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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도 11월에는
김행숙
느릿느릿 잠자리 날고
오후의 볕이 반짝 드는 골목길
가을 냄새가 시작된다
시들어가는 시간
사람들이 종종걸음 치는 저녁 때면
어김없이 등줄기가 시리다
갑자기 햇살이 엷어지고
나뭇잎 하나 툭! 떨어져 내리면
나도 옷깃을 여며야 한다
내일을 기약하는 마른 풀잎처럼
다시 마음을 다잡으리라
늦어도 11월에는.
벌써 11월이라니 세월의 무상함을 새삼 느끼게 되는 달입니다. 달이 바뀌고 해가 바뀌는 것은 단지 숫자놀음에 불과하다지만 그 동안 여기저기 손때 묻은 2024년이라는 집을 떠나 2025년 새집으로 이사준비를 해야하니 괜스레 마음이 바빠집니다. 년말이 가까워 오면 년초에는 무슨 결심을 했고 어떤 것들이 이루어졌나 셈하게 되는데 올 년초에는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말고 하루하루 충실히 살자고 마음을 먹었기에 크게 자책할 것이 없어 나름 흐믓하기도 합니다. 나이가 드니 조금씩이나마 지혜로워지는 것 같습니다. ^^*
‘늦어도 11월에는 다시 마음을 다잡으리라’ 시인이 건네는 싯구를 채찍삼아 11월 한달 잘 지내야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뽀족한 숫작 11이 내눈에는 채찍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전해드리는 사진은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의 달 공짜로 들어간 경복궁안 모습입니다. 즐감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