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장암 폐전이 4기 우드스탁입니다.
2020년 9월 4기 진단
2020년 10월부터 2021년 2월까지 폴폭스+아바스틴 8차
2021년 대장과 폐 동시수술
2021년 4월부터 7월가지 폴폭스+아바스틴 6차
2021년 7월 막항 후 한달 쉬고 바로 복직해서 근속 21년차가 되가고 있는 중입니다.
수술후 2년차가 지나서 3개월 검진에서 5개월 검진으로 바꼈습니다.
보통 검진후 1주일 후에 진료 일정이 잡히는데 이상하게 이번엔 2주후에 진료가 잡혔어요
그래서 진료 전에 이미 CT 기록지가 다 나와 있어서 결과도 어느 정도 확인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교수님을 만나뵈러 갔지요
교수님이 살빼라고 저번 검진에서 타깃 체중까지 정해주셨는데
저는 빼기는 커녕 오히려 3킬로 더 벌크업해 간 멋진 아쥠니였습니다.
검진 결과보다 체중가지고 뭐라 하실까봐 긴장한 아이러니한 상황
다행히 교수님이 제 체중을 주의깊게 안보신 듯 아무말씀을 안하셔서 ^^"
"이제 수술 후 3년차가 되어 가죠? 이제껏 잘해왔고, 2년만 더 버티면 되니 더욱 기운내세요!
라는 말씀에 씩씩하게 대답하고 다음 검진일정을 잡고 나왔습니다.
막항후에도 수서역에만 가면 메쓱거리고 구역질이 났는데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수서역도 가게 되네요
사실 살짝 우울증이 온 거 같았어요
이제 제가 암환자인지 것두 4기 환자인지 모를 정도로 씩씩하게 살아 왔는데
회사에서도 배려해주셨던 부분들이 이제는 조금씩 없어져 가네요
예전처럼 무리하지 말고 그냥 니 자리에 있기만 하자라는 상사의 말씀은
넌 더 할 수 있으니 더 노력해야 하지 않겠니라는 말로 바뀌어 버리고
물론 회사니까, 그동안 배려해준 것도 아직도 배려해주신 것도 아는데
어느 순간 몸 생각 하지 않고 무리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게 됩니다.
복귀하면서 몇달만 버텨보자고 예전처럼 내가 꼭 다 해내야 한다는 마음가짐은 버려야 한다고 했는데
사람은 변하지 않는 건지 또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성과에 집착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현타가 오고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게 맞는건가..
진급과는 먼 삶을 살게 되었어도 내가 살아 있는게 내 인생의 최고의 행운이고 행복인데
이깟게 뭐라고..
초 6였던 아들의 중학교 졸업식만 봤으면 소원이 없다고 간절히 기도했는데
사춘기 시절도 함께 보내고 무사히 졸업식도 봤으면 행복한건데
그깟 성취감이 뭐라고 이렇게 버티고 있나 싶어서
좀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심각하게 퇴사를 고민 중입니다. 하하하하...
내가 1순위인데 그쵸?
검진 통과해서 4기 환우분들에게 힘을 드리려고 쓴 글이 제 푸념만 가득하네요 ^^
이런 푸념을 할 수 있는 곳이 동행뿐이라서 참 민망하고도 감사합니다.
소심해서 댓글도 잘 못달고 글도 거의 못쓰지만
동행이 있어서 제가 참 잘 버티고 있다는 거 아시죠?
모든 분들, 특히 4기 환우분들 버티고 또 버텨주세요
제가 쓴 이 글이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