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설레발은 잠시 넣어두세요...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해님달님 동아줄l대본
2023.11.26 07:24 | 조회 3.4k

일단 동행의 모든 분들을 존경합니다..

열심히 싸우고 계시는 환우님 비롯해 그 곁을 지켜주고

계시는 보호자님들..모두 모두요..

전....글쎄요...예민하지만 긍정적이고

나약하지만 사실은 강한..그런 사람일거다 하면서

살아왔어요...암에 걸렸을때도 전이가 됐을때도

충분히 좌절하고 일어섰어요..

할수있다고 생각했고 저 자신에 대한 믿음과 신뢰도

컸었지요...그래서 일상생활에서 엄마로 아내로 딸로

친구로 변함없이 흔들림없이 잘 해내고 싶었고

그 욕심에 또 잘해냈어요..

2차항암 퇴원 직후 울 애기들 현장체험 도시락 싼다고

5시부터 일어나서 만들고

항암 입원 전날이 시댁제사라 가서 전도 붙이고

매일 운동도 안빼먹었고

그렇게 열심히 잘 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컨디션이 좋다고 설레발..탓이였을까요...

이번 3차항암에 모든게 무너졌어요..

입원 피검사부터 통과가 안돼서 호중구주사로

시작했더니..입원 첫날부터 오심.구토가 안잡혀서

패치.아킨지오.자이프렉사.아티반.맥페란+덱사 포함

그 무엇도 효과가 없고..금욜 입원 화욜퇴원까지

한끼도 못먹고..밥시간에는 옥외정원 벤치에 드러눕고..

전이 전에 젤로다 항암때는 이건 의지의 문제다!!

독하게 먹토먹토하고 항암 당일 빼고는

1일1등산 하면서 어떻게든 제 자신을 끌고 갔었는데요

폴피리 아바스틴을 하면서 이번 3차때 깨달은거죠..

아..의지만으로 안될수도 있겠구나..

그래도 병원을 벗어나면 뭐라도 할수있을것이다

해야한다는 강박에 퇴원하자마자 먹겠다 먹을수있겠다

싶은건 뭐든 시도를 했어요..걷기 운동도 함께요..

그런데 진짜 이번에는 포기해라...넌 이번생은

여기까지다...개시처럼 목욜부터 설사.복통.구토.고열

4종세트가 한꺼번에 몰려오는데..참지를 못하겠는

거예요....제 암인생의 최종목표는 물론 완치이겠지만

아픈 엄마로 기억되지 않기!! 이거든요...

그래서 애들 앞에서는 진짜 아픈티 안내고 아프기

전보다 훨씬 더 밝고 러블리한 엄마 컨셉인데..

누워있는 모습도 보여준적이 없었는데...

목요일부터는 그게 안되는 거예요....

못 일어나겠더라구요...우리 7살 아기가

엄마 어디아파 물어서 배가아프네 체했나봐 했더니

아기 베아플때 먹는약을 찾아서 누워있는 제 머리맡에

두고 나가는데도 머리 한번 못 쓰다듬어 줬어요...

다음날 엄마가 와서 병원가자 어쩌자 해도

항암부작용이야 지나면 괜찮아질거야 하면서

3일을 버텼나봐요...버티는 동안에 몹쓸 생각이지만

진짜 내일이 없었으면 좋겠더라고요..

그럼 그냥 체해서 배가 아픈정도로만..그렇게 알고

살아가면 좋지않겠나 하면서요...

토요일에 결국 남편이 애들 다 시댁으로 보내고

강제로 차를 태워서 응급실로 왔어요..

오는 중에도 급박변때문에 화장실 찾느라고..

진짜 이건 제가 조절할수 있는게 아니였어요..

(그 와중에 새벽에 어싱한다고 바닷가 가서..기어서 하고 온...영하...omg)

장염...코로나..염증수치10배이상 증가..

병원 오기전부터 입원 짐을 챙기자는 남편에게

입원은 절대 안된다!! 죽어도 입원은 싫다면서 왔는데

병원에서는 이대로 집에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절대 입원해야된다해서...제가 져서 입원중이예요...

어제부터 항생제를 때리붓고 있는데...

설사는 전혀 잡히질 않고...따라서 못먹고 못자는건

여전한데..그런데 뭔가 먹고 싶은게 하나둘씩 떠오르는

기이한일이 생기면서...요렇게 글도 쓸 힘이 생겼네요..

진짜 어제까지는 티비.휴대폰 소리 영상 다 싫어서

보지도 만지지도 못하고...와중에 검색은 다 동행들어

와서 해보고...암튼 그랬는데..10일만에 첨으로

회복의 징조를 맛보니깐....

동행님들 생각이 많이 났어요..

다들 위대하시다..위대한 용사들이시다..

져도 진게 아니고 이겨도 이긴게 아닌 이 전쟁터에서

우리는 동행하고 있구나...생각이 들었어요..

몹쓸 생각까지 들 정도로 진짜 힘들었는데

내 나약함이다 유약함이다 탓하지않고 있어요..

제발 이정도의 시련까지만 주시라 맥스를 말씀드리고

싶은데 종교가 없는 저는 믿을게 또 저밖에 없어서..

아..그 맥스는 내 몫이구나 깨닫고 말았거든요...

그러니 어째요....또 아 시련은 여기까지인가보다하고

또 나아가는 수 밖에요...

아 또 하나...단순해야 살기 편하다는걸 깨달았어요..

아프면 병원가고 약먹기!! 그게 뭐라고 3일을

산송장처럼 그러고 버텼는지...

위장출혈도 의심돼서..언제 퇴원할지 모르겠지만

빨리 퇴원해서 수박 먹고싶어요!! 지금 1순위입니다..

저 코로나라 음압격리병상에 갇혀있거든요..

운동도 못하고 밥도 못먹고 암것도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살만해서 또 기분좋게 있을까 합니다

요점!!

시련은 언제든 온다. 그러나 극복도 함께 온다

세상 단순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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