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사망 신고 전 조언 부탁드립니다.

후추l난보
2024.01.02 03:47 | 조회 5.3k

안녕하세요.

엄마가 돌아가신지 이제 100일이 조금 지났습니다.

처음 동행을 알게 된 후 한동안 카페 글도 열심히 찾아보곤 했었는데

엄마가 너무 급작스럽게 가시는 바람에 그 뒤로는 모든 게 허무하고 후회스러워 요즘은 아무 의욕 없이 하루하루 고통속에 지내고 있습니다.

엄마가 손쓸 새도 없이 너무 허망하게 가시다 보니 도저히 납득이 안돼서 처음에는 슬픔보다도 분노의 감정이 더 컸습니다. 병원도 흔히 빅 5라고 하는 유명한 곳 중에 하나여서 더 그랬고요.

지방이라 그러지 못했지만 집만 서울이었음 당장 병원으로 가서 이것저것 따지고 싶었어요.

그 뒤로는 차츰 슬픔이 밀려와 시도 때도 없이 슬프고 눈물 흘리다 보니 몸에 힘도 없고 분노할 힘도 없어져서 점점 모든 의욕이 없어졌어요.

한창 슬플 때는 죽으면 엄마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매일 죽고 싶단 생각만 했어요.

죽을 용기가 없어서 차마 자살은 못하고 그저 매일 밤 아침에 눈뜨면 죽어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잠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죽으면 엄마를 볼 수는 있나? 라는 의구심이 들더라구요.

누구도 죽었다 살아돌아온 사람이 없는데 만약에 죽고 나서도 엄마를 못 보면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혹시라도 죽어서 엄마를 만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면 그나마 엄마를 기억할 수 라도 있는 이 지옥 같은 삶을 하루라도 더 살아야 하는 건가... 이제는 죽을 수도 살 수도 없는 이 삶이 또 한 번 절망스럽더라구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로 지내다가 벌써 100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지나가다 본 어떤 글에서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는 하루가 그저 매일 눈 감고 눈 뜨는 의미 없는 일의 연속인 것 같다고 했는데 요즘 딱 이런 생각으로 지내고 있어요.

평소에도 그다지 열심히 살던 스타일이 아니었는데다 엄마마저 없으니 무기력함도 한층 더 심해진 것 같고요.

이런 와중에 해야 할 일은 또 왜 그리도 많은지...

돌아가시자마자 애도할 틈도 없이 병원 관련 서류 발급받고 장례 치르고 납골당에 모시고 보험 정리까지...

막상 돌아가시고 한 2주 동안은 이렇게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슬픔도 조금 덜했던 것 같아요.

사실 보험비는 하도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주위의 성화도 있었고, 제가 납부한 거면 그냥 나뒀을 텐데 엄마가 납부한 돈이니 그게 너무 아까워서 조금이라도 환급받아야겠다 싶은 마음에 꾸역 꾸역 처리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사망신고 전에 할 수 있는 일들은 대략 정리하고 이제 사망신고 후 처리해야할 일들이 남았는데

혹시나 놓치는 부분이 있을까 봐 신고 전 해야 할 일들 조언을 부탁드리고자 글을 쓰게 되었어요.

간단히 질문만 하려고 했는데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우선 지금까지 처리한 일들은

엄마 계좌 잔고 → 본인 계좌로 이체(금액이 크지 않으며 엄마 앞으로 빚이나 대출금 없음)

사망 신고 전 처리 가능한 카드 및 보험 해지

엄마 카톡 계정 및 비밀번호 확인

꼭 보험이나 은행 업무 같은 금융 관련 일들 말고도 사소한 것들도 괜찮으니 경험에서 필요한 일들이라고 느끼셨다면 공유 부탁드려요.

참고로 저는 핸드폰 데이터 백업이나 특히 카톡 백업이 너무 중요하게 느껴져서

혹시나 하지 않은 분들은 꼭 미리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카톡 기준 가능하면 2주에 한 번씩 백업하시고 컴퓨터에도 백업 해두시길 추천드려요.

한창 보험 처리하는 기간 동안에 카톡이 갑자기 로그아웃 되면서 데이터가 다 날아갈 위기에 처했는데

다른 방은 다 없어져도 괜찮지만 엄마 대화방마저 없어진다 생각하니 너무 절망스럽고 또 한 번 죽고 싶더라구요...

엄마가 돌아가시고서 모든 게 후회되지만 미리 백업시켜두지 않은 것 또한 정말 원망스럽네요.

동행 분들은 이런 경험하지 않도록 꼭 미리미리 백업해 두시길 바랍니다...

엄마가 암 진단받고 한 달 만에 가셔서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번에는 그간의 경험도 공유하겠습니다.

긴 글 혹시나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미리 감사 말씀 드립니다.

동행 여러분과 그 가족들 모두 하루하루가 너무 고통스럽지 않기를, 지금보다 나은 내일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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