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나의 항암일지-2

달려라한이l위본
2023.11.17 20:51 | 조회 725

9시간 이상은 꼭 자려고 한다. 잠은 보약이니까.

이젠 매일 같은 시간 잠들고 일어나는 게 꽤 익숙해졌다.

1년 전만 해도 12시를 넘기는 건 기본이었고 새벽에 잠드는 게 일상,

어두운 밤이 돼야 집중도 잘되고 작업 효율도 높아(변명이지만) 항상 늦게 잤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 매일 운동하고 끼니도 착실히 챙겨 먹었지만 정작 잠자기는 덜 신경 썼었다.

뭐 그래서 암에 걸렸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몸의 입장에선 꽤나 피곤한 삶이었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

다시 항암을 시작하면서 맨발 걷기(어싱)를 시작했다. 용산 가족공원에서 걷고 있는데 황톳길이 있어 참 걷기 좋다.

어싱이 유행이긴 한가보다. 항상 걷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슬슬 발이 시린데 모두들 엄청 잘 걸으신다.

걷다 보면 점심을 먹고 공원을 걷는 직장인들이 자주 보인다. 참 부럽다. 그들의 일상이 부럽다.

저 사람들은 모르겠지, 내가 이렇게 부러워한단걸. 나도 몰랐었지, 그 건강이 축복이었단걸.

부러움이란 감정이 나에겐 참 낯설다. 누군가를 부러워 했던 적이 있었나..? (남에게 큰 관심이 없는 성격)

아무튼 요즘엔 건강한 일상을 살아가는 모두가 부럽고 그렇다.

딱 기다려, 나도 곧 돌아갈거야!!

생각하기 나름이다!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 그리고 되뇌는 말.

나의 하루 속엔 힘든 점도 있지만, 감사한 것 투성이다.

항암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오심이 없어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매일 하늘을 보며 두 발로 걸을 수 있다는 것,

내 방 침대에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다는 것,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일인가.

행복의 3요소는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기' 라는 걸 장폐색으로 고생할 때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

잊지 말아야지. 정말 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두 번째 기록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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