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미치도록 그리운 내 삶...

코끼리l담보
2024.01.26 19:45 | 조회 3.2k

2023년, 신랑나이 마흔 아홉. 12살 아들 9살 딸과 남다를 것 없는 삶이었습니다.

늦은 결혼으로 출산도 늦었지만, 단란한 가정 주신것이 늘 감사했습니다.

넉넉하진 않았지만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고,

직업상 늦은 귀가가 잦아 독박육아를 해야 했지만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만큼

그는 늘 다정하고 따뜻한 아빠이고 남편이었습니다.

2023년 4월 한국에 갔던 신랑이 갑작스러운 소장암진단을 받고

우리의 삶 모든것이 혼동속에 빠졌습니다.

20년 넘게 살던 외국생활을 하루아침에 도망나오듯 정리하고 나왔고,

그간 검사로 2주일 만에 본 신랑은 말이 아니게 엉망이었습니다

그의 모습에 눈물이 멈추지 않아... 정말 혀를 깨물며 그 앞에서 울지 않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그 지독한 암덩어리와의 사투가 시작되었습니다..

8차 항암을 마치고, 복수와 전이판정을 받고

복수를 빼내는 과정에서 신랑은 한번 더 체력이 꺽여버렸습니다.

뼈 전이가 심했던 그는 더 걷기 힘들어 했고,

통증은 심해졌습니다. 항암제를 바꾸어야 한다는 말에 망설였고,

폴포리외에 더 쓸수있는 약이 없다는 말에 우리는 항암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고주파 면역치료등으로 대체하고있는데

통증은 잡히지 않고 몸은 더 약해져갑니다.

물리적으로 가슴이 아플만큼 이 현실이 믿겨지지 않습니다.

미치도록...

늦은 저녁 문을 열고 들어오던 그가 미치도록 그립습니다.

늦은 귀가시간에 늘 일찍 잠들던 내가 깨어있는 날이면 그렇게 좋아하며 팔걷어 붙이고 라면 한그릇 끓여주던 그가 너무 그립습니다.

언제 어디든 가자하면 피곤한내색 한번 없이 우리와 함께해주던 그가 너무 미친듯이 그립습니다.

주말아침 귀찮아 커피하러가자 할때마다 그러자며 내손 꼭잡고 아파트문을 나서던 그 시간이 미치도록 그립습니다.

쉬는 날 먼곳 아니어도 아들 딸과 손잡고 아파트길 함께 걷던 그 때가 미치게 그립습니다.

나에게

이 모든것이 그리운 날이 될것 같은 두려움에

더 미치도록 두렵고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납니다.

이겨주길..

오늘도 아무도 공감할 수 없을 통증과 싸워내어 준 그가 너무 가슴아프고

또 고맙고,

반드시 이 싸움을 이기게 해 주실 주님께 오늘 하루의 인내의 소망을 배워가며

그래도 그래도

눈물을 씻고 일어나야겠지요

아빠를 너무나도 좋아하던 녀석들에게 갑자기 닥친 약해진 아빠의 투병

내 안색만 살피며 내 작은 기분변화에도 불안해하는 아이들

오늘 두녀석 다 배가 아프다기에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이상한 점 찾지 못하고 혹시 이 아이들 요즘 크게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었냐고 내게 의사샘이 묻습니다..

머뭇머뭇 대답을 못했습니다.,,

남편만 생각하면 반쯤 정신나간 여자처럼 넋이 나가버리는 저는

아이들 앞에서 깔아질 수도 없겠습니다

이제 독하게 웃으며 일어나야겠지요.

이렇게 힘에 부칠때 마다

아무일 없던 그때의 근 일년전

내 일상이 정말 너무 미치게 그립습니다...

Naver
목록으로

댓글

53
로그인 하고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