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글을 쓰는 데에도 무척 큰 용기가 필요하네요.
저희 엄마 84세. 췌장암 진단. 전이 없음.
ct상으로는 혈관이 가까워 수술 어렵고 연세와 체력으로 항암도 권하지 않는다고 소화기내과 1차 소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mri 찍고 그저께 결과 들었는데, 내과샘이 수술이 여전히 어렵긴 한데 불가능은 아니다 외과선생님 소견을 들어보자 쪽으로 아주 살짝 바뀌었고
외과샘은 혈관이 아예 붙어있으면 불가능인데 떨어져 있다, 어렵긴 한데 해보자, 대신 지금 체력이 약하니 약 20일 정도 재활하고 몸 만들어보고
타과 샘들(엄마가 이 병원 다른 과들도 다니세요) 모두 협진하고 검사해서 수술 가능한 상태인지 알아보자, 수술을 목표로 해보자 포기하긴 이르다.. 하세요.
여기는 엄마 사시는 곳 근처 일산병원입니다. 2차병원인데 연세대 협력병원이구요.
제가 메이저 big5 중에 두군데 예약을 잡았었고, 근처 암센터도 가보려고 의뢰서까지 떼었으나
엄마는 서울 큰병원은 완강히 거부하시고 (젊은 시절에 서울 모 큰병원에서 뇌 조영술이 잘못되어 반신불수 되셨다가 간신히 살아나 재활하신 뒤로 큰병원을 아주 불신하십니다)
이 병원에서는 수술 하겠지만 다른 병원에선 검사조차 못 받겠다, 2시간 차타고가서 똑같은 검사 처음부터 다시 하는거 죽어도 못하겠다 힘들어서.. 라고 하세요.
이 병원을 마음 편해 하시고 여기 아니면 정말 완강하게 거부하시네요. 제가 보기엔 살고 싶은 의지가 있으신데 다른 병원은 싫으신 것 같아요.
그래도 크로스체크를 위해 중대광명 손희주, 분당차 양석정 교수님 대리진료 잡아서 수술이 진짜로 가능한 건지 소견은 들어볼 생각입니다.
아무것도 안 될 거라 생각했을 때는 시커먼 절망이었는데
지금은 또 다른 공포와 걱정이 찾아오네요..
사실 잘 믿을 수 없어서 몇번이나 물었는데
외과 이진호 선생님이 고령자라도 수술해서 살릴 수 있다, 모든 과 샘들이 함께 방법을 찾아보면 된다.. 라고 긍정적으로 말씀하시네요. 고령자도 포기하지 않고 수술 해주시는 분이고 지역에서는 긍정적인 평도 있기는 한데요.
저희 엄마 지금 몸무게가 34kg이신데 진짜로 가능한 건지.
20일 몸 만든다 해도 체력이 과연 얼마나 받쳐줄지.. 정말 너무 걱정입니다. 전신마취를 견디실지도 모르겠고요.
저는 일단은 내일부터 엄마랑 재활의학과 시작으로 타과 진료를 시작하려 합니다.
질문:
1) 수술일자 임박한 시기까지 수술할 체력이 or 마취 버틸 몸이 안 될 경우엔 병원에서 안된다 하고 더 미루거나 보류해 주시는지요? 아니면 보호자가 알아서 판단해서 중단시켜야 하는지요?
2) 지금 복강경인지 개복인지도 말씀을 안 해주셨는데 이건 외과로 다시 전화드려서 여쭤봐야 하는거겠죠? 84세 허약환자가 개복수술을 견딜 수 있을지요?
3) 수술후 간호통합병동이라는데 저희 엄마는 고령에 허약에 귀까지 잘 안들리셔서 제가 24시간 상주해야 할거 같은데 이건 따로 부탁해야 하나요? 주치의 소견이 필요한가요?
4) 퇴원은 보통 10일후라는데 그걸로 회복이 되실 것 같지가 않아서요.
요양병원을 지금부터 미리 알아봐 예약해야 하는걸까요?
제가 집에서 식사며 통증이며 잘 케어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아서요.
엄마가 수술후 항암을 하실수 있을 것 같지가 않고(제 판단) 여부가 불분명한데, 이런 경우엔 그런 병원들에서 하는 보조치료 같은 거 받으면 안 되는 거 아닌지요. 뭘 피해야 할까요.
부디.. 조언 부탁드립니다.
혹시 제가 잘못 판단하고 있는 걸까요.
80세 이상 수술 하지 말라는 분들 댓글을 정말 많이 보았는데요.
그런데 제가 전부 포기는 지금 너무 하기가 어렵습니다. 엄마도 살고 싶어하시고요. 뭐라도.. 뭐라도 해보고 싶어서요.