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스스로 반성의 기록이자 항암 중이신 환우분들께 경각심을 일깨우기위해 적어봅니다.
항암 4차 마친지 6일차의 아침입니다. 어제 정말 무서운 경험을 했어요ㅜㅜ
항암 후 3-5일차 때는 속이 울렁울렁 식욕이 떨어지긴해도 또 먹으면 잘 먹히고해서 3차까지 체중감소도 없었고 전반적으로 근육통 관절통에 손발저림도 조금씩 있지만 딱히 부작용 약을 먹어야될 정도는 아니어서 그냥 5일정도 지나면 정상적인 생활이 되더라구요. 호중구도 다음 항암할때되면 복구가 되고.. 그러다보니 제가 이번에는 너무 관리를 소홀히 했나봐요ㅠㅠ
항상 집에서 점심 저녁을 차려먹는데 항암1주차에 너무 귀찮고 힘이 없으면 1-2번 정도 배달음식도 먹긴하지만 대부분은 집밥해서 건강식으로 먹었어요. 기운이 나야 이것저것 만들어먹고싶고한데 이번 4차 마치고 나서는 왠지 가라앉고 귀찮아서 (1-3차 때보다 부작용이 더 심한건 아니었는데 뭔가 제 의지의 문제도 있었던 것 같아요) 피자파스타 배달도 시키고.. 떡볶이도 먹고..
물론 항암 중에는 무엇이든 먹히는 걸 먹어서 체력을 유지해야한다고 하잖아요. 저도 밀가루의 배달음식들을 먹은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이번에 식사며 운동이며 여러 생활패턴에 문제들이 있었고 이것이 모이고 모여 위험한 상황이 오기도 하더라구요.
치료와 일을 병행하고 있는데 3월에 유독 바쁘고 신경쓸 게 많은 직업인지라 저녁식사를 늦게 하게 됐어요.
배달음식/늦은식사 -> 피곤해서 소화도 못시키고 쇼파에서 잠듦-> 운동 못함-> 속이 더부룩하니 뭘 더 먹고싶은 생각이 나지 않음
이 패턴을 이틀동안 반복했는데 그래도 출근할때는 일을 해야하니 끼니는 꼭 챙겨먹었는데 토요일인 어제 출근 안해도되니 푹 쉬자는 생각에 잠도 많이자고.. 거의 누워서 보냈어요. 활동이 없다보니 배도 안고프고.. 점심도 그냥 간단히 먹고.. 배가 안고프니 저녁을 스킵하는 큰 실수를..
저녁을 스킵한 상태에서 몸상태가 슬슬 올라오니 운동을 하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근력유산소 홈트를 틀어놓고 하고있는데(평소 하던 강도이지만 항암으로 입원하고 회복기간 중이었던터라 6일만에 한 것) 땀이 너무 많이 나는거에요.. 운동으로 인한 땀이아니라 식은땀처럼 얼굴을 다 덮을 정도.. 그리고 숨이 너무 가쁘고요.. 그래서 안되겠다 10분만에 종료를 하고 몸이 찌뿌둥하니 욕조에 들어가야겠다해서 신랑이 물을 받아줬어요. 반신욕도 보통 20분정도는 하는데 들어갈땐 괜찮았는데 이것도 10분도 안되어 평소보다 땀이 너무 많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그만 마치고 나와서 몸을 헹구고.. 수건으로 닦는데 이때부터 엄청난 어지럼이 몰려왔어요ㅠㅠ
벽에 잠깐 기대섰다가 변기에 앉아서 어지럼을 추스르는데.. 가시질 않고.. 맨몸에 민머리 보여주기 싫어서 혼자 잘 닦고 나가려고 하는데 손가락도 굽혀지지않는거에요ㅠㅠ손이 굽혀져야 뭐라도 잡고 일어날텐데.. 그래서 저항없이 바닥에 철푸덕 앉은 것 까진 기억이 나는데 긴 시간은 아니고 몇초 정신이 깜빡깜빡 했는지 정신차려보니 바닥에 있는 대야에 광대를 부딪혔는지 아프더라구요ㅠㅠ멍이 꽤 들었답니다.. 그 소리에 신랑이 달려오고 물을 좀 마시고 앉아있다보니 조금 진정되어서 수습하고 나와서 침대에 누웠어요.. 신랑이 그렇게 하다 넘어져서 머리라도 부딪혔으면 어쩔 뻔 했냐고ㅜㅜ 그 정도로 몸을 못가눌 상태는 아니긴했지만 한 번 경험하고 나니 가능성없는 얘기도 아닌 것 같더라구요.
다행히도 수술과 항암 모두 큰 이벤트 없이 해오고 있어서 제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항암 중에는 특히 영양 잘 챙겨드시고 무리되지않는 운동과 생활습관 유지하셔야할 듯 해요. 저처럼 어리석은 실수 없으시길 바라며ㅜㅜ모두 하시는 치료 잘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