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운동하면서 유튜브 랜덤으로 찬양을 (저는 교회다녀요) 듣다가 놀랐습니다. 제가 암걸리고 제일 싫어했던 찬양이었거든요. 제목이 하늘소망이에요.
안아팠던 시절은 참 많이도 천국을 소망했는데 ㅎㅎ
암걸리고 나니깐 천국 소리도 싫어졌어요.
그 찬양을 들으면서 덤덤하게 따라 부르는 저를 보니, 멘탈이 조금은 나아졌구나 또는 시간이 약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세상 최고 쫄보에요. 죽을까봐 매일 울고 이 카페도 슬픈 소식 듣고 고통스러워서 탈퇴도 하고 그랬잖아요.
제가 기계에 관심이 없어서 핸폰도 한번 사면 5-6년씩 쓰는데 글쎄 항암하면서 신형 폰을 사고 싶은데 죽을까봐 못샀어요. 항암 끝나고도 못샀어요. 곧 재발하고 죽을까봐. 어느날 요양병원 암동기언니랑 등산갔는데 언니가 너 폰 좀 사라 사진이 이게 뭐냐 라고 그래서 나 죽을까봐 못산다고 하니깐 죽기전에 그럼 다 해보고 죽어야지 그것도 못사보고 죽는게 더 불쌍하다 야! 그래서 당장 애플 스토어 가서 최신형으로 ‘일시불’로 사고 맥북도 사고ㅋㅋㅋ 다 사버렸어요.
암만 아니었으면 행복했을텐데 라고 생각해보니, 뭐 암안걸렸을 때 행복한지도 몰랐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오히려 저는 첫 항암 후유증 사라질때 친정엄마랑 벚꽃 보러 북한산 간게 너무 행복했어요. 바빠서 10여년 동안 엄마랑 꽃놀이 한번 못갔었는데…
그래도 멘탈이 맨날 무너져서 그냥 의학에 맡기기로 하고 정신과 진료 받으면서 교수님(종양정신의학과)이 암환자가 듣고 싶은말만 골라서 해주셔서 (하지만 단호하고 현실적이심) 징징대는거 안봐주심.
밤에 센치해져서 잠못자고 검색하고 울지말고 수면유도제 먹고 자고 일찍일어나라고 하셔서 새나라의 어린이 생활도 하고, 생존율에 기대걸지 말고 1%의 생존자로 살라고 하셔서 남이야기에 귀닫고, 요양병원에서 즐거운 생활 중이라고 하니 즐거울 때 떠나라! 이런 이야기 해주시고…. 좀 정상이 되었는지 이젠 예약 안잡아준다고 하셔서 서운했는데 병원을 옮기셨음 ㅠㅠ
참! 가장 마음을 잡게 된 계기는.. 제가 따릉이 타고 가다가 배달 오토바이에 치이는 사고가 있었거든요. 그 날 번쩍했습니다. 나는 내가 암만 아니면 장수 할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구나…… 오늘 당장도 죽을 수 있었구나말이에요.
암에 걸리고 나니 세상이 삶과 죽음으로 딱 나눠지더라고요. 어떻게 값진 삶을 살다가 갈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해보다가 진지하게 거기에 대해 고민했어요. 물론 제가 치료는 종료 되었기 때문에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지만(나름3기C니깐……그래도 심하긴 했지요)
내가 없어도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살아있는 동안 만들어주고, 뒷바라지 해준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과감하게 요즘에 빚없는 사람 없다며 일 만두고 다시 공부하게 해주고 멋진 엄마가 되기 위해 저도 공부하고 운동하고 바쁘게 살고 있어요.
그래도 문득 문득 올라오는 감정들이 나를 슬프게 합니다. 근데 암한테 질까봐 다시 털고 쿨한척해여.
저 쫄보라고 했잖아요. 아들 14개월때 발병했는데 초등학교 가는 거 못볼까봐 ㅋㅋㅋㅋㅋ 초등 조기 입학 시킨 사람이 바로 저에요 ㅋㅋㅋㅋㅋ
자식 때매 살고 싶은데….. 사실;; 자식들이 저랑 살기 싫어서 도망칠까봐 걱정하고 있습니다. 요즘 제가
건강해졌는지 잔소리가 많거든요 ㅋㅋㅋ
암환자가 걱정이 없는게 사실 더 이상한거 아닌가요.
그래도 거기에만 몰두해서 소중한 시간들을 잊지 말고 살아봐요. 감히 제가 화이팅 외쳐드립니다.
그리고 사실 저는 진짜 쫄보라 ㅋㅋㅋ 3개월 관해를 앞두고 떨리거든요. 그래서 제가 스스로에게 괜찮다 이렇게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꼭:-) 좋은 소식 들려드리려고 막판 스퍼트 내려고! 주저리 주저리 써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의사가 되고 싶다던 7세 딸은….
아무런 꿈도 없는 십대가 되었습니다……
시간아 흘러가 줘서 고맙다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