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는 말 그대로 전형적인 가부장적 경상도 아버지였습니다
어릴때부터 가정폭력이 심했어요...
그러다 제가 성인이되고부터는 다른 여자와 바람도 피웠구요...
엄마를 설득해서 두분 이혼을 하게했었죠...
이혼하고 5년정도 서로 연락도 없이 지냈어요...
그러다 얼마전... 엄마에게 아버지가 저를 그리고 제 아들 딸을 많이 보고 싶어한다고... 한번 만나보는게 어떻겠냐고...
저에게는 너무나 두려운 존재였기에 선뜻 만나겠다고 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올초에 한번갈께요가 마지막 인사가 되어버렸던 외할머니가 생각이 났고... 어쩌면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버지를 만났어요...
5년만에 만난 아버지는 제가 생각했던것보다 너무 다른 모습이여서 너무 놀랐어요
키도 크고 뚱뚱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덩치도 있으신 분이였는데
너무나 깡마른 할아버지가 되었더라구요...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와 저녁식사만 간단히 한채 헤어지고 돌아서는데 이제는 엄마를 때리지는 못하겠구나
이생각이 먼저 들어서 속상했어요...
제가 돌아오고 며칠뒤... 다른지역에 계시던 아버지가 제가 있는 지역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어머니께 들었어요
아무리 아파도 본인이 직접 병원가던 일은 없으시던 아버지였는데 속도 불편하고 소화도 안되서 병원엘 갔더니 빨리 큰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며 엄마를 찾으셨던것 같아요...
저랑 엄마는 같은 지역에 살고있거든요
병원 응급실로 가셨던 아버지는 이런 저런 검사를 하시고 입원 결정이 나서 입원했다는 소식에 퇴근하고 들렀더니
얼굴, 몸, 눈 전부 노란색이였어요... 황달이 너무 심해서...
일단 황달 수치랑 당뇨수치를 조절해야 한다고 몸에 호스를 끼우는 시술을 했어요...
그날 저녁... 의사선생님 말씀이... 담관암인거 같다고... 담관암도 종류가 여러가지 인데... 너무나 불행하게도 자리가 좋지 못해서 수술은 힘들거 같다고... 항암도 소용이 없을거 같다고...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도 안되고 믿기지 않았어요
며칠을 멍하니 넋나간 사람처럼 지내다 교수님께 면담신청을 했습니다
정확한 상태도 알고 싶고 혹시 다른 병원에서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해서요...
그랬는데 너무나 단호하게 담관암 4기이고 이미 암이 퍼질만큼 퍼져있고 간문부 담관암이라 수술불가, 항암은 해도 소용도 없고 다른 병원을 가도 마찬가지라고...
황달이 생기지 않도록 스탠드삽입술만 해서 퇴원하고 집에서 드시고 싶은거 드시고 하고싶은거 하게 해드리라고...
병원에서 해줄수 있는게 없다고... 18개월에서 길어야 54개월정도 남은거 같다고...
그 말을 듣고 돌아서서 나오는데 그제서야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였어요...
다른 여자 좋다고 떠난 아버지인데... 아프니까 엄마 찾아온거 같아서 원망도 했었는데...
고통도 점점 심해지는거 같던데 과연 엄마가 아버지 케어를 할수 있을까 싶기도하고...
걱정만 많아지네요...
어디다 하소연하지도 못하고 너무 답답해서 주저리 주저리 떠들어봅니다...
정말 수술도 항암도 그 어떤 치료도 못하고 이렇게 손놓고 죽을날만 기다려야 하는건지... 너무 답답하네요...
아버지는 당장 내일이라도 죽을것 처럼 이야기하고... 그걸 보는 엄마도 저도 마음이 너무 안좋네요
올해 무릎수술을 해서 엄마도 케어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이렇게 되니 더 힘드네요
아버지 병명을 듣고 이것저것 찾아보다 이카페를 알게되었고...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암환자가 있다는것에 너무 놀랐어요...
다른 병원을 가보는게 맞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