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못된 딸이라 마음이 힘든 이번 주

소라l흑보
2024.08.21 15:57 | 조회 1.5k

벌써 호스피스에 온지 50일이 다되어가네요.

섬망과 정확하진않지만 뇌전이때문에 대답도 잘 안하시고 계속 혀를 말아서 입천장으로 소리를 내는? 기이한 행동을 반복하시고.. 눈에 젤리같은 것도 끼시고.. 부종도 생겼다 안생겼다 하시고.. 대화도 잘 안되시고..

점점 안좋아지시는게 확연히 눈에보이는데 오히려 왜 저는 마지막에 갈수록 엄마에게 더 잘 못해드리고있을까요..

3달째 혼자 상주보호로 24시간 오직 저에게만 과도하게 의존하는 엄마 간병이 이제 한계에 부딪히더라구요. 친척들이 근 1년간 일상생활도 학업도 못하고 밥도 잠도 제대로 못챙기는 제 모습을 보고 이모가 간병을 도와주러 온다는데도 엄마는 싫다고 싫다고 가족 다 버려 버려.. 단어만 반복해서 말씀하시네요. 이게 또 너무 서럽고 하고싶은 말에만 대답하니 답답하고 그래서 못된 말로 엄마 대체 나 사랑하긴 하냐고 사랑한 적 있냐고까지 말해버렸네요.. 엄마는 지금 온전한 정신이 아닐텐데 말이에요. 사실 자라면서 한번도 고맙다, 사랑한다 칭찬 한마디 들어본 적 없거든요. 간병하면서도 거의 못들어봤고.. 살갑다기보다는 늘 워낙 예민하고 냉정한 스타일의 엄마라... 많이 부딪히고 안맞다가 제가 독립하고 나서야 되려 잘지냈어요. 이런 예전 서러움이 섞였는지 아픈 엄마에게 해서는 안될 말을 하고 또 상처를 줘버렸어요.

제가 알던 그 지혜롭고 강한 엄마는 이제 다시 볼 수 없겠죠. 엄마와의 예전 추억들, 카페에 썼던 글들 보고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어요. 다시 마음 다잡고 옆에 있어드려야겠습니다. 지난 며칠간 엄마와 세상을 향해 못되고 미운 마음 품었던 것들을 다시 반성해봅니다. 제가 한 말들이나 짜증섞인 행동을 엄마가 섬망때문에 기억못하면 좋을텐데....하는 못된 바람까지 품게돼요.

참.. 아직도 너무 철이없는 제 자신이 답답해요. 저도 엄마를 마지막까지 너무너무 사랑하고싶고 다른 딸들처럼 애틋하고 아름답게 이 시간을 보내고싶었는데 현실은 참 쉽지가 않군요..ㅎㅎ 간병하면서 제 밑바닥을 마주하는 것 같아 괴롭고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을 후회하게 될 미래의 제가 있어 고통스러운 나날이네요.

이겨내신, 또 이겨나가고 계신 모든 보호자분들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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