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호스피스를 가는 시기 참 어렵네요

니니l췌보
2023.12.08 13:26 | 조회 2.3k

오늘 호스피스 전원을 왔습니다. 섬망에 시달리던 환자가 코까지 골면서 달게 주무세요. 진통제 때려부어도 잔다기보다 의식을 잃는 거나 다름없던 분인데 코 고는 소리 오랜만에 듣네요.

제가 온 곳은 1인실이고 좀 답답하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전 괜찮네요.

진작 올걸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호스피스라는 게 최후의 최후까지 왔을 때 오는 곳이지만요. 저희는 췌장암 말기때 진단받았기 때문에 아빠도 저도 호스피스부터 알아보잔 입장이었습니다. 주변에선 저를 많이 혼냈어요. 치료를 할 생각은 안하고 무슨 짓이냐고요. 그런데 막상 병원에서 어서 그쪽을 알아보라 했을 때는 호스피스가 얼마나 들어가기 힘든 곳인지 알게 됐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너무나 짧다는 것도 알았어요.

사설 구급차 타고 오는데 타본 분은 아시겠지만 너무 거칠잖아요. 이 쇠약해진 분을 데리고 무슨 짓인가 싶고 무슨 일날까봐 식은땀 나더라고요.

마지막까지 머무실 곳인데 의식이 온전하고 이동이 자유로울 때 와서 결정하셨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들어요.

응급실로 병원 입원할 때부터 저는 마음을 비웠어요. 이미 암으로 세상을 떠난 가족이 있어서 어느 정도 마지막까지 생각했는데 이런 이별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께는 제가 엄청난 불효녀로 보일 수도 있겠죠. 자기 아버지 죽을 날만 기다리는 것처럼..

근데 병원을 전쟁통이나 감옥이라고 생각하고 불안해하는 분을 섬망 때문에 다인실에서 쫓겨나 비품두는 곳에서 이삼일 머물게 했던 게 마음이 사무쳐요.

호스피스. 어렵습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희망을 가지고 해보는 것도 물론 중요하고 아름답지만 적당한 시기에 받아들이고 마지막까지 환자를 위하는 길을 찾는 것도 필요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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