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자녀에게 듣고싶은 말 있으신가요? 아빠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이 많은데 선뜻 못하겠어요

아빠의 늦둥이딸l위보
2024.05.05 09:08 | 조회 1.5k

안녕하세요 저와 아빠의 관계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아빠의 마흔둥이 딸이고 아빠는 최고의 아빠, 자상하고 따뜻한..친구같은 아빠십니다..

저는 이제 33, 아빠는 73

아빠는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하신데..그 몸으로 저를 씻기고 입히고 매일 학교도 데려다주셨어요

하루에도 몇번이나 통화를 하고 카톡도 아침 점심 저녁 시시콜콜 대화를 나누고..서로의 인스타그램에 좋아요를 누르며 그냥 제 인생 깊숙이 일상처럼 들어와 계시죠..

심심하면 통화하고 힘든 일이 있음 바로 전화해 재잘재잘 말할 수 있는..엄마보다 더 엄마같던 아빠시니까요

아빠는..정말 속이 깊은 딸 바보세요

처음 위암 발견하고 항암중에도 임신한 제가 걱정할까 내색 한번을 안하셨고...

재발해서 항암을 하시는 지금도 이벤트를 갖고 태어난 둘째

를 데리고 재활을 다니는 저를 걱정하시며 힘든 내색 한번 안하셨어요...제 걱정만 하셨어요

몸이 불편하신 아빠였지만 건강한 아빠들 보다 더 다정하고 따뜻하게 저를 키워주셨어요

아침 점심 저녁으로 바닥걸레질을 하셨는데 소중한 내 딸 몸에 먼지가 묻을까 그렇게 닦으며 키웠다고 상견례에서 시부모님께 말씀하시기도 했어요

아빠가 힘든걸 알지만 늘 제 삶을 사느라 많이 신경써드리지 못했고..아빠는 늘 그저 제가 아기들과 행복하게 사는 모습에 기뻐하시며 토끼같은 손주들 잘 키우라고만 하셨어요

전 그냥 그렇게 사는게 최고의 효도라 생각하며 아빠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해드리지 않고 애들이랑 놀러다니며 이기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시시콜콜 제 일상들이나 조잘대며 수다만 떨었던 딸이였지..감사함과 사랑한다는 표현을 해드리지 못했는데...너무나도 해드리고 싶어요..아빠는 나에게 최고의 아빠였다고..사랑한다고 다음 생엔 내 자식으로 태어나라고

진짜 잘해주겠다고..

그럼 하면 되는데 그 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아요..

말을 하게되면 아빠가 아빠의 상태를 알아버릴까봐...

마지막 인사처럼 들릴까봐..치료희망을 갖고 있는 아빠가 무너질까봐..아빠 앞에서 울어버릴까봐..아빠도 울까봐...목구멍에서만 하고싶은 말들이 맴맴 맴돌고 하지 못하겠어서 너무 답답하고 미치깄어요

참고로 저는 철없는 막둥이지만 아들같은 딸이고..엄마와 언니가 마음이 약해 자주 울거든요..아빠도 제가 아들같은 딸이라고 하셨고요..

수목장이 하고싶다 장례비는 어떻게 되냐 등등 이런 말씀을 저한테 하셨는데 제가 울지않고 아무렇지 않은 듯 그런 이야기를 계속 함께 할 수 있는 든든한 존재가 되어드리고 싶어요..

아빠가 정신이 또렷할때 많이 말하고 대화해야하는걸 아는데 알면서도 말못하는 제가 너무 싫네요..

환우분들은 자녀한테 어떤말이 듣고싶으신가요..?

글이 너무 두서없지만...여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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