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엄마의 검진통과..그리고 엄마도 엄마가 보고싶다

판돌123 l 난본대보
2023.11.25 16:14 | 조회 1.3k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

떨어진 기온으로 다들 힘들어하실텐데..

그저 올겨울도 무탈하게 지나가길 간절히 바랍니다

저희집은 엄마 대장암 저는 난소암 그리고 식도암으로 돌아가신 아빠까지 불과 몇년전엔 생각도 못했던 암페밀리입니다

그래도 수술잘받고 항암도 잘받고 이런저런 이벤트도 넘기며 그럭저럭 잘 지내고있어요

저번달은 엄마 두번째 검진통과하셨고 이번달엔 재작년 수술받았던 뇌동맥도 잘 유지하고 계신다는 반가운소리를 들었어요

어려운 수술을 몇번씩 겪으면서 그래도 잘 이겨내는 엄마가 안쓰럽고 애틋하고 한편 대견하기도해요

이런엄마를 보면서 더 잘해야하는데 제가 느끼는 요즘 엄마는 많이 약해지셨어요

일주일에 병원을 여러곳다닐만큼 몸의 변화를 느끼면서 엄만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보고싶다고 그러십니다. 이러다 평생 가보지도 못하고 죽을것 같다고 억지부리시고 계세요. 그런데 할머니 계신곳을 자주갈수없는 사연이있어요

얘기가 좀 길긴한데 엄만 유복자세요

자세한건 엄마가 말 안하고싶어해서 잘 모르지만 엄마낳고 젊은나이에 혼자되신 할머니가 불쌍한지 외가댁에서 재혼을 시키셨고 그리고도 평탄하게 못사시고 개가를 여러번 하신걸로 알아요

엄만 부모없이 엄마의 외가댁에서 살다 저의 친할아버지가 이뻐하셔서 며느리삼고 싶었는데 호적이 없어 친할아버지가 직접 호적도 만들어서 우리아빠랑 결혼시키셨대요

그런 할아버지가 오래사셨으면 엄마의 인생도 사랑받고 따뜻했던 기억이 더 많았을텐데...

저는 학교갈때까지 외할머니 존재를 몰랐어요

동생이 태어났을때 왠 한복을 곱게 입으신분이 들어오셨는데 그분이 외할머니라고 하더라구요

평탄하게 못사시다 돌아가실땐 엄마가 거둬주셔 장례를 치르는데 난생처음본 아저씨란분이오셔 할머니을 모셔갔어요 아마 외할머니 마지막 서류에 있을 가족이겠죠

암튼 할머니는 지금 우리는 잘 모르는 어느가족 종중산 외진곳에 비석도없이 혼자계세요

이번에 할머니못보고 나 죽으면 어떡하냐고 하도 생떼를 부리셔서 제보호자와 동생이 날맞춰 연차를내고 같이 갔는데 엄마가 할머니앞에서 엄청 우셨어요

언젠가 제가 엄마한테 물어본적이있어요

"엄마는 외할머니가 키우지않았는데도 보고싶을때가 있어?" 그랬더니 엄마가 "그럼 엄마는 늘 보고싶어 엄마는 영원한 엄마야"라고 하셨어요

추억이 거의없는 엄마지만 그래도 그리우시겠죠

저랑 동생은 엄마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파서 이제부터라도 가끔씩 할머니께 다녀오자했어요

엄마의 인생을보면 사랑받던 따뜻한 기억이 별로 없는것같아요. 부모품에 있어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이뻐해서 며느리삼았던 할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또 눈만 마주치면 으르렁 싸우지만 서로 며칠만 떨어지면 못살던 아빠도 암발병후 3개월만에 보내고 본인도 딸도 암치병중이고..

저 수술들어갈때 그냥 단순한 종양제거라고 하고 들어갔는데 나중에 암이라는거 알고 훌쩍훌쩍 울면서 니가 엄마보다 오래살아서 엄마 먼저 보내줘야한다던 우리엄마가 또 아프셔서 다음주 병원예약했어요

그냥 단순한 염증이면 좋겠는데..

제가 수술후 못먹는단 소릴듣고 엄마가 해주는건 잘먹을거라고 동치미한통을 엘리베이터를 탈수없으니 계단으로 병동까지 들고오던 괴력을 보였던 엄마의모습을 다시 보고싶어요 꼭 다시 그렇게 되겠죠?

저도 이런저런일들이 있지만 잘 지내고있어요

이번달부턴 개복후 처음으로 복대도 풀었구요 아직 통증으로 힘들긴하지만 적응잘하고 있습니다

다음달에 또 검진이라 쫌 걱정도 되긴해요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한지 가끔은 청소기를 밀다가도 설거지를 하다가도 커피를 마시다가도 양치를 하다말고 아니면 그냥 걷다가도 갑자기 눈물이 복받치게 날때가있어요.

더 단단해져야할것 같아요

제가 더 건강해야 엄마의 보호자가 될수있으니까요

오랜만에 쓸데없는글 길게쓰고갑니다

그냥요..

요즘 엄마때문에 많이 속상하더라구요

다들 추워진날씨에 옷 단디입으시고 따뜻한물 자주 드세요 요즘 독감 너무 독해요

무탈하게 올겨울도 잘 지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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