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10일, 제 결혼식 전부터 소화가 안된다고 하셔서 병원을 계속 왔다갔다 하시다가, 미음만 드시고 제 결혼식을 마쳤어요. 식 끝나고 선고받은 대장암. 이미 복막 등 다른 장기들로 전이가 많이 된 상태로 발견되었어요.
그리고 저는 임신 후 10월에 건강한 딸아이를 낳았어요. 응급제왕으로 갑자기 출산하게 되었는데, 그 날이 우리 엄마 음력 생일과 같은 날이에요. 엄마는 생애 최고의 생일선물을 받았다고 너무 행복해 하셨어요. 우리 딸과 우리 엄마는 음력 생일이 같네요. 엄마는 저 병동에 있을때 미역국 끓여주고 다시 올라갔다가, 다시 산후조리 할때 내려오셔서 곰국만 끓여주고 다시 치료받으러 올라가셨어요. 병실에서 우리 엄마 미역국 엄청 먹었네요. 미역보다 소고기가 많은 미역국이였어요 웃기죠. 냉동실에 곰국 한통 남았는데 어떻게 먹지요? 우리 엄마가 나한테 해준 마지막 음식인데. 우리 엄마 곰국 진짜 진국이거든요. 산후도우미 이모님이 곰국 보고 진짜 최고라고 하실 정도로 곰국 최고인데.
오늘 우리 딸 91일. 어머니는 저 산후조리때 잠시 내려오셔서 손녀딸 한번 안아보신게 끝으로 우리 딸 100일잔치도 못보고 오늘 저녁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본인 약해진 모습 너무 보이기 싫어하셔서 간병은 아빠가 도맡아 했고, 작년 12월 이후로는 영상통화도 안하려고 해서 전 아직 엄마의 마지막 모습을 몰라요.
지금 당장 서울 올라가서 장례를 함께 하고싶은데 아빠가 극구 말리셔서, 저는 아빠가 엄마 화장 후 집으로 모시고 내려오면 그제서야 만나게 될 것 같아요.
손녀 있는 사람들이 제일 부러웠다고 나중에 아기 어린이집 가면 엄마가 다 하원시키고 간식먹일거라고 하셨는데. 백일 잔치때 우리 아기 한복입은 사진 보여드리려고 예쁜 스튜디오 고르고 있었는데. 사실 아직 믿기지가 않아요.
오늘 저녁 먹다가 아빠한테 전화를 받고나서 울다가 우리 딸이 울고 보채서 딸을 달래는데, 딸이 처음으로 오랫동안 옹알이를 해주고 함박웃음을 짓더라구요. 원래는 너무 카메라에 찍기 힘들 정도로 짧게 웃고 옹알이 하는데. 아 엄마가 너무 사랑하는 손녀 보러 왔구나 했어요. 그때 찍은 사진만 돌려보고 있네요 혹시나 딸 눈동자에 우리 엄마가 비췄을까 해서. 제 꿈에는 나와줄까요? 손녀 키우는거 못도와줘서 너무 미안하다고, 정말 잘 키워서 고맙다고 마음이 너무 놓인다고 엄마가 그랬는데. 저 진짜 육아 잘하거든요 아기도 너무 예쁘고. 진짜 잘 키우는 모습 계속 보여줄 수 있는데 엄마가 계속 보고 있을까요?
신랑은 작년 말 하나뿐인 여동생을 돌연사로 하늘나라 소풍보내고, 저는 오늘 엄마를 하늘나라 소풍 보냈네요. 시엄마는 딸을 보내고, 저는 엄마를 보냈어요. 올해 시부모님이 손녀딸 처음 보러 한국 들어오시는데, 그때 시엄마한테 조심스럽게 내가 당신 딸 하고, 당신이 내 엄마 해줄 수 있을까 하고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진짜 모녀지간 아니지만 우리 엄마 아닌거 너무 잘 알지만, 전 벌써부터 엄마의 존재가 너무 그리워요. 너무 보고싶어요 우리 엄마.
사실 지금 무슨 말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털어놓고 싶었어요. 우리 엄마 너무 사랑한다고. 임종도 못지키고 간병도 못한 못난 딸이지만, 입관도 장례식도 못지키고 나중에서야 만날 못난 딸이지만, 정말 너무너무 사랑하고 보고싶은 우리 엄마 사랑해. 너무 보고싶어 너무 사랑해. 아기도 고양이들도 잘 키울게. 사랑해 엄마 내 엄마 내 엄마 엄마 보고싶어 엄마 엄마 돌아와줘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