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버이날이었잖아요. 그때 저는, 뭐 항상 그랬지만, 파트너사 개발팀들과 일하느라 정신없었는데요. 그날만큼은 6시 퇴근을 했어요. 외국에서 온 파트너들에게, "오늘이 한국 어버이날이에요, 집에 가서 부모 역할해야됩니다. 딸아, 여기 엄마있다. 선물받을 준비되있으니 가져오너라. 이렇게요. 그리고 오늘은 매주 수요일 회사에서 가정의 날이기도 해서 우리 다 일찍 퇴근해야되죠. 이 방에 있는 사람들은 5시에 나가는 걸 목표로 준비해봐요." 했어요.
그렇게 사람들 보내고, 저는 사무실 제 자리 올라가서 조금 마무리하고 집에 일찍 왔지요. 그런데 집에 딸이 없는 겁니다. 학원도 그만둬서 오늘 저녁 스케쥴도 없는데. 6시, 7시, 8시. 전화해도 안받고 소식도 없어요. 카톡해서 뭐라 했더니 잠시 산책나간거라며 8시반에 부랴부랴 들어오더군요. 친구와 노느라 정신없었던 눈치고, 손은 빈손.
주말에 봐주었던 수학, 숙제 다했는지 가져오라했죠. 하나도 안 해서 방안에서 서둘러 조금이라도 푸느라고 뜸을 들이더니, 가지고 나온건 반도 안한 엉망진창인 문제집. 분노를 참으며 문제풀이를 해줍니다. 그리고나서 오늘이 어버이날인거 아느냐 다그쳤습니다. 이런거 따져본 적이 없지만, 이제 따져야겠다 싶었어요. 어버이날인거 깜박 잊었다는군요. 어린이날, 네 생일, 크리스마스, 옷사달라, 폰사달라, 용돈달라 네가 받을것만 그리 중요하고, 부모는 뒷전이냐. 백날천날 친구랑 놀 생각에 정신없고, 폰은 그런데에만 쓰고. 폰이고 태블릿이고 싹 다 가져와라, 이게 몇번째 압수인지 기억이나 나냐. 너에게 기회는 줄만큼 줬다. 하고 잔소리 퍼부었습니다.
다음날 출근하니 사람들이, 그래 어버이날 잘 보냈냐, 딸이 무슨 선물 주더냐 묻더군요. 대충 꽃. 이라고 둘러댔습니다. 화이트님 딸의 멋지고 훌륭한 요리 선물 보면서도 씁쓸. 나조차 요리라곤 해본적 없고, 회사 도시락 테이크아웃해서 가져다주는데, 이제 중1 딸이 뭘 하겠나 싶고.
퇴근하니 식탁에는 색종이 상자가 꺼내져있고, 방문에는 하트와 편지가 매달려있네요. 이것은 어버이날을 잊은 사죄이자 폰을 돌려받기 위한 몸부림이자 앞으로의 계획. 백번째 속아넘어가는 걸로 하고, 다음날 폰 돌려줍니다.
반성문이자 뒤늦은 어버이날 선물
잔소리한 자의 방문
잔소리 안한 자, 남편의 방문. 텅 비었음.
어제 그제, 정말로 휴가내서 사무실 안 갔고요. 그러나 주말 사이, 서비스 런칭 지연이라는 중대 결정으로, 많은 사람들 우왕좌왕 연락오고 난리여서, 주요 메일과 메신저,전화만 대응하며 있었어요. 사우나랑 친구 만나러 서울, 산책, 머리 자르러 미용실도 가고요. 어제는 날씨가 환상적이고, 운전하며 돌아오는 차안에서 배철수님도 그런 말을 하더군요. 오늘 날씨 기가 막혔다고. 현대인들 너무 바쁘지만 오분만 시간내서 밖에 나가서 하늘보고 걸어야한다고. 저도 너무 공감. 삼척으로 떠나지는 못 했는데 주말이나 다음주 지나고 분위기 좀 안정되면 가렵니다요.
친구 만나러 간 서울 캠퍼스. 친구 아니 친동생 같은 아해가 회사놈이라는 게 함정.
머리 자르고 앉아있는 내 모습. 살 좀... (의자에 가려 안 보이는 각도 채택) 그러나 친구 만나서 마니 먹음.
회사에도 매번 휴일근무 신청없이 집에서 무료 근무하거나 사무실 가도 제외 시간으로 뺐던것 집어치우고, 휴일근무 사전신청해서 나가서 일하고 특근비 받겠어요. 오늘로 두번째 신청. (네, 안타깝게도 오늘 일해야해요. ^^;)
회사에서는 어떻게 챙김을 받을 것인가 생각해봅니다. 자식에게 했듯이 할수는 없고, 사회적 방법으로다가요. 이것도 시도해보고 나중에 결과를 말씀드립지요. 어제 동행에 좋은 말, 조심해야할 말에 대해 올려주신 글이 너무 참조가 됬어요. 감사합니다.
우리 동행분들도, 정정당당하게 챙김받고, 남도 배려해주는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