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대장암 3기) 반토막난 초심과 일상

이기자후후l대본
2024.04.28 12:31 | 조회 2.8k

너무 오랫만에 적는 일상글이네요.

무지하게 바쁜 이유는

스케줄이 늘어난측면보다

수없는 마취와 항암과 또한 나이로 인해

머리가 나빠지니 손발이 정신을 못차리는 까닭이겠죠.

여튼, 항암후 너무나 착하고 건강한 삶을 살던 저는

4년차가 다가오면서

처음 1,2년차에 성스럽고 거룩하던 식단과 운동은

반쪼가리 실천이 된 삶을 살고 있어요.

이 병고에서 벗어나게만 해달라던 바램은

제발 정상인처럼 평범하게 살게해주세요 하는

과거를 잊은 기고만장으로 흘러가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반쪽이라도 제대로 살고 있다고 해명하며

일상을 오픈해봅니다.

4월이지만 아직도 더위가 추위가 왔다갔다하는 동네라

겨울 내내 실내에서 야채를 키워먹었어요.

흙에서 키우는것보다 힘도 없고 맛도 없더라는.

지난달엔 7년만에 미국에 개기일식이 지나갔어요.

사실 개인적으로 그러던지 말던지...일식이 어쨋다고...

이토록 개념없는 일인이긴한데

그래도 사진한장 찰칵.

매일이던 착한 아침은 이제 가끔이 되어버렸어요.

심지어 허접하기까지 하다는.

그래도 나쁜것 안먹고 시작한다는 자부심으로 자화자찬.

부서지기 전에는 물건 못바꾼다는 남편의 철학으로

16년째 쓰고있는 테이블은

정말 볼때마다 언제 부서지나 주문을 걸어요.

최근 가장 큰 일상의 변화는

40키로 정도 떨어진 캄보디아 커뮤너티 교회

청소년 사역에 음식봉사를 시작해서

현재 3개월째 매주 목요일 100인분의 음식을 해서

열심히 나르고 있다는....

계획하거나 결심한적 없는데 그냥 우연한 기회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대량으로 음식을 해본 경험이 없어서

아직까지 매번 엉망진창이예요.

그래도 매번 맛있다고 이야기해주는 아이들의 함박웃음에 중독되어

벗어나질 못하고 있어요.

호들뭉치님과 옆지기님 이기자홧팅님등

선수들의 조언이 절실한 시점이예요.

2개월전부터 업무로 인해 또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하더니

역류성 식도염에 위염증상에...

위내시경을 했는데 감히 3500달러라는 금액이...

위내시경이 한국

돈 500만원....흠................

물론 미국은 위내시경하는데 독방에서 대기하고

마치과 의사와서 미리 설명하고

의사 들어와서 히스토리 첵업하고

아침 6시에 가서 끝나니 10시에 시술을 시작하는

거창한 절차...

회복실에서 마치에 취해서 남편한테

항상 옆에있어줘서 너무 고맙고 든든하다는

입에 담지못할 말들을 해대고...헤롱헤롱~~

뭐 결과는 위염판정받고 놔두면 암이 된다는 협박과함께

지금 약물치료중이예요.

암치료후 많은 일상의 회복에 감사합니다.

하지만 역시 모든 잔바람에 다 걸려 넘어지는 사람처럼

감기도 위염도 식도염도 대장염도

시도때도 없이 걸려드는 참으로 연약하고 귀한 몸이 되었네요.

치료중이신 모든 분들에게도 힘찬 미래가 다가오고 있음을 믿고

우리가 암환우라는 사슬에 메일필요는 없지만

암에 걸려 항암을 거쳐온 절대 정상적이지 않은 몸임을 기억하며

조심히 보살피고 살아가보기로 합니다.

첫째도 여유

둘째도 여유

여유있는 일상에서만이 제 자신을 돌보고 살아지더라는

4년차 대장암 3기 환우의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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