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재발+폐/림프절 전이 환자의 보호자입니다.
지난주에 강남ㅅㅂㄹㅅ에서 2박 3일 1차항암 진행하려고 입원하셨는데 현재 호흡기가 너무 나빠서 지금 상태론 항암이 어렵다고 하시더라구요(호흡곤란같은 부작용이 무섭다고).
항암하기에 앞서 기관지 협착 해소하고 가래 제거할 수 있게 내시경술을 하자고 하셨는데, 기관지가 너무 좁아져 내시경조차 들어가지 못해 그마저도 실패했어요...
현 상황에서는 방사선밖에 없다 하셔서 오늘 방사선 1차 하고 퇴원하셨습니다.
2박 3일 입원일정이 6박 7일이 됐지만,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 나날이였습니다.
사실 저희 엄마가 결벽증에 가까울정도로 깔끔한 걸 좋아하시고 남이 해주는 밥을 안 좋아하시는 까다로운 성격이세요.
그래서 퇴원후에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그냥 오늘 바로 요양병원 입원하셨어요.
원래는 계속 요양병원 가기 싫다고 하셨는데, 입원하신동안 생각이 바뀌셨는지 퇴원하시면 엄마 고향에 있는 암전문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구요.
옆에서 누가 매일 챙겨줄 수 있으면 제일 좋을 듯한데 자식 둘 중 하나는 서울에서 회사 운영하느라 바쁘고, 저는 외국에서 회사생활 하고있는데 지금 마침 시간이 되서 잠시 한국에 들어온 거라 그럴 수 있는 환경이 아니예요ㅠㅠ
그러다보니 제가 외국 돌아가면 잔소리하며 챙겨주는 사람도 없고 식사 챙길 사람도 없고 해서 아무래도 식사 챙겨주고 공기 좋은 데가 낫겠다고 하셔셔 바로 입원하셨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엄마가 원해서 입원하신거고 저희 식구들도 다 이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던 거긴 한데, 막상 입원하시니 정말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그냥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네요ㅠㅠ
엄마가 빛 밝은 걸 안 좋아하셔서 밤에도 방 깜깜하게 해놓고 누워계실텐데 지금쯤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지...
그리고 오늘 퇴원전에 주치의선생님을 잠시 뵀는데 엄마가 “제가 예전에 자궁적출을 했으면 이렇게 재발이 안 됐을까요?”하는 질문을 하시더라구요.
엄마가 저한테는 이런 얘길 안 하셔서 이런 질문을 하실거라곤 상상도 못했던지라 사실 속으로는 깜짝 놀랐어요...
교수님은 ”아주 초기면 자궁적출로 괜찮아질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은 자궁적출을 해도 암세포가 퍼져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자궁적출을 안해서 재발했다고 확정지을 순 없어요.“라고 하셨어요.
알고보니 엄마 지인중에 ‘애초에 자궁적출을 했어야 한다’고 한 분이 계셨다고 해요...
그 얘기를 들으신 교수님께서 “그런 건 잘 모르는 사람이 ‘지껄이는’ 소리예요.”라고 해주시더라구요.
속이 다 시원했습니다!!
(이자리를 빌어 강남ㅅㅂㄹㅅ ㄱㅈㅎ교수님 너무 감사드려요. 늘 적확한 정보제공을 해주셔서 저희 엄마가 많이 신뢰하셨고, 보호자인 저 고생한다며 늘 어깨를 톡톡 두드려주셨는데 그게 정말 많은 위로가 됐습니다)
저도 엄마한테 전문의료인도 아닌 사람 얘기는 신경 쓰지 말라고 했고 엄마도 고개 끄덕끄덕하긴 하셨는데요,
본인 속마음이 어떤지도 모르고 아무소리나 막 지껄이는 사람들은 정말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어요ㅜㅜ...
눈 앞에 있으면 한 방 멕였을텐데!! 싶기도 하구요.
이래서 몸이 아프면 사람을 멀리하게 되는건가 싶기도 하고 참 마음이 복잡했네요...
어쨌든 요양병원에는 엄마 혼자 입원하셨고 근 2주만에 엄마와 떨어져서 보내는 밤이 찾아왔어요. 오늘 밤, 엄마가 기침가래로 밤을 지새우시는 일 없이 편히 잠드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름다운동행 환우분들, 보호자분들도 어제보다 오늘 더 편안한 밤 보내시길 간절히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