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아들 김밥을 싸다보니

건강행복l위본
2024.04.16 09:24 | 조회 742

아침에 아들래미 김밥을 싸다보니 돌아가신 아부지 생각이 나더라고요.

요양원에 계실때 제가 김밥을 싸간 적이 있는데 말씀도 거의 못하실땐데도 제게 작은 목소리로 파는건 속에 몇개 안들어가는데 니가 해온건 속에 많이 들어가있어서 맛있다고.....

그러시면서 김밥을 어찌나 맛있게 잡수시던지.

요양원 들어가시고나서는 식사도 거의 못드시고 뉴케어나 간간히 드시고 식사량이라고 해봤자 억지로 조금씩 드시는 게 다였는데 그날따라 제가 싸간 김밥을 한줄 반은 드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체하실까봐 제가 더 드시지 말라고 말렸던 기억이....

저는 아부지를 생각하면 눈물부터 나요.

아직 더 살아계셨을 아부진데.....

집집마다 다 사정이 있겠지만 저희 아부지는 엄마가 무릎수술을 하러 입원하시는 바람에 어쩔수없이 요양원에 들어가셨거든요.

고혈압 당뇨는 있으셨지만 잘 걸으시고 식사도 완전 잘하시고 멀쩡하신 상태였는데도 엄마의 부재로 인해 몇달간만 요양원에 모신다는게......

엄마가 무릎 수술하시고 3개월 정도후에는 아부지를 다시 집으로 오시게 하려고 했는데 엄마수술이 잘 안되어서 엄마가 거동이 힘들어지는 바람에 아부지는 쭉 요양원에 계시게 되었어요 ㅠ

잘 드시고 잘 걸으셨던 아부지는 요양원 들어가시고 6개월만에 걷지도 못하게 되고 식사도 잘 못하시고 몸은 뼈만 보일 정도로 앙상해지시고 암튼 불과 6개월 만에 아부지는 진짜 요양원에 계셔야되는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처음에 아부지한테 엄마 무릎수술할 동안만 요양원에서 케어 좀 받고 계시라고 했는데 거기서 아부지가 돌아가시게 될 줄은..

지금도 아부지께 너무 죄송하고 너무 보고싶고 너무 안타깝고 그런 마음이에요.

막내딸을 참 좋아하셨던 우리 아부지.

하늘에서 지금도 저를 지켜주고 계신 것만 같아요.

아부지 돌아가시고 아부지 사진이나 동영상도 잘 못봤는데 어제는 아부지가 너무 보고싶고 목소리가 듣고 싶어 19년도에 녹음해둔 아부지 목소리를 들어봤어요.

저희 딸래미가 보고싶다고 전화하신 아부지 목소리를 듣자마자 오열했네요ㅠ

그때 세살이던 제딸이 올해 초등학생이 되었어요.

아부지가 이뻐하시던 막내딸의 딸래미가 얼마나 이쁘셨을까요.

보고싶다 보고싶다 잘 크거래이... 하시던 목소리에 주저앉아버렸네요.

너무 보고싶은 울아부지.

아이들 어렸을때 친정가서 밥 먹는데 딸래미가 칭얼거려서 제가 업고 밥을 먹으니 그 모습보고 아부지가 어찌나 속상해하시던지...

"아 때문에 밥도 제대로 못묵고, 묵는거 얼마나 좋아하는데 새끼 키운다고 밥도 못묵네..." 하시던...

하필이면 20년도 2월에 엄마가 무릎수술 하시는 바람에 아부지는 그때 요양원에 들어가시고 코로나가 심해져서 면회도 안되는 상황이었어요.

돌아가시기 며칠전에도 아부지가 너무 보고싶어서 요양원에 전화을 하니 면회는 안된다고...ㅠ

1월에 아부지 잠깐 뵙고 5월에 돌아가실때까지 못찾아뵈었어요.

제 마음은 늘 아부지한테 가고 싶었는데 말이죠.

아부지는 이노무새끼들이 아무도 면회도 안온다고 생각하셨겠죠ㅠ

얼마나 혼자서 외로우셨을지 상상도 안돼요.

갈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 그걸 모르셨을 것 같아요.

젊으셨을때부터 멋쟁이셨고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어디 나가실땐 베레모 딱 쓰시고 셔츠는 몸에 핏 되는거 아니면 안입으시고 생신때 제가 선물해드리려고 뭐 사드릴까요 여쭤보면 백화점에서 닥스셔츠 사오라고 ㅋㅋ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제가 사드린 닥스셔츠를 좋아하셨어요.

제가 스물여섯살때 모시고 간 태국여행이 그리도 재미있었다고 두고두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왜 아부지 모시고 여행을 더 다니지 않았는지... 너무너무 후회됩니다.

지금도 제 이름을 부르시며 농담 던지실 것 같아요.

농담하는 걸 참 좋아하셨거든요.

장난끼 가득한 아부지 눈이 아직도 선명해요.

아들래미 김밥 싸다가 아부지 생각에 푹 젖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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