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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김포공항에서 구라파 가던 시절
불꺼진 기내에서 사부작거리는 조용함
칸칸이 켜져있는 노란 안전벨트등의 몽롱함
비행기 뒤에서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의 자욱함까지…
북극 위를 나는 비행기 속은 참 따뜻했습니다.
그 온기가 살짝 답답해질 무렵
고개를 돌려 이슬 맺힌 창문에 이마를 대면
광활한 대지 위를 날고 있는
작고 작은 비행기 속이 얼마나 포근한지 알 수 있어요.
이윽고 창밖을 내려다보면
까마득히 보이는 눈덮인 산과 마을
구비구비 넘어가는 기차길도 보이고
백야에 불을 켜고 지나가는 차들도 보여요.
난 시베리아 위를 날고 있구나
그 언젠가도 못 가볼 어느 마을 위를 날고 있구나
그렇게 정체 모를 아득함을 느끼다 덧창을 닫고
다시 작고 따뜻한 기내에 몸을 맡깁니다.
항암 중단하고 수술까지 거의 두달
한달 전 엠알아이에서는 큰 변화 없었고
구내염 같은 항암 부작용은 사라졌지만
몸살처럼 온몸이 아플 때가 많고
손발이 붓네요.
걱정 되고 겁도 납니다…
해가 바뀌어도 특별할 것 없던 나만의 찬 세상
이제 북극 위를 나는 비행기에서 내리고 싶어요.
용기를 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