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작년 여름은 뜨거웠어요

김딩딩l자내본
2024.04.22 19:31 | 조회 1.4k

작년 7월 복통이 시작되어 처음 방광염 증세 인거 같아

약처방받고 복용해보았지만 통증이 줄지않아 진통제로 몇일을 견뎠어요

그렇게 버티다 버티다 토요일 저녁 극심한 통증에 혼자 응급실을 갔어요

진통제를 맞고 검사를 시작했고 소견서를 써줄테니 상급병원으로 빨리 내원하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아 뭐가 안좋은가보다 ` 조금 걱정은 되었지만 병원으로 퇴근한

남편손을 잡고 근처 맛집가서 밥먹으며 불안해 하는 남편에게 별거아닌듯

일단 음식에 집중해 공격적으로 먹어보자!! 걱정은 내일해도 안늦어!!

의료파업이었던 그 여름날 대학병원 진료예약도 어렵고 기다려야해서

일단 큰 여성병원을 방문했어요 초음파보고 조직검사를 했고 암 진단이

내려졌어요 여러 검사지와 조직 슬라이스를 들고 대학병원을 찾았고

또 검사에 검사..그사이 다행히 파업이 끝났고 수술날짜가 잡히고 저는

병원에서 어떻게 재미나게 보낼지 매일 생각했어요

자궁내막암 3기말 근데 그말들이 타격이 없었어요

음 저는 진짜 괜찮았어요 일부러 찾아보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았던거 같아요

제가 가진 병이 궁금하면 할수록 불안해지고 두려워지는것이 싫었던거 같아요

물론 어느정도의 지식이나 공부는 있어야한다고 하는데 제 성격상

오히려 모르는게 약이 되는..스타일이라 병원에서 시키는대로만 했어요

수술전 하고싶은거 먹고싶은거 가고싶은곳 다 다니며 병원에서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며 입원을 기다렸고 입원날이 다가왔어요

1인실 입원을하고 방꾸미기에 하루를 보냈어요 화사한 침구세트에 큰인형을

두개씩이나 안고 끼고 있는 철없는 저의 모습에 간호사님이

많이 웃으셨어요 저녁부터는 제모를 하고 관장을 하며 내일 수술의 대한 설명을

선생님께 들으며 내일 개복수술 예쁘게 해달라고 농담 아닌 농담도 던졌어요

아침에 수술복을 갈아입고 빨리 수술실에 들어갔음 좋겠다고 노래 불렀어요

나는 정말 괜찮았는데 남편이 옆에서 금방이라도 쓰러질것 같은 환자같은 모습에

오히려 내가 빨리 들어갔다 빨리나와야 저사람이 덜 힘들겠구나 그생각에 빨리 수술하고 싶었어요

드디어 수술실로 가는 복도를 따라 저는 남편의 보호를 받으며 잘다녀올께

밥먹고 커피한잔 마시고 있으면 나 금방 나올꺼야 이따 만나자

그말을 마지막으로 다행인지 뭔지 수술실들어가고 준비하는 과정이 기억이 잘 안나요

분명 그 순간은 또렷히 간호사분들과 인사도 나누고 대화도 했는데 그 기억이 꿈꾼것 처럼 지금 제 머리속에서

흐릿한 기억으로 남아있고 수술을 마치고

병실에 올라와 누워서 나 잠와 잠온다 자고싶다 그말했던것만 정확히 기억이나요

저는 개복 30센티를 했고 자궁 난소 나팔관 림프 전이되었던 질까지 적출하고 배액관 두개를 달고

아침에 상쾌하게 눈을 떳어요 통증은 생각보다 견딜만했으며 발등에 꼽힌 링거바늘이 더 아팠어요 ㅎㅎ

오후부터는 병동을 조금씩 걸으며 운동을 했고 2일차에 소변줄을 제거 했으며

방귀가 안나와 걱정했는데 4일째 첫 배변을 했어요 4일동안 배고픔도 목마름도

안느꼇는데 커피..그놈에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어서 그렇게 기다렸어요 ㅎㅎ

회진 오신 교수님께 제일 첫마디가 커피 커피 커피 마시게 해주세요 한모금만요

그소리였으니 얼마나 황당 하셨을까 생각이 드네요 허락을 받고 커피 한잔을

보약 마시듯 아껴 마셨던 그날 커피맛을 못잊어요 ㅎㅎ

회복이 빨라 예정된 날짜보다 일찍 퇴원을 했고 요양병원을 못보내겠다는

남편의 말에 저는 집에서 요양을 했어요 24시간 옆에서 지극정성으로

돌봐주는 남편덕에 더 편했던거 같아요

배액관을 달고 퇴원을 했고 압박스타킹과 허리복대 때문에 불편했지만

하루하루가 신나고 재미났어요 앉자있다 일어날때 배땡긴다고 느므느므 아프다고

막 웃으며 나중에는 이 통증도 잊어지겠지 지금 많이 많이 겪어봐야겠다면서

혼자 앉자있다 일어났다 침대위에서 이리굴럿다 저리굴럿다 그냥 새로운 경험에

지난날 그냥 쉬이 움직이던 나의 근육들에게 고마움을 느꼇던거 같아요

씻는것도 쭈그려앉는것도 뛰는것도 계단을 오르는것도 허리를 숙이는 일조차

이렇게 고맙고 감사한일이구나 그냥 그렇게 하루하루 회복해가며 수술후 첫진료를

보고 배액관도 뽑고 방사선 일정도 잡고 뭔가 활기찼던거 같았어요

내부 방사선 6회후 항암을 하자는 교수님 말에 조금 불편했던 방사선도 잘 받았고

항암일정 잡으려고 진료 보러 갔는데 당분간 지켜보자 항암은 안해도 될꺼같다라는

교수님말에 교수님 저 3기 암환자인데요? 항암을 안해도 되나요? 이 질문만 앵무새마냥

반복적으로 물어봤어요 일단 추적관찰하자 결론이 나서 춤을추며 진료실을 나왔던 기억이나요

몇번 이벤트가 있었지만 응급실에서 출혈잡고 진통 잡으며 잘 지내고 있어요

주위 사람들이 제가 암환자라는게 거짓말 같다고 할 정도로 우울했던적이 없었던거 같아요

매일 싱글벙글 깔깔대고 아프기전이나 아프고 나서의 생활의 변화가 크지않아요

걱정의 소리들도 있지요 뭐든 조심해야된다 먹는거 하나하나 일상생활에 쓰는 물건 하나하나

몸을 아껴서 사용해라 힘든일하지말고 ( 여행. 캠핑. 익스트림 스포츠 ) 손발네일 눈썹연장

다 안좋다더라..근데 제가 행복한일이라 들어지지않네요 말안듣는 환자인건 분명합니다

내일은 병원 진료날이예요

수술한지 8개월이 지났고 앞으로 더 많은 날들을 조심하고 건강하게 보내야겠지요

제 글들이 불편하실분들도 많으실꺼예요 다들 얼마나 조심하고 건강 챙겨가며

노력의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지 아니까요

저는 저만의 삶의 방식대로 지금이 행복하고 지금이 즐거우고싶은 철없는 암환자이니

조금은 예쁘게 봐주세요 ㅎㅎ

내일 병원가서 좋은 결과 듣고 행복하게 동행을 방문할께요

우리 동행 여러분들 오늘 저녁도 예쁘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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