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지난번에 아버지 섬망 이야기를 하면서 한탄하는 글을 올린지도
벌써 1주일이 넘었네요.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지난 주말, 아버지께서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장례도 치뤘고 삼우제도 마무리 되어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네요.
호스피스에 들어간 순간부터 가장 궁금 했던 것은 호스피스에서는 과연 어떤 처치를 해주는가,
임종은 어떤식으로 이루어지나, 병실에서는 어떤 마무리를 해야 할까 였습니다.
저와 같은 분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겪은 일들을 하나씩 적어보고자 합니다.
다만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는 점, 호스피스 마다 시스템과 처치가 다르다는 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아빠/아버지 호칭 동시 사용)
1. 호스피스
저희 같은 경우에는 지역에 있는 호스피스를 미리 예약하고 의원급 병원에 요양으로 입원하여 통증과 열을 잡고 있었어요.
그러나 요양중에 통증이 잡히지 않아 구급차를 타고 지역 병원으로 이동하였고 응급실을 통해 일반병동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해당 병원의 호스피스를 예약한 상태였기 때문에 호스피스에서 해주는 비슷한 조치를 미리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패치 사용으로 일반병동에서 아버지는 의식을 잃으셨고 호스피스로 이동하여 돌아가실 때까지 '완전한' 정신을 차리지 못하셨어요.
암튼 의식을 잃은 뒤 호스피스로 이동하였고 호스피스에서 몰핀 해독, 패치 제거를 한 뒤에 아버지께서 눈을 뜨셨습니다. (옳은 정신은 아니였지만 눈은 뜨셨지요.)
그 뒤로 포도당+몰핀 희석액을 기본으로 맞았고 열이 오를 때마다 해열제를 추가로 맞았어요.
염증 수치가 높아서 항생제도 하루 한 번 맞으셨습니다.
위 내용을 정리 하자면
1. 마음 먹었다면 미리 호스피스 예약하기
2. 호스피스 대기할 때는 통증 관리 해주는 곳에서 요양하기
3. 통증 패치 조심...^^
4. 모르핀+포도당 희석액을 놔줌. 해열제와 항생제도 처방. 당연히 사람마다 다름.
몰핀 앰플을 까도까도 계속 까서 넣었던 기억이 나네요.
통증 있으실 때마다 링거 양을 조절해서 맞았어요. 마지막에는 아예 의식이 없는 상태라 오히려 적게 맞았네요.
보통은 입원전에 호스피스에서 환자 당사자와 보호자가 상담을 받고 프로그램 설명도 듣고...여러가지 활동을 하는데요
저희는 그럴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전부 생략하고 바로 입원 했어요.
여유 생겼을 때 주치의, 사회복지사, 간호사 쌤께 대략적인 설명, 주의사항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있던 호스피스에서는 책자와 ppt로 설명을 해주었네요.
별 건 없고 호스피스에서 진행하는 이벤트 참여 방법, 병원비 지원 방법, 이별 하는 방법, 환자 상태에 따른 조치 방법, 병원 생활 규칙, 사후 처리, 임종 특징 등을 배울 수 있었어요.
대체적으로 친절하시고 편의를 많이 봐주시는 느낌이었습니다.
자세 바꾸는 것도 도와주시고 기저귀 가는 것도 도와주셨어요. 프로그램 설명에서는 요청만 하면 봉사자분들이 마사지, 목욕, 식사, 산책등을 도와주신다 하더라구요. 호스피스 마다 다를 거 같네요.
2. 임종
동행에 임종 직전 특징 글이 참 많더라구요. 전부 맞는 내용입니다. 왜냐면 경험을 해보면 아~ 그게 이걸 말하는 거구나, 하거든요. 다만 임종 타이밍은 잘 모르겠어요. 저희 중 아무도 아버지의 진짜 임종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임종 직전 특징은 어떠했냐...
전날부터 완전히 의식이 없으셨어요. 동공 반사도 서서히 없어졌고 몸을 움직이지 못하셨어요.
손톱 밑을 누르고 꼬집고 불러도 반응이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하루 더 버티신 게 용하네요.
대변: 먹은 게 전혀 없어서 대변은 없었습니다. 엑스레이 찍고 관장을 했었는데 관장 액만 나왔을뿐 아무것도 없었어요. 임종 때도 깨끗하셨습니다.
소변: 소변양! 이건 정확합니다. 500->300->200->150 이렇게 줄더라고요. 마지막에는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수분이 다 빠져나간듯 아무것도 없었어요.
땀: 온몸이 미끌거리고 이불이 다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셨어요. 주사 바늘이 통째로 떨어져 나올 정도로 많이 흘리셨네요.
근육: 근육이 말을 듣지 않아요. 입이 서서히 벌어지고 눈이 떠집니다. 요건 책자에도 쓰여있던 내용인데 맞는 말이더라구요. 입은 전부터 벌어져 있던거라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는데 확실히 더 벌어져요. 눈은 한쪽만 실눈처럼 떠졌어요. 손으로 쓸어내리면 감기더라구요.
가래: 가슴 청진 때 가래 소리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사레가 걸린듯 켁켁 거리며 가래 뱉는 시늉을 하셨어요. 석션은 입으로 숨쉬는 환자가 할 경우 고통스러워 하거나 피가 날 수 있다고 해서 안했습니다.
숨소리: 해열제랑 몰핀 때문에 그런줄 알았는데 점점 숨쉬는 타이밍이 이상해졌어요. 한 번 몰아쉴 때마다 10초 이상 텀이 있었어요. 수치상으로는 1분당 최대 30에서(보통은 20만 되어도 헐떡거림) 최소 5번까지...왔다갔다 했네요.
심박수, 혈압, 산소포화도...이거 때문에 임종 타이밍을 못잡았는데요...수치 믿지 마세요..ㅎ
오락가락 하는구나(이게 중요), 떨어지는구나, 이정도만 알고 계시면 될 거 같습니다.
체온: 떨어집니다. 다만 저희 아버지 처럼 계속 40도에 가까운 고열에 시달리셨다면 정상 체온보다 높을 수 있습니다.
저희는 멍청하게 아~ 열이 드디어 떨어지는구나! 그래서 땀이 나는구나! 했습니다ㅋ...
그 외는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온몸을 닦아드리고 숨쉬는 게 조금 진정 되었을 때 갑자기 양쪽 눈을 번쩍 드시길래
"아빠 괜찮아? 어디가 불편한 거 같은데 맞아??" 계속 물어봤어요. 근데 허공에 손짓만 할 뿐 전혀 반응을 안하셨습니다.
그 손을 잡고 "아빠 우리 자자, 자고 일어나서 인사하자" 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아주 잠깐...20분? 30분? 정도 잠들었을까요. 혈압 체크 하러 들어온 간호사에 의해 임종을 확인 했습니다.
제가 원래 아주 작은 소리에도 눈을 뜨고 아빠가 조금만 움찔해도 바로 알아차리는데 이번에만 몰랐네요.
병실에 사람이 3명이나 모여 지켜보고 있었는데...저희를 동시에 재우고 조용히 가셨더라고요.
드라마에서 보면 삐~...하면서 드라마틱하게 사망하잖아요? 그런 건 없었어요. 매우 조용했어요.
참 아빠답다... 했습니다. 아빠 자존심상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암튼...아빠의 마지막 모습이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아요. 마음의 준비를 했는데도...매우 당황 했나봐요.
아빠는 따뜻했어요. 요근래 3개월 동안 봐온 아빠의 모습중에 가장 편한 표정을 하고 계셨구요.
혹시 잘못안게 아닐까 싶어서 언제 숨을 내쉬나 계속 지켜봤습니다. 그때 실감했어요. 아빠가 정말로 돌아가셨구나...
나 이제 아빠 없구나...
응급실에 있던 당직의가 올라와 호흡, 맥박, 동공 등을 확인하고 운명하셨습니다. 사망선고 내리는 순간
저는 우는 가족을 두고 병실을 정리하며 저를 부르는 간호사에게 임종 확인을 받고...의사가 미리 작성해놓은 사망진단서 10장을 받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병실에 있던 가족들은 떠나가라 울었고요.
그게 다네요.
3. 정리
간호사 쌤이 '마지막 정리를 하는 시간을 가져야하니 보호자분들은 잠시 나가주세요.' 말하길래 나가서 대기 했어요.
병실에 들어가보니 아빠 턱 밑에 받침을 놓아 벌어진 입을 다물게 했고 눈을 감겨 드렸더라고요.
틀어진 자세도 이불로 반듯하게 모아 일자로 만들어줬어요. 꽂혀있던 바늘, 소변줄 등 여러 기구들도 전부 정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냥 자는 거 같았어요.
미리 알아봐둔 장례식장에 연락을 하고 운구차를 기다리는 동안 가족들을 불러 마지막 인사를 했어요.
저는 대표 보호자라...그 시간에 임시 퇴원 수속을 마쳤고 병원비를 결제했습니다.(정식 정산 이후 일부 금액 환급 받음)
장례식장 직원이 아버지 시신을 하얀 면보에 싸 구급차에 실었고 저와 함께 장례식장에 이동했습니다. 이동비는 현장에서 바로 계산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임종 당일이네요. 대충 장례식장에서 비용 설명 듣고 장례식 스케줄을 정리한 다음 식구들은 집에 가서 잠을 잤어요. (이때 장례비용 할인 방법에 대해 잘 기억 해두세요)
저희는 상조가 없어서 장례식장의 도움을 받아 상을 치뤘습니다. 대만족...^^...
그리고 오늘~ 삼오제까지 마무리 되었기에 하루 휴식을 취했습니다. 내일은 사망신고를 할 생각입니다.
상속 문제가 좀 있어서...정리할 것들이 아주 많거든요.
윗 내용을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1. 임종 특징은 대체로 맞다.
2. 고인의 시신은 호스피스에서 알아서 정리 해준다.
3. 병실에 보호자들의 짐은 두지 말자. 많으면 정신 없는 와중에 치워야함;
4. 호스피스에서 차분하게 절차를 설명해준다. 그 설명대로 따르면 된다.
5. 동행에서 보고 사망진단서 10장 뽑았는데 여태 한장씀. 다들 원본은 되돌려주며 사본을 가져간다.
6. 장례식장은 사망 전에 미리 알아두기.
7. 영정사진 미리 준비하기. 저희는 하루 전에 준비해둬서 편했습니다. (오래전에 아버지의 증명 사진을 찍어준 사진관을 수소문 하여 도움을 받았습니다.)
4. 호스피스 생활하면서 생긴 팁
1. 무조건 질문하기. 모르는데 섣불리 행동하면 환자가 다칠 수 있다.
2. 몸을 가눌 수 있고 의식이 있는 상태라면 호스로 된 빨대를 이용해서 물을 먹이자.
3. 의식이 없는 상태라면 간호사들에게 멸균 거즈와 생리식염수를 받아오자. 거즈를 적신 뒤에 그거로 입을 축여주면 훨씬 나음. 물은 분사 형태의 작은 통이나 약물통을 이용하여 잇몸을 적셔주는 정도로만 줄 것. 양조절을 하여 기도로 넘어가지 않게 주의하기.
4. 욕창은 정말 순식간에 생긴다. 어라? 하는 순간에 생김. 이렇게 빠르게 생길거라곤 상상도 못할 속도로;;;;
그러니 2시간에 한번씩 자세를 바꿔줘야함. 욕창 방지 밴드도 강추... 이미 생긴 욕창에는 소독 필수!
5.베이비 로션 챙겨 발라주기. 환자의 몸은 점점 말라감. 게다가 약 때문에 가렵게 느낄 수도 있기 때문에 꼭 발라줘야함. 발라도 발라도 건조해짐...
6. 손톱 정리 꼭 해주기!!! 무의식적으로 긁어서 몸에 상처를 냄. 파일로 잘 갈아서 맨들하게 만들어주기.
7. 산소호흡기 테이핑 해달라고 하기. 혹시 모르니까 반찬고 챙겨두기.
8. 알콜 솜 박스채 챙기기. 쓸모가 많음.
9. 환자 구강 청결~~ 이거 어렵다. 거즈에 물을 아주 많이 희석한 리스테린을(가글) 적시고 그걸 손가락에 끼워 살살 문질러 이를 닦아준다. 아기들 이 닦듯이 하면 된다. 혓바닥은 아파하거나 구역감을 느낄 수 있으니 그냥 하지 마세요. 저는 모르고 닦아주다가 아빠한테 손가락 물림ㅋ
10. 기저귀 걱정은 하지마세요. 다 할 수 있습니다.
11. 저희 아버지 처럼 복수와 혈관 상태 때문에 영양제를 못 맞는 경우도 있어요. 간호사 쌤과 의사 쌤을 너무 닥달하지 말아주세요. 가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더라구요.
12. 베개와 이불을 많이 챙겨서 자세 바꿀 때 사용하기.
13. 인공눈물 챙겨놓고 눈을 뜨고 있는 환자 눈 적셔주기. 저희 아버지는 섬망 때 눈을 안 감아서 억지로 적셔주는 용도로 쓰다가 임종전에 자꾸 한쪽눈이 떠지길래 또 사용했어요.
14. 또 ...한가지...
보호자분들 제발 제발 주무세요!!!! 밥 잘 드세요!!! 저는 화장터에서도 먹었습니다ㅋ....
아버지가 먹는 게 남는 거다. 하셨거든요 ㅎㅎ... 덕분에 큰 일 치루고도 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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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일이 이렇게 됐지만 앞으로 살 사람은 살겠죠! 이왕 사는 거 잘 살아야죠! 건강하고 행복하게!
우리 남매들 두고 먼저 간 아빠 배아프게~~!!!!
아빠가 같이 가고 싶어했던 호주, 스위스, 일본 또 갈거다!!!!
아빠가 좋아했던 초밥이랑 막걸리도 먹을거고 아빠가 하고 싶어 했던 운동도 할거야!!!! 나 수영 잘 해!!! 여동생 결혼식 혼주석에도 내가 앉을거야!!! 아빠 때문에 판 남동생 차도 내가 다시 사줄거야. 약오르지!? 아빠가 다 해주고 싶었지!? 흥이다 진짜...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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