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가족 상담을 받으시는 분도 계신가요?

포카리l유본
2023.11.30 01:52 | 조회 679

첫 진단 받고 한 달 동안 너무 마음이 힘들어서, 참다가 자유게시판에 글을 쓴 적이 있어요. 따뜻한 말, 응원의 말 너무 감사했는데... 당시에는 보기만 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인사를 못 드렸어요... 정말 힘이 많이 됐습니다.

또 한 달이 흐른 지금은 항암도 시작했고! 잘 해내고 있습니다.

유형이 삼중음성이어서... 결국 제가 생각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또 나왔지만, 브라카도 아니고, 의심소견을 보이던 겨드랑이는 깨끗하고, 석회도 없이 암 덩어리 하나가 전부여서 나만 잘 버티면 훌훌 털어낼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다만... 가족들 멘탈 케어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할머니, 할아버지 장례식 말고는 엄마가 우는 거 처음 봤어요. 암이라고 했을 때도 씩씩하셨고, 같이 힘내자고 싸워보자고 응원도 해주시고. 근데 함께 외래 가서 삼중음성 얘기 듣고는 목소리에 울음이 섞이시더라구요. 또... 제가 좀 빨리 머리를 밀었는데... 엄마가 소리내서 우시더라구요. 저는 그냥 웃겼거든요. 타조 같아서 ㅋㅋㅋ 근데 오열하시더라구요... 그걸 보니까 암 진단 받고 저도 처음으로 눈물이 나더라구요. 이런 걸로 울 일 없을 줄 알았는데...

내가 아파서 온가족이 힘든 게 너무 싫어요. 언니는 처음부터 울어요. 한 달 내내 제 눈만 마주치면 울었어요.

내가 만든 이 상황이 너무 싫은데 적어도 3년은 계속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서... 이러다 가족이 골병 날 것 같은데... 본원에 가족 상담도 함께 받으시는 분들 계실까요...?

저는 치료 플랜 듣고부터는 거짓말처럼 마음이 편해졌어요.

제가 아빠를 운전 셔틀 시키는 매우 불속성 효녀인데... ㅋㅋㅋ... 나이가 좀 있는데도 막내라, 병원 갈 때마다 부모님이 함께 하세요.

처음에는 부담이었거든요. 항암 주사만 맞는 것도 따라오시니까. 근데 병원 가는 날은 회사도 병가여서 그날 하루 온전히 엄마아빠랑 같이 있는게 또 좋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정말 괜찮아요. 오히려 아프기 전 회사에 목 맬 때보다, 암 환자로 생활하는 지금이 더 마음이 홀가분할 만큼요. 언제 또 부모님이랑 이렇게 붙어서 놀겠어요!!! 근데 다른 가족들이 걱정이에요. 다들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차라리 참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엄마아빠는 부러 더 담담한 척하시니까... 차라리 언니처럼 울면 놀리면 되는데...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질까요? 얼마나 흘러야 다들 제 타조 머리를 보고도 웃을 수 있을까요. 이런 걸로 상담 거리는 되는 건지... 또 가족들한테는 같이 상담 받아보자고 어떻게 말해야 할 지... 씨알도 안 먹힐 것 같긴 한데... 모든 게 다 처음이고 초기여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걸까요. 새벽이라 글이 또 길어지네요. 이런 글은 대낮에 써야 자아가 정신을 차리고 필요한 말만 할텐디...

다들 가족들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해요. 다들 잘 버티고 잘 싸우고 훌훌 털고 완쾌하시길 바라요.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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