인지 관람객들이 적어 오히려 한적하게 구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보내드리는 시의 제목이 ‘단풍 밑을 걷는 사람에게’입니다. 단풍 밑을 걷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은 다른 계절과는 사뭇 다룰 수밖에 없는데 시인은 그것을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 길 남은 길 모든 길이 사랑’이라고 전해주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단풍 아래를 걸어보세요 단풍물이 머리를 거쳐 심장으로 내려와 사랑하는 마음이 더 깊게 물들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