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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마 머리 깎으러 간다
사람 많지 않은 곳으로 갔으면 싶다
남자 미용사였으면 좋겠는데
평생 아무데서나 잘랐으면서
오늘따라 왜 이렇게 까다롭게 구는지
한쪽엔 예쁜 아가씨가 긴머리를 드라이하고
반대쪽엔 아이 둘이 장난감을 가지고 다투고 있는데
슬쩍 잡는 엄마 손을 뒤로하고
또박또박 나즈막히 말했다
죄송한데 저희 어머니가 항암 중이시라
머리를 삭발하고 싶은데요
하필 그때
미용실의 음악이 끊기지만 않았어도
원장님의 눈이 흔들리지만 않았어도
아가씨의 드라이가 끝나지만 않았어도
장난치던 아이가 울지만 않았어도
아니 불거진 엄마의 눈과 마주치지만 않았어도
난 울지 않았다
아들 이따 엄마 머리 깍을 때
사진 하나만 찍어봐
엄마도 실감이 잘 안 나네
조용히 눈을 감고
머리를 깍는 엄마는 고요했다
소리 나지 않게
제 수명을 다 해버린듯한
핸드폰을 들고
스피커 구멍을 막고
내 입도 막았다
이 낡은 휴대폰은
너무 흐리고
또 흔들렸다
찍고 나서 보니 사진은 잘 찍혔군요...
아들 어쩌지 무서워라고
말하는 우리 엄마가
너무 어리고 여려서 마음이 아립니다
사진만으로는 그날의 공기가 잊혀질듯 해
몇자 적어 두었습니다
감사하게도
항상 제가 머리 자를 때면
사적인 이야기도 없이
묵묵히 머리만 잘라주시던
과묵한 원장님이었는데
그날
어머니 치료 잘 받으시라며
머리는 무료라고 하시더군요
너무 감사한 마음이
정말 힘이 되었습니다
응원 받고 싶고
위로 받고 싶어
이렇게 올려봅니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모든 분들의 쾌유와 건강을
제발 부디 아득하게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