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잘가 울언니~~

마님l담보
2024.06.29 18:58 | 조회 3.2k

언니야ᆢ 아빠가 벌써 일어나셨어

내발치에 선풍기를 켜놓고 이불을 덮어주셨지

방문너머 내가 깰까봐 두분이 조심히 조심히 움직이며 아침을 차리시는것같아

미안해 언니

나는 며칠만에 푹잤어 언니는 밤새 혼자 항아리속 그곳에 있다는것도잊고말이야

아빠의 식사준비가 끝나면 나를깨우고ᆢ 아침을먹고 ㅡ니언니는 언제오니 ㅡ묻는게 일상이지만

오늘은 나를 깨우지않을거야ᆢ

아무리 기다려도 언니가 우리를 보러오지않을거니까ᆢ

눈을떴는데 벌써 눈물이 가득해ㅡ

언니가 아프고 ᆢ또 내가 힘들어지면서 우리가 이집에서 같이 모인게 꽤오래전일같아

어제 언니가있는곳을 보여드리며

ㅡ엄마ᆢ여기좋더라 나중에 언니옆에 갈래?ᆢ ㅡ그랬어

자기전에 아빠가 엄마께 그러더라ᆢ

ㅡ우리도 거기 갈래? 경아옆에서 애들도 오면 보고ᆢ그라자ᆢㅡ

그래ᆢ 나도 그러자고했어

언니도 외롭지않고ᆢ예전처럼 다시 모여살자

언니 나ᆢ오늘 집으로 돌아가ᆢ

여름방학이 오면 언니에게달려와 며칠을 뭉게며 맛난것도해먹고 등도밀어주고 꼭 껴안고 지내야지ᆢ생각했었는데ᆢ

언니는 내목소리만듣고 가버렸어ᆢ

지난 5월 첫입원때 보고온게 마지만모습이네 ᆢ

좋아졌을때 한번보고올걸ᆢ 늘ᆢ후회만 가득해

폭탄처럼 담도암이오고ᆢ 폐경인줄알았더니 또 나쁜 자궁암이 오고 ᆢ 족저근막염인가 했더니 또 루프스가오고ᆢ 손이 아픈가했더니 류머티스관절염이 오고ᆢ 신장이 망가지고ᆢ 녹내장이 심해지고ᆢ 엄마의 간암까지 합쳐 산정특례5개라고ᆢ 그렇게 옴팡지게 파먹히고도 아프다소리 보다 나를 더많이 위로해주던 내언니ᆢ

언니야ᆢ

이젠ᆢ뭘할까 50여년을 언니 동생이었던 나는 이제혼자야

이제 울언니라 부를사람이 없는데 ᆢ

피가 쏠리고 살이 타들어가는 이 마음을 어찌 할까ᆢ

내가있어야 80넘은 부모님도 다독이고ᆢ 남은 저아이들 시집도 보내고ᆢ 언니의 몫까지해내야하는데ᆢ

나는ᆢ 나는 어쩌지

매일 아침저녁 언니에게 통화하던 시간에 난 뭘할까ᆢ

언냐ᆢ 난 뭘하지ᆢ

매순간 나누던 그 사소하고 소중한 시간을ᆢ 난 어쩌지ᆢ

닫힌문을 보고 울리지않는 전화를 보고

부모님과 우리의 공간에서 ᆢ언니를 기다리는게 너무아파

근데 ᆢ

힘들어도 괜찮아

언니가 늘 얘기했잖아

ㅡ니이모는 참 웃기고 희안하다고ᆢ

그렇게 지낼게 ᆢ 밝고ᆢ웃기고ᆢ 희안하게ᆢ

엄마아빠도 잘 다독이고ᆢ 잘보내드릴게

가능하면 건강히 지내볼게

우리 멀리살아서 자주는 못보고살았지만

같이 있지않지만 멀리있는것도 아니래

나를 자주 보러와줘ᆢ 늘함께있어줘ᆢ

풀이든ᆢ 바람이든ᆢ 발인에 만났던 흰나비의 모습이든ᆢ

언니야ᆢ

언니야ᆢ

그곳에선 아프지말고 ᆢ 편안해라ᆢ

언니동생이어서 난 참 좋았다

나는 늘 언니랑 함께야ᆢ 담에 꼭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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