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비가 와서 지하철로 출근하려고 집을 나섰다가 하늘을 보니 금방 그치겠구나 싶어 자전거로 출근을 하였습니다. 예상대로 비는 그치고 하늘이 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비 예보 때문인지 한강 자전거 도로에는 저 말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을 보지 못하였고 촉촉하게 봄비를 머금은 봄꽃들의 멋진 패션쇼를 저 혼자 감상하며 황홀한 자출을 하였습니다.
FM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때를 맞춰 내리는 비라는 뜻의 시우時雨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곧 태어날 손녀의 이름으로 시우라는 이름을 지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성경에서도 하나님의 도우심을 표현할 때 이른 비와 늦은 비를 내려 주신다고 하는데 이는 우기 때 내리는 축복의 비를 뜻한다고 하니 이모저모로 합당한 이름이다 싶었습니다. 바라기는 4월에 태어나는 손녀가 세상 사람들에게 시우時雨 같은 축복의 통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시우와 관련하여 두보의 시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데 오늘 분위기와 딱 맞는다 싶어 예전 찍었던 봄비 내리는 사진과 함께 보내 드립니다
춘야희우(春夜喜雨) 밤에 내리는 반가운 봄비
두보 (杜甫, 712~770)
好雨知時節 (호우지시절) 좋은 비는 때를 알아서
當春乃發生 (당춘내발생) 올해도 봄이 되니 어김없이 오누나
隨風潛入夜 (수풍잠입야) 야밤에 바람과 함께 내리는 비는
潤物細無聲 (윤물세무성) 소리도 없이 촉촉히 만물을 적시네
野徑雲俱黑 (야경운구흑) 구름 덮인 들길은 칠흑처럼 어두운데
江船火燭明(강선화촉명) 강가 고깃배엔 불이 환히 밝다.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새벽녘 붉게 젖은 곳이 어딘가 바라보니
花重錦官城 (화중금관성) 금관성에 꽃이 활짝 피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