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말할것도 없이 저는, 냉정하고 이기적인 자식이었는데요. 철도 없고 회피하고 싶은 데다가, 부모가 어릴때부터 날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으니, 혹은 괴롭게하였으니 나도 똑같이 해주겠다는 마음도 있었어요. 아버지 돌아가시고나서 후회뿐이지만, 그렇다고 절연한 어머니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은 지금도 없습니다.
제 상황과 똑같진 않겠지만, <몬스터 콜>이라는 영화가 있어요. 괴물이 부른다는 뜻인데요. 실제 괴물이 등장해서 판타지인가? 싶으실테지만, 지독하게 현실적인 마음을 보여줍니다. <판의 미로>라고 기예르모 델 토르 감독 영화 아시는 분은 아마 이해하실듯 싶고, 같은 제작진이 만들었어요.
정확한 병명은 안나오지만, 암으로 죽어가는 엄마를 보는 소년이 주인공이에요. 이혼해서 다른 가정을 꾸린 아빠, 엄격한 외할머니, 학교에서의 괴롭히는 아이, 딴에는 생각해준다고 엄마의 소식을 퍼트린 절친, 학교 친구들의 시선과 없는 사람 취급. 스스로 고립시킨 자신. 비명을 지르며 깰만큼 반복되는 악몽. 그리고 밤마다 같은 시간에 찾아오는 괴물.
괴물이 찾아오는 이유가 바로 소년이 감추고자 악을 썼던 진솔한 마음입니다. 저도 아버지 아파서 가망없이 누워계실때 똑같은 생각을 했어요. 똑같은 기도를 했어요. 안 할 수가 없었죠. 기적처럼 나아서 일어나게 해주시거나, 고통없이 빠르게 주님 곁으로 데려가달라고요. 기도는 이루어졌지요. 아니 기도가 없었어도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일이었지요.
철없는 자식, 냉정한 가족, 입과 감정 모두 싸구려 같기만 한 지인. 그래요, 내 모습도 사실 다르지는 않지요. 마음이 그러할때 한번 보셔도 좋겠다 싶은 영화입니다. 책도 있어요.
눈물나도록 제가 가장 찔리고 뜨끔했던 부분입니다. 학교에서 괴롭히던 아이가 주인공 소년에게 하는 말이에요.
코너 오말리, 엄마 때문에 모두가 불쌍히 여기는 인간, 아무도 자신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자신은 남들과 매우 다른것처럼 학교에서 주변을 맴도는 인간.
몬스터콜
소년을 괴롭히던 친구의 속사정은 자세히 나오지 않았으나, 넌 뭐가 그리 특별나다고 불행에 깊이 빠져, 남과 다른 척 꼴 사납게 잰 척 하느냐, 불행하지 않은 인간, 고민없는 인간 어디 있느냐, 불행을 우월로 삼고 남들을 배척하느냐는 그런 뜻으로 저에게는 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