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호스피스에서..

카
카르페디엠l폐보
2024.09.15 18:46 | 조회 2.6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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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17일차 입니다.

입원당시 기억력은 많이 떨어지셨지만 그날 그날 제대로 소통은 가능했는데.. 이제는 그런 날이 드물어요.

섬망도 생기고 인지도 문제가 생기고..그나마 나를 기억하신다는 거 다행으로 여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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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입원하고 일주일째 첫 섬망.

그 때 저를 너무너무 찾으셔서.. 섬망이라 아침이면 잊으실거 알지만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 할거 같아서 간병인 대신 제가 상주 보호자로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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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중간 아빠가 정신이 맑으 실 때.

니가 있어서 좋다, 고맙다 ,미안하다, 간병인한테는 이렇게 까지 부탁을 못하겠더라...이런 말을 하셔서 곁에 있길 잘했다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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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맑은 시간이 거의 없으세요.

진통제 맞고 주무시거나 깨어나면 다시 바로 아파하시거나.. 섬망이거나... 다른 아빠 모습이거나 ..오늘 아주 잠시 맑으셨는데

본원에 항암하러 다닌거만 기억하세요

지금 이 병원이 암병원이냐고...매우 혼란스러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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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잠시는 이겨낼거라고 힘내실거라 하시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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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빠는 거의 주무시다 깨서 너무너무 아파하시다 다시 주무세요.

저도 오늘은 왜인지 컨디션이 안좋아서 계속 누워있었는데.. 이렇게 죙일 누워 있어도 되는지..

잠이라도 푹 자고 싶은데 잠은 오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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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주무시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 때문에 며칠 전부터 식사를 거의 못하세요

그 전에는 아프셔도 진통제 맞고 한그릇 다 비우셨는데

잠에 취해 계실때 드시는게 위험하다 하고.. 앉는 것도 아파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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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혹시나 식사시간에 개운 한 타이밍이 있을까 싶어서 아빠 식사를 계속 넣고 있는데

계속 미뤄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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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도 저녁밥을 받아놓고 점심에 못드신 밥을 제가 아빠 곁에서 먹는데 눈물이 터져버렸어요

아빠는 어디쯤에 계시는지..

이 우주에 아빠랑 나만 혼자 있는거 같고

무섭고 무겁고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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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할 때만 해도 너무 성급히 호스피스로 온 건 아닐까 했는데 지금 아빠는 매일 매일 달라지고 있어요.

아빠는 달라지고 저는 적응을 못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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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저리 곤히 주무시면 이렇게라도 오래 있어달라 했다가 앞으로 아빠가 겪을 일들을 생각하면 더 나빠지기 전에 가시라고 이런 생각도 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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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7일 뼈전이 통증에 골절로 괴로워 하는 아빠를 사설 구급차에 싣고 요양병원 가면서 아빠가 통증이 잡혀서 집으로 갈 수 있을까 했는데....집에는 아마도 못 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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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라, 연휴라, 저녁이라 병원은 너무너무 조용하고

저는 무섭고 슬퍼서 가족실에서 울다가 아빠 곁으로 왔어요.

어제 아침엔 임종실에서 오래 계시던 두 분이 같이 소풍가셔서 그런지 마음이 더 복잡해 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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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호스피스인데..

저는 처음에 두 달 지나면 어느 호스피스를 가야하나 ..이 생각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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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 여기는 호스피스였지.'

이 사실을 깨우칠 때마다 마음에 돌덩이가 앉아있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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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고 무섭고 슬픈 밤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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